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서가 최근 몇 달 들어 자주 "엄마 좋아"라고 말하며 함박웃음을 지으며 내 목을 끌어안아준다.
어제 2차 백신 접종을 마친 오빠는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잠든 그 뒤통수가 얄미워 한 대 때려주고 싶은걸 꾹 참았다.
장염에 허리 통증이 겹친 나는 허리 한번 굽히고 펴는 것도 힘든데 꾸역꾸역 힘겹게 아이를 목욕시키고 잠자리에 들기 전 시간이 남아 책상에 앉았다. 퍼즐책을 가지고 놀고 있는데 갑자기 아이가 문득 미소를 지으며 내 품에 달려들어 특유의 사랑스러운 제스처를 취해 주었다.
"ㅎㅎ 엄마 좋아!"
"정말? 얼마큼?"
"많~이"
"얼마나 많이?"
"엄~~ 청 많이!!!"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아이 우리 딸 덕에 엄마가 힐링하네~"
아빠에게도, 할머니에게도 그렇게 좋아하는 할아버지에게도 해주지 않는 엄마만을 향한 마음.
부모가 아이에게 주는 내리사랑은 행동으로 말을 한다. 아이를 위해 아침 일찍 일어나 밥을 짓고 아이에게 싫은 소리까지 해가며 기어코 깨워서 한 술이라도 더 떠먹이려고 노력하고, 옷을 입히고 머리를 빗기고 우는 애를 힘으로라도 낚아채서 이를 닦인다.
문득 엄마가 떠올랐다. 딸이 아프다고 하니 꼭 하루에 한 번씩 문안 문자를 보내오신다.
늘 한 문장.
'몸은 좀 어때'
'허린 괜찮니'
말이 길어지면, 연락이 잦아지면 딸이 싫어하니까 전화 대신 문자를 한다. 문자를 하면 본인이 길게 말하려야 할 수도 없으니 문장이 짧아질 수밖에.
읽고도 묵묵부답인 딸과의 대화창을 붙들고 한숨 쉬고 있을 엄마의 옆얼굴이 보이는 듯해 늦었지만 얼른 핸드폰으로 답을 했다.
'어 괜찮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