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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낭만 Jul 09. 2020

건망증과다른루틴

퇴사하고 알게 된 진실

건망증


애를 낳아서 그럴 수도 있지만 요즘 정신이 없어서 더 깜빡깜빡하는 것 같다

어제는 아이와 숲 놀이를 하고 숲에서 물과 간식을 먹인 뒤 다른 장소에서 간식만 챙기고 물통은 두고 온 걸 알아차렸다

이미 2시간을 숲에서 활동했던 터라 단 5분 거리의 그 거리도 너무나 멀게 느껴졌다  

더군다나 내 어깨에는 이미 지친 아이가 턱 하니 올려져 있었다

내 건망증이 원망스러웠지만 물건을 찾고 나니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다


물통을 못 챙긴 핑계를 굳이 대보자면 의자 밑으로 떨어져 있었구나 정도  


버스를 타고 가다 바닥에 떨어진 크록스 한 짝이 눈에 보인다

잠시 후 그 신발 주인의 부모님은 나와 같은 기분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버스 기다릴 때 보았던 아빠한테 매달려 있던 아기신발이다

아이고야!

예상은 적중했다

 한정거장 거리에 아무것도 모른 채 아이 둘 등원시키는 엄마 빠의 모습이 보였다

혹시나 해서 본 아이의 발엔 역시나 한 짝이 사라진 네이비색 크로스가 덜렁덜렁


창문을 열고 소리치고 싶었다

애기 신발 저기 있어요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어쩌면 내가 물통을 두고 갔을 때 옆에 계셨던 할아버지도 나와 같은 생각이셨을 거 같다


오늘은 다른 루틴으로 생활을 해보기로 한다

지하철과 버스를 오랜만에 타 보았다

마치 태국이나 일본 다른 나라로 온 듯한 기분이다

아침 9시 이 시간의 대한민국 지하철 안은 모두들 깨끗하게 씻고 준비하고 나와서 그런지 에어컨 바람과 함께 매우 쾌적하다  

자차를 이용하던 방법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니 기분이 조금 남다르다  

신기하다  

갈아타서 다음 기차를 기다리는 지루함은 여전히 별로다  


그런데 갑자기 생각이 든다

지금까지 다른 나라로 여행 갔을 때 늘 이런 이유에서 아침 지하철은 상쾌하고 새로운 아침 시작에 설레는 사람들이 많아 좋은 에너지로 나를 반겨 주었던가 보다


평범하지만

다른 루틴

가끔 한 번씩은 삶의 에너지가 되는 기분이다

자 오늘 하루도 어떻게 알차게 보내면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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