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이 내 곁에 없다면
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초인도 그런 사람들에 대한 영화가 아닐까 한다.
도현과 수현 그들의 사이, 나와 그 누군가의 사이에 대한.
•수현에게 끊임없이, 지치지 않고 다가와주는 도현을 보면서 나는 아무런 기대없이 타인에게 그만큼 다가갈 수 있을까, 아무런 편견없이 사람을 대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어느 순간부터 자꾸 혼자 서 있으려고 하는 날 발견하게 된다. 나는 혼자서도 잘하니까 굳이 어디에 기대지 않아도 돼, 계속 기대고 있을 수만은 없잖아 따위의 잡념들에 얽매이는 것이다. 그게 무서운 거다. 내가 기대고 있는 그 누군가가, 혹은 그 무엇이 툭-하고 부러지거나 갑자기 사라져버리면 내가 받게 될 상처말이다.
•방학 내내 여행을 많이 다니면서 내 안의 많은 것들이 은연 중에 다듬어진 것 같다. 한마디로 보다 유연한 사고를 갖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나를 잘 모르는 사람들과 따뜻한 한마디 말을 주고 받고, 다시 만날 그 언젠가를 기약하고, 서로에 대해 가진 한정적인 정보를 가지고 그의 제스처나 표정 따위로 천천히 그에 대해 알아가는 재미.
•이런 과정들 끝에 얻은 생각은 그냥 해보자 라는 의외로 단순하고 보편적인 마음이었다. 내가 겪게 될 것이 상처가 될지 상처를 보듬을 수 있는 능력이 될 지는 내가 결정하면 될 일이었다. 마치 수현처럼.
•초인이 좋았던 이유 중 하나는 수현의 내적인 성장이 영화 전체에 걸쳐 느린 호흡으로, 하지만 명확한 방향으로 향하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