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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ory wany Mar 06. 2021

언론보도에 대한 생각

정보의 전달 속에 있는 의도성에 대한 생각

주식투자를 하면서 다양한 뉴스를 접하기 마련이다. 뉴스들을 읽으면서 정보 전달자의 의도를 짐작하는 습관은 여러모로 좋은 것 같다. 특히 투자의사결정과 관련해서는 필요한 습관이라 생각이 든다. 경제와 관련한 언론보도 중에서도 경영권 분쟁 관련 언론보도와 기업의 인수합병(M&A) 관련한 언론보도를 중심으로 생각을 정리해볼까 한다.





1. 금호석유화학 경영권 분쟁 사건


2021년 01월 25일 금호석유화학(이하 '금호석화')에서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이 주요 주주들 사이에서 발생했다고 서울경제 신문을 통해서 보도되었다. 금호석화는 박 회장(6.7%), 박 회장의 아들인 박준경 전무(7.2%), 그리고 조카인 박철완 상무(10%)가 주요 주주로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박 회장 부자의 지분율(13.9%)에 밀려 사내 경영권에서 밀린 박철완 상무가 IS 동서 등을 우군으로 포섭해 경영권 분쟁을 일으켰다는 것이 골자였다.


이 뉴스를 보면서 첫 번째 든 생각은 '기자가 과연 어떻게 이 정보를 알 수 있었을까?' 였다. 경영권 분쟁 이전에 박 상무 측과 지원 세력 측에서 일정 수준의 지분을 저렴하게 매집하기 위해서도 최대한 비밀리에 진행했을 가능성이 크다. 자칫 준비되지 않은 채 분쟁에 대한 이슈가 터지면 준비하고 있던 측을 비롯해 사내 정치적 지형에도 큰 악영향을 미칠 것이 뻔하기에 박상무 측이나 금호석화 측이나 해당 내용을 외부가 알 수 있게 일을 진행했을 가능성은 극도로 낮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럼 기자는 어떻게 알게 되었을까? 상식적인 수준에서 넘겨짚어보자면 경영권 분쟁을 준비하는 측에서 충분한 준비가 된 상태라 판단 아래에서 해당 정보를 의도적으로 흘린 것이라 생각이 든다. 적어도 이 부분에서 각 주체들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 보인다. 기사에 따르면 IS 동서 측은 약 1000억원의 금호석화 주식을 매집했고 이 과정에서 분명 펀드 개입도 염두해둘 수 있다. 즉 준비가 끝난 복수의 지원 세력의 입장에서는 시장에 해당 정보가 나가는 경우 경영권 분쟁 기대감으로 인한 주가 상승으로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


해당 뉴스 보도를 접한 개인 투자자는 직관적으로 머리 속에서 경영권 분쟁이 있었던 한진칼 등 이전 기업들의 사례를 떠올리며 주가 급등을 기대하며 추격 매수를 고려하기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 (물론 이 생각은 노련한 투자자를 상정한 것은 아니고 일반적 개인 투자자를 상정한 것이다. 노련한 투자자라도 추격매수를 충분히 할 수 있다.)


그리고 기자 입장에서는 단독 기사를 쓰는 점에서 충분한 이해동기가 있다. 또한 박 상무 측도 주주총회를 앞둔 적절한 시기에 시장의 반응을 지켜보며 준비한 여론전을 시작할 시점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이 든다. 즉 특정 주체들의 이익을 위한 뉴스 보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경제에서 단독보도한 이후 주요 언론사에서 관련 기사가 쏟아지는 모습 (출처: 네이버 금융)



2. 투자 의사결정과 관한 생각


금호석유화학의 주가 흐름 (2020하반기-2021상반기)


해당 뉴스를 본 이후 개인적으로 투자의사결정을 어떻게 해야할까에 대해서는 각자의 성향과 경험에 따라 모두 다를 것이라 특별히 답은 없을 것 같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단기투자에 익숙하고 욕심을 잘 관리할 수 있는 소수의 (전업)투자자를 제외한 대부분에게 추천하지 않을 것 같다. 주가 상승에 대한 뚜렷한 의도가 있는 뉴스가 나왔다는 것은 그 뉴스를 보고 진입할 투자자에게 물량을 넘겨줄 매집이 끝났다는 신호일 수 있다. 분명 단기에는 급등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적절한 시점에서 잘 나오지 않는다면 큰 폭락으로 오히려 손해를 볼 수도 있다. 그리고 급등이 반복되는 것을 보면서 더 많은 돈을 고점에서 투자할 지도 모를 일이다.



CS증권(CREDIT SUISSE) 계좌를 통한 3개월간 누적순매수 (출처: 가치투자클럽)

 


그리고 경영권 분쟁과 같은 이슈로 기업 주가가 급등하게 되면 해당 기업에 대한 투자 포인트에도 큰 변화가 생기기 마련이다. 오히려 기업의 펀더멘탈을 중심으로 오르던 주식이 테마주로 변화해 그 평가를 받을 기회를 일정기간 상실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큰 폭락 이후 재차 상승에 대한 모멘텀 확보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생각이 많아지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상단은 CS증권 계좌에서 3개월간 40만주를 매집한 후 고점과 함께 물량을 빠르게 정리하는 모습이다. 매집과정과 주가 변동에서 생각해볼 점이 있을 것 같아 첨부해보았다.)


*참고를 위해 게시글 작성 이후 주가 흐름을 덧붙여 두었다.

금호석유화학의 주가 흐름 (기준일 2022.01.05)





1. 두산인프라코어 인수합병

동일한 이슈에 대해 하루 사이로 상반된 내용을 담은 보도가 나온 모습


2020년도 하반기 진행된 두산인프라코어 매각건은 두산그룹의 구조조정 과정에 핵심 중 하나였다. 두산그룹은 알짜기업으로 평가받는 두산인프라코어를 최대한 비싸게 팔고 싶어했다. 시장 또한 큰 관심을 보였다. 당시 두산 그룹은 두산인프라코어를 최대 1조원에 매각하고 있었고, 시장은 당시 두산인프라코어가 중국에서 진행중이던 소송 결과에 따라 발생할지 모를 우발채무 8000억을 부각시키며 매각가를 최대한 낮추기 위해서 치열한 협상과 여러 노력을 하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2020.11.19 오후 4시 경 쯤 매일경제에서 두산그룹 측이 우발채무를 떠안겠다는 내용을 담은 보도를 낸다. 이를 보는데 마치 두산그룹이 본입찰 직전에 최대한 두산인프라코어의 주가를 부양해보고자 하는 모습처럼 보였다. 해당 보도가 있고 불과 24시간도 되지 않아 장이 시작하기도 전인 다음날 2020.11.20 오전 6시 경에 정반대의 내용을 담은 언론보도가 나왔다. 우발부채를 떠안겠다는 두산측의 입장은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라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무엇이 급해 장이 시작도 하기 전에 이렇게 정반대의 내용을 담은 언론보도가 나오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각자 다양한 방식으로 상상해 볼 수 있을 듯 하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 주가 흐름 (기준일 2022.01.05)






비즈니스 환경에서 수요에 잠재된 니즈라는 개념에 대해 생각해볼 때나 일반 개인 투자자로서 주식을 하면서 본능적인 의미에서 자연스럽게 드는 생각들을 관찰하게 된다. 그러면서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라는 것이 새삼 새롭게 다가온다. 그 감정과 이성의 상호작용 속에서 생성된 이해관계들이 엮여 산업과 사회, 제도를 만드는 것을 보면 많은 생각이 드는 것 같다.


언론도 분명 산업이다. 그리고 사람이 운용하는 채널이자 플랫폼이다.


9시 뉴스가 끝이 날 때 멋지게 시사를 평론하는 아나운서의 클로징 멘트가 끝날 때 쯤 늘 음악이 흘러나온다. 그 음악만 달라져도 청자가 느끼는 메세지는 달라지기 마련이기에 특별한 멘트에는 어떤 음악 선택이 함께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함께한 음악에 따라서도 전달되는 메세지가 달라지는데 어떤 글을 실는데 전달하는  의도가 무엇일까 생각해보는 건 당연한 것인데 어쩌면 너무 길게 풀었는 것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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