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되면 한 해를 정리하고, 다가오는 새해를 그려보며 시대의 변화를 예측하는 책을 종종 읽습니다. 이번에 읽은 책은 송길영 작가의 『호명사회』입니다. 이전에 『시대예보-핵개인의 시대』를 흥미롭게 읽었던 기억이 있어 이번 책도 기대감 속에서 펼쳤습니다. 특히 한 유튜브 방송에서 작가가 "중계가 아닌 예보를 하려고 노력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더욱 신뢰가 갔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이전에 읽은 『핵개인의 시대』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느낌을 받았고, 그 주제들이 확장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이번에도 핵심 키워드로 '핵개인'이 등장했는데, 송길영 작가는 첫 번째 시대예보에서 "개인들이 쪼개지고 흩어지며 홀로 서기 시작하는 '핵개인'의 시대"를 예견했습니다. 『호명사회』의 시작점도 바로 이 지점이었습니다. 모두가 핵개인이 되면서 조직의 규모는 작아지고, 공정한 절차는 투명하게 공유될 수밖에 없는 흐름이 생겨났습니다. 이를 시대정신이라고 부를 수도 있겠죠.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과도한 경쟁을 피하려는 과정이 오히려 더 극심한 경쟁을 유발하는 결과를 낳고 있습니다. 저 역시 과도한 경쟁과 시뮬레이션이 '호명사회'의 배경이라는 작가의 주장에 깊이 공감했습니다.
“먼저 온 이들은 지금 이곳을 종착점이라 인식하지만, 새로운 이들은 이곳이 경유지일 뿐 종착역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본문 중에서
송길영 작가는 기존의 틀을 벗어나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움직임이 하나의 흐름이자 트렌드가 되었다고 이야기합니다. 조직의 이름 뒤에 숨기보다는 자신의 이름으로 당당히 서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임을 강조합니다. 예전에는 좋은 직장이 평생 직장, 안정된 삶의 상징이었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수명은 길어지고, 산업 주기는 짧아지며, 기술의 발전은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나의 이름'을 통한 자립이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선택의 대상이 되었음을 알려주는 느낌이었습니다. 동시에 저는 책을 읽으며 '연대'에서 희망을 발견했습니다. 송길영 작가 역시 이 방향을 지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안도감을 느꼈습니다. 학연, 지연, 혈연에서 벗어나, 느슨하지만 서로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연대가 필요합니다. 의미 있는 관계를 유지하며, 사회 체계를 재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회는 수직에서 수평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평등함을 바탕으로 한 연대는, 연좌의 끈을 끊어내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기존 질서와 관행을 파괴하는 출발점은 '질문'입니다. 우리의 목표는 변화하는 환경에 맞춘 시스템의 현행화입니다.” – 본문 중에서
책을 읽는 동안 다양한 관점에서 여러 해석을 시도했습니다. 개인적인 업(業)의 차원, 업의 확장, 그리고 지금 하고 있는 사업의 단단한 토대를 만드는 방법까지 고민했습니다. 좋아서 시작한 일이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느꼈습니다. 단순히 부자가 되기 위해서도, 직장인이 싫어서도 아닌 더 풍부하고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답을 찾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완벽한 답은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시도하고, 질문을 계속 이어나가는 한, 언젠가는 저만의 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책에서 읽은 “스스로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는 것과 잠재적 문제를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을 갖는 것”(p.193)이라는 문장을 깊이 신뢰하며, 치열하게 고민해볼 생각입니다. 그렇게 한다면, 작가님의 말처럼 각자의 삶 전체의 흐름을 이해하면서 저와 다른 이들 모두가 주인공이 되는, 서로의 이름을 불러주는 진정한 호명사회를 맞이하게 되지 않을까요?
#윤슬작가 #책리뷰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