하반기를 불태우려는 직장인을 위한 마케팅, 사업 철학, 공부에 관한 책들
성수기를 피해 8월말 휴가를 노리고 있는 동료 직장인 분들을 위해 따끈따끈하게 출간된 Hot Issue의 책들을 직접 읽어 보았습니다. 황금 같은 휴가에 읽을 만한 책으로 손색이 없는 세 권입니다. 머리를 식히기 위한 너무 가벼운 책보다는 글이 재밌으면서도 읽는 이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 주는, 적당히 균형 잡힌 책을 찾는 분들에게 좋은 책들이 아닌가 싶네요. 휴가를 다녀와서 충전한 기운을 하반기에 쏟아 붓기 위한 발판으로 추천합니다.
'에고라는 적', '그로스 해킹'으로 이미 한국에서 유명한 라이언 홀리데이의 신작입니다. 원서 제목이 'Perennial Seller', 즉 '영원불멸의 베스트셀러(를 만드는 법)' 인데 번역된 책 제목이 황망할 정도로 깁니다.
어떻게 하면 조지 루카스의 '스타워즈'나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처럼 영원히 사랑 받는 작품을 만들어 낼 것인지 다양한 방법론을 도전적으로 제시하는 책입니다. 애매모호하게 보편적인 대중을 타겟으로 하지 말고 특정한 Seg의 사람들에게 꼭 읽히게 하겠다는 목표로 집필할 것, Elevator Pitching을 하듯이 우연히 맞닥뜨릴 수 있는 편집자나 고객에게 단 한 줄로 이 책의 내용을 설명할 수 있을 것 등 실용적인 Tip이 가득한 이 책을 읽다 보면 아, 문학작품 창작 말고도 직장 내에서 늘 고민하게 되는 사업계획과 마케팅 전략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이야기구나 하고 감탄하면서 읽게 됩니다.
시인이자 디자이너인 오스틴 클레온은 이렇게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동사(verb)'를 행하지 았고 '명사(noun)'이 되기를 원한다" 위대한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것에 대한 '욕구'가 필요하다. 이를테면 "나는 이렇게 할 필요가 있다", "나는 해야만 한다" 라고 말하게 만드는 것. "안 돼"라는 말을 할 수 없게 만드는 그것 말이다.
'와이 콤비네이터'의 창업자 중 한 사람인 폴 그레이엄은 '특정 사용자를 염두에 두지 않는 것'은 스타트업을 망하게 만드는 18가지 주요 실수 중 하나라고 말한다. "놀랄 정도로 많은 창업자들이 미지의 사람들이 분명히 자신이 만든 것을 원할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창업자들에게 필요한 게 그런 가정일까요? 아닙니다. 그것 타깃 시장이 아니에요."
문학 작품의 창조까지 가지 않더라도 회사에서 사업계획서나 서비스기획서 때문에 고민하는 분들은 그래서 이 책의 일독을 권합니다.
52세라는 늦은 나이에 맥도널드 형제로부터 프랜차이즈 영업권을 얻어 전 세계에 빅맥 엠파이어를 구축한 레이 크록의 자서전입니다. 마이클 키튼이 크록 역할을 맡아서 화제가 되었던 영화 '파운더'를 보고 나서 책을 읽으니 자서전이 확실히 본인을 치켜세우고 미화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네요. 영화에서는 레이 크록을 똑똑하고 승부욕이 있으면서도 사업 운영과 인간 관계에 있어서는 냉혹했던 사람으로 묘사하지만, 책에서는 본인을 끈기를 통해 역경을 이겨낸 사업가로 포지셔닝 하고 있다는 점이 재미있습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맥도널드 사업을 일으키고 제국을 건설해 나가는 과정에 대한 생생한 묘사 때문에 책 자체의 가치는 여전합니다. 그래서 손정의도 본인 인생의 바이블이라고 호평하지 않았나 싶네요.
레이 크록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는 스티브 잡스의 파란만장했던 삶만큼 다양한 각도에서 이루어 지겠지만, 제목 그대로 '사업을 한다는 측면'에 대해서는 정말 배울 것이 많은 인물이란 점은 틀림 없습니다. 맥도널드 형제가 원했던 '맛있는 햄버거를 제공한다'를 뛰어넘어 '빠르고 간편하게 먹는 욕구를 해결할 수 있는 Fastfood System'을 보급한다는 레이 크록의 사업 감각에 감탄하게 됩니다. (물론 맥도널드 프랜차이즈 사업의 본질은 부동산 투자에 있었다는 점도 무시할 수는 없지요)
사람들은 내가 52세가 되어서야 맥도널드를 시작했고 하룻밤 사이에 돈방석에 앉았다는 얘기를 듣고 놀라곤 한다. 하지만 나는 연예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스타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들은 수년 동안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노력하다가 때를 만나 큰 성공을 거둔다. 내가 하루아침에 돈방석에 앉았다는 것은 맞는 말일지 모르지만 그 뒤에는 30년에 걸친 긴긴 밤이 있었다. p.169
52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모든 것을 걸고 All-in 할 수 있었던 것은 어렸을 때부터 세일즈 현장에서 계속 날카로운 감각을 기르고, 불혹의 나이를 넘어 멀티 믹서를 미국 전역에 판매하기 위해 열심히 발품을 팔면서 얻은 지식과 관찰력이 뒷받침되어서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뛰어난 성과를 내고 있는 이와 만나는 훌륭한 기회 자체를를 '만들어 내고', 그것을 자신의 경험과 지식과 결합시켜 더 훌륭한 것으로 만들기 위해 무엇보다 열심히 발로 뛰고, 끊임 없이 스스로 화두를 던져 보자는 교훈을 얻은 책입니다.
애플의 교육 부문 부사장을 역임중인 존 카우치가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를 위한 교육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의견을 내놓은 책입니다. 저자는 Apple Computer와 iPad 등의 디지털 기기가 아이들에게 새로운 미래를 줄 수 있다고 믿었던 스티브 잡스의 철학을 현장에서 실천했던 인물입니다. 퍼스널 컴퓨터라는 개념 자체가 생소했던 시대에 교육 관련 공무원과 학교 교사를 설득하여 교실마다 PC를 보급하면서 기존의 획일적이고 일방향적이었던 강의 패턴을 보다 인터액티브하게 개혁하고자 노력했던 이야기로부터 책이 시작됩니다.
저자는 모든 사람의 지능이나 학습 능력이 같을 수 없다는 전제를 강조합니다. 하지만 학년에 따른 대중 교육 제도가 확립되면서 학교가 뛰어난 학생의 능력은 살려주지 못하고, 반면에 한 번 부진하다고 낙인 찍인 학생은 영원히 제자리에서 벗어날 수 없게 만드는 현실을 비판합니다. 저자는 모두가 우등생이 될 수는 없겠지만, 교육의 방향에 따라 모두 일정한 수준 이상의 역량을 지닌 시민 사회 일원으로 성장시킬 수 있다고 믿습니다.
개인별로 수준에 맞는 인터액티브한 교육을 통해 학습 속도가 더딘 학생도 충분히 잠재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믿는 저자는, 교육에 디지털 인터액티브 요소 도입을 위해 무엇보다 학생 수 대비 턱없이 부족한 교사 수와 빈약한 대우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역할은 하게 되는 것은 바로 교사와 학생 사이에서 진도를 조절하며, 학생들의 주의를 끌고 동기부여를 해주는 iPad와 같은 디지털 기기입니다. 저자는 저소득 지역에 보급한 아이패드를 학교에 묶어두지 말고 하교길에 쥐어 보내서 PC가 없는 가정에서 아이들이 스스로 어떻게 학습을 해나가는지 과감하게 지켜보라고 이야기 합니다.
저자는 또한 디지털을 활용해서 아이들이 본인을 둘러싼 주변 사회의 문제를 직접 찾아 내고 그것을 해결하도록 학습하는 '도전' 중심의 커리큘럼을 제안합니다. '도전 중심'의 커리큘럼은 똑같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프로젝트형' 커리큘럼과는 달리 학생들이 학교나 교사가 던져준 문제가 아닌, 스스로 발견한 문제를 해결한다는 점에서 더 도전적입니다. 물론 문제를 Define하는 과정 자체도 부모의 직업, 역량 및 아이에 대한 지원 레벨이 다른 현실에서 여전히 부익부 빈익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은 있지만... 적어도 교과서 암기나 획일화된 수업 커리큘럼보다는 확실히 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에게 어울리는 접근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범람하는 가짜 뉴스와, 알고리즘에 의해 편향성을 극대화하는 SNS 와 같은 시련에 이겨낼 수 있도록 아이들을 대비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요즘이라 저자의 메시지를 깊이 곱씹어 보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