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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낭만 Sep 14. 2020

아이와 처음 놀아보는 엄마표 놀이

우리가 친해질 시간

회사생활 10년 차 퇴사를 했다

처음엔 600일 정도 조부모님 손에 큰 너와 군대 같은 회사생활에 익숙한 내가 함께한 시간이 부족해서였을까?

어딘지 모르게 따로 노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퇴사를 한 후로도 처음엔 새로운 일도 할 겸 쉬어보겠다며 아이를 할머니 집에 맡겼다

그런데 급기야 할머니와 헤어지는 주차장에서 엄청 큰 목소리로 ‘으아앙 안가 안가 할머니’ 하며 울며 떼쓰는 너를 보았다

아니다 다를까 창문 건너편에서 할머니는 말한다.

엄마가 어떻게 놀아 주길래 그러니...

그랬다. 사실 나는 아이와 노는 방법도 몰랐을뿐더러 애를 낳았으니 당연히 나를 좋아할 것이라고 착각을 하며 살고 있었다.

그 후로 할머니와 헤어질 때마다 할머니 몰래 차 안에서 젤리나 네가 좋아하는 영상을 틀고 대기하는 내가 보였다

울기 직전에 바로 쥐어 주고 다시는 그런 말 안 들어야지 안 들어야지 온통 아이의 슬픔에 집중하기보다 나에게만 집중하고 있었다

그런데 잘 생각해 보니 몇 날 며칠을 나는 휴식이 필요하다며 누워만 있었고

그런 모습이 아무리 말 못 하는 어린아이라도 온몸으로 놀아주는 할머니와 비교가 됐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퇴사 후 2주일을 누워있다 나는 일어나 움직이게 된다

와 그런데 이게 쉬운 일이 아니고 보통일이 아니다

아이와 놀아주기란 회사에 다니며 일할 때와는 차원이 달랐고 더 부지런해야 했다

회사원이 전업주부가 되었고 갑자기 이모 같은 엄마가 엄마가 되었다

그렇게 애를 낳고 처음 육아가 아이 600일 만에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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