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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ory wany Feb 23. 2021

작전주에 대한 이야기 (1)

투기적 투자 심리와 선동

사람은 기본적으로 주식을 잘하게 태어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인간이 동물로서 타고난 본능에 따라 투자를 하면 쉽게 손해를 본다고 개인적으로 생각을 한다. 그래서 이를 절제하고 통제하는 훈련이 주식투자를 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아닐까 한다. 특히 소위 '급등주 매매', '부화뇌동형 매매'를 할 때 이러한 생각이 더욱 깊게 되새겨 보는 것 같다.


주식창을 자주 보다 보면 마치 구름 위를 걷는 듯한 느낌이 드는 순간이 있다. 스스로 주체적으로 생각을 하고 판단을 내리고 있는지 외부 자극에 막연히 떠오르는 생각으로 자신이 생각하고 판단하고 있다는 착각을 하고 있는지 분간이 되지 않는 순간이 있다. 이런 상태에서 평소 관심 있던 기업들을 모아둔 리스트를 보다가 갑자기 급등할 것만 같은 예감이 들면서 혹은 급등하는 모습을 보며 해당 기업의 주식을 급하게 매수할 때가 있다. 그리고 운이 좋게도 매수 시점보다 조금 더 오르면서 '역시 내가 본 기업의 가치가 이제 시장에서 인정받는가 보구나'이런 생각을 하는 것도 잠시 갑작스러운 폭락으로 순식간에 큰 손해를 입기도 한다. 주식하는 사람들 중 중소형주 중심으로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고자 하는 사람들이면 한 번씩 경험해보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런 욕심과 경험이 가장 많이 반복되는 종목이 '테마 작전주'가 아닐까 한다.


주식은 심리라는 말이 있다. 수많은 투자 심리 중 '단기간에 큰 차익을 누리고 싶어 하는 투자자의 심리'가 모여 형성된 시장이 '테마주'시장이라 할 수 있다. 이런 테마주 시장은 자연스레 형성되기도 하지만 소위 작전 세력이라는 특정 세력에 의해 테마가 형성되고 주가가 주도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작전 세력은 투기적인 개인투자자의 심리를 잘 이해하고 있고 교묘하고도 지속적으로 자극해 수익을 거둔다. 정말 많은 테마의 영역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정치와 바이오 테마주의 사례를 들어 어떤 작전 형태가 있는지 살펴보고 이와 관련된 생각들을 다소 두서없이 적어볼까 한다. 




안랩


위 차트는 '안랩(053800, 코스닥)'이다. 아마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정치테마주가 아닌가 한다. 유력 정치인인 안철수가 직접 창업한 기업으로 안철수 대표가 정치권에서 부각될 때마다 주기적으로 주가가 급등해왔다. 하지만 안철수 대표가 정치적으로 성공하는 것이 안랩이라는 기업 본질에 미치는 영향은 차트에서 보이는 만큼의 주가 변동을 야기할 정도는 아닐 것이다. 이처럼 특정 유력 정치인의 고향에 있는 기업, 대학 동문이 있는 기업, 친인척이 있는 기업이라는 이유로 정치인의 관련주로 시장에서 편입되고 그 정치인과 관련된 뉴스와 함께 주가에 큰 변동성을 보이는 것이 정치테마주이다. 일반적인 주식 논리로는 다소 이해가 어려운 면이 있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시장 영역이다.  


실패한 작전의 사례를 통해 살펴본 작전 세력의 존재와 투자자의 심리 

위 기업은 모 유력 정치인(이하 '갑'이라 칭함)의 정치적 고향에 있는 기업이라는 이름으로 해당 정치인의 테마주로 편입된 종목이다. A구간은 갑이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과 동시에 해당 종목이 상한가를 기록한 구간이다. 그리고 A구간 이후 갑에 대한 세간의 관심은 크게 집중되지 않았고 관련 종목의 주가는 상한가 기록 이전 수준으로 크게 내려앉았다. (추측컨데) 이런 흐름 속에서 세력은 갑의 이슈가 터져주길 기다리며 종목의 가격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며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갑 정치인의 대선 지지율이 생각보다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자 B구간과 같이 시초가 급등을 만들어 세력은 자신들의 물량을 개인투자자들에게 넘기고 빠져나갔다. 


작전주를 이해할 때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마케팅과 선동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사람의 심리를 이용해서 그들이 투자에 나서도록 유발하는 것이다.  


작전세력은 B구간과 같이 시초가를 상당히 높게 형성하고 물량을 개인들에게 넘기기 위해 소위 말하는 '리딩 방(주식투자종목추천방)'을 이용했다. 전날 장후 시외 시장에서 상한가(10%)를 만든다. 그렇게 되면 시장에서 관심을 받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좀 더 구체적으로는 리딩 방들의 관심을 받게 된다. 전날 시외 상한가는 다음날 높은 확률로 높은 시초가를 형성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리딩 방은 이를 개인투자자에게 알려주고 개인투자자는 그들 말대로 시초가가 높게 형성된 종목을 반복적으로 보며 실제 리딩 방이 뛰어난 능력이 있다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이러한 메커니즘을 활용해 리딩 방 운영자는 '추가적인 금액을 지불하면 먼저 알려주겠다.'는 식으로 개인투자자들에게 사기를 행하는 경우가 상당히 빈번하다. 즉 시외 상한가로 많은 투기적 투자자들에게 홍보가 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홍보된 해당 주식은 시초에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짧은 시간 동안 잠깐 강한 매수세를 보이며 상승할 듯 보이다 대량 매도 물량이 나오며 폭락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실제 해당 주식도 동일하게 폭락한 것을 차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 하나 더 생각해볼 부분은 A구간 고점에 사는 사람들의 심리와 B구간 시가에 사는 사람들의 심리가 무엇일지 고민해보는 것이다. 급등이 주는 심리적 효과에 대한 점이다. 어떤 이유로 해당 기업이 오를 것이라 예상했던 사람의 눈 앞에 그 종목의 급등이 보인다면 그 사람은 어떻게 보통 행동을 할까? 이런 테마성 기업, 중소형주 중심의 기업을 투자하는 사람이라면 상당히 공격적인 투자성향을 가진 투자자일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해당 종목을 관심 종목에 편입하거나 지켜보고 있다면 주가 상승에 대해 긍정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럼 눈 앞의 급등을 보면 자신이 미처 알지 못했던 정보가 있을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평소 긍정적 투자 포인트가 부각되어 내면을 지배하면서 다급하게 혹은 충동적으로 매수 의사결정을 내려 이미 높아진 가격에 따라갈 가능성이 크다. 


이런 사고 과정을 따라가 보면 주가의 갑작스러운 상승이란 기업이 갖고 있던 다양한 기대심리를 부추기는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조금 더 학문적이고 그럴듯한 표현을 빌리자면 "사람들은 돈을 벌고 싶다는 생각 앞에 한 없이 확증편향적으로 변해간다."라고 정리해볼 수 있을 듯하다. (이는 비단 작전주뿐 아니라 트렌드를 타는 성장주 투자에서도 생각해볼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소위 주가조작 세력들은 이런 사람의 심리를 이용하려는 것이다.



꽤 오랜 노력이 들어가는 작전 - 무자본 M&A와 바이오 작전주

이제 조금 더 계획적이고 조직적인 범죄에 가까운 작전에 대해서 이야기를 아래의 사례를 통해 해볼까 한다. 

A는 주가조작을 통해 이익을 내고 싶어 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A는 큰 시가총액은 아닌 작은 시가총액을 가진 상장사 중에서 경영권이 약한 기업을 인수하고자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A는 무자본으로 타인의 돈을 빌려 기업을 인수하고자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사채업자(소위 '쩐주')로 유명한 몇 명을 소개받아 '갑'기업을 인수하면 해당 기업의 주식을 담보로 제공해주겠다는 등의 약정을 맺고 회사를 인수할 금원을 차용해온다.

그렇게 A는 '갑'회사를 인수한 뒤 그 회사의 본업과는 전혀 상관없는 바이오 기업(국내 혹은 해외)을 인수하거나 투자하는 경영의사결정을 공시한다. 이는 바이오 회사의 주가는 신약 개발에 대한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크게 상승한다는 특징을 이용해 구체적인 매출을 기록하지 않더라도 기대감으로 주가를 부양하기 용이할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인수 혹은 투자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바이오 기업에서 '개발하고 있는 약물이 임상 0상을 통과했다.',  '해외 상장을 준비한다.' 혹은 '국내 상장을 시도한다.' 등의 호재성 뉴스가 공시되고 연관성이 있는 '갑'회사의 주가는 급등하게 되고 이러한 차익을 통해 A는 큰 이익을 보게 된다. 그리고 급등 이후 '갑'회사는 갑자기 유상증자를 한다거나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등 외부로부터 자금을 끌어오는 행태를 통해 사채업자들에게 빌린 대금을 변제한다.
 (하단 그림 참고)


위 사례는 거래소에서 소개된 전형적인 무자본 M&A 후 주가조작 행태이다. 이러한 사례는 수십 건씩 일 년에 적발되고 있다고 한다. 아래의 차트는 이러한 사례에 잘 부합한다고 보였던 한 건설사의 주가 흐름이다. 




1) 해당 기업의 주인이 변경되고 나서, 전환사채 및 제삼자배정 유상증자 공시를 띄운다. 

2) 이후 본업과는 상관없는 해외 바이오 회사에 투자를 진행한다.

3) 투자한 바이오 기업의 임상 성공 가능성에 대한 기사들과 미증시에 상장 가능성에 대한 가능성에 대한     기사들이 나온다. (A 시기) 

4) 해당 주식의 주가는 급격히 상승한다.

5) 그리고 그 기간쯤 이전에 진행한 유상증자의 보호예수 기간이 만료된다.   


       ---------------- (여기까지 Dart 상에서 확인 가능한 공시 내용을 기초로 각색 후 정리) ----------------


6. 결국 보호예수 끝난 물량이 쏟아지면서 급등한 주식의 주가는 폭락한다.

7. 하지만 이미 기업에 대해 높아진 관심(리딩 방 등을 통한 여론 몰이 추후 언급)과 소위 '데드켓 바운스'를 기다리는 시장의 심리를 이용한 주가 반등 시도가 이뤄진다. (B시기)

8. 이후 마지막 물량 투하로 최대한의 차익 실현되며 한 번의 작전이 끝이 난다. 


이런 형태는 이제 매우 고전적이고 정형화된 형태로 자리 잡았다고 생각한다. (2)에서 다른 예시를 보며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이에 대한 생각을 좀 더 적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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