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종화 Feb 07. 2024

신에게 하나만을 간청한다면

이 아이의 소중함을 잊지 않게 하소서


이 아이의 눈망울이 이렇게 촉촉하게 밝게 빛나고 있음을


이 아이의 팔꿈치가 이토록 보드랍다는 사실을


이 우주를 통틀어 하나 뿐인 우주만큼 가치가 있는 소중한 생명이라는 점을


이 생명이 다름 아닌 나라는 땅에서 태어난 세상에서 가장 나를 감사하게 하고 겸손하게 만드는 존재라는

것을


나중에 크면 엄마랑 결혼하겠다고 말하는

이 어여쁜 아이의 사랑과 애정이 그득 담겨있는

이 눈빛을 잊지 않게 해주소서


훗날 위기가 닥쳐와 하루하루 버텨내기조차 버겁고

눈물 겹고 몸과 마음이 천근만근이 되어

아이의 얼굴 조차 제대로 바라볼 여유가 없어진대도

그래서 아이의 지금 얼굴을 까맣게 잊을만큼 내 삶이 진흙밭이 된다해도


이것들만큼은 또렷이 기억할 수 있도록 해주소서

작가의 이전글 박완서님의 [나목]을 읽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