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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여곡쩔 Apr 19. 2024

네이버 블로그에 일기를 쓰지 못해 만든 일기장

일기는 일기장에

요즘 네이버 블로그에서 1일 1 포스팅 이상의 글공장을 돌리느라 브런치에 똑같은 만큼의 열과 성을 쏟지 못했다. 블로그는 그냥 검색 유입을 목표로한 주제를 미리 정해서 사진 폭탄과 함께 그냥 의식의 흐름대로 휘갈기면 금방 쓰는데 브런치는 매거진, 그러니까 작품 카테고리를 정해두고 났더니 딱 그 매거진 컨셉에 맞는 정제된 글을 발행해야 한다는 강박이 생기면서 갑자기 글 쓰는 것이 각 잡고 해야 하는 일이 되어버렸다.


그런 와중에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서~ 무성한 가시나무 숲 같은 머릿속인데 이제 네이버 블로그에는 잡념을 듬뿍 담은 일상 글을 올리는 것이 부담스러운 일이 되어버렸다. 이유는 다음과 같은 과정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1) 초보 블로그 치고는 방문자수에 유의미한 성과가 있다. : 시작한 지 한 달 좀 넘은 시점 하루 평균 300명 방문자를 기록 중


2) 그럼에도 상위노출에 유리하다는 블로그 최적화 지수가 안 올라가서 고민. 왜냐하면 잘 나오는 일부 글이 조회수를 하드캐리하고 나머지는 쓰는 의미가 없게 저조하여 이런 게 의미가 있는 글쓰기인가 하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됐기 때문.


3) 온갖 블로그 최적화 관련 글을 읽어본 뒤 ‘동일 주제의 꾸준한 글 발행’ 그리고 ‘블로그 대표 카테고리와 발행 주제의 일치 중요성’을 뒤늦게 알아버림.


4) 내 블로그의 대표 주제를 일상/생각에서 상품리뷰로 변경함. 왜냐하면 쓰고 있는 글의 가장 많은 지분을 차지하는 동시에 가장 높은 조회수를 창출하고 있었기 때문


5) 그 뒤로 상품 리뷰 카테고리에서 랭킹 급상승했으며 상품리뷰글을 쓰면 예전보다 훨씬 상위노출이 잘 되어서 조회수가 잘 나옴.


6) 허나 일상글을 쓰면 조회수도 안 나올뿐더러 최적화 점수가 떨어진다…. 뚝뚝....



네이버 블로그 하면서 느끼는 거지만, 네이버 검색 및 블로그 운영 정책은 너~무 별로다. 뭘 추구하는지는 알겠는데, 검색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문서의 출처인 블로그의 신뢰도를 평가하는 알고리즘을 사용하는 것, 이거 자체가 글러먹었다. 그냥 개별 문서의 정성을 하나 하나 평가하기 힘드니까 일 쉽게 하려고 만든 알고리즘이라는 생각 밖에 안 든다.


네이버가 인정하고 신뢰하기 시작한 블로그와 인플루언서에게는 그들이 이후 수익화 날개를 활짝 펼쳐 체험단에 매몰되든 말든 상위노출 특권을 여전히 주고, 나머지 정성을 듬뿍 담아 포스트를 작성하는 초심자들은 툭하고 뻑하면 ‘저품질 검색 누락’이라는 덫을 벗어나지 못해 고인물들의 세계에 쉽게 진입하지 못하고 금방 떨어져 나간다.


진정성 있는 정보를 탐색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글 제목 부터 광고 냄새 폴폴 나는 글 무더기만 앞단에 보여 피로감을 느끼며, 최신글 정렬해서 드디어 찾았다 싶은 리얼 후기글 끝 문단에서 ‘소정의 원고료…’ 어쩌고 와 ‘제공 받았지만 주관을 넣어...’ 어쩌고로를 결국엔 맞닥뜨리고 마는 엔딩에 지쳐 네이버 블로그글을 점점 신뢰하지 않게 되는 그런 현실이다.


그럼에도 어쩌나. 부업으로 월급보다 더 번다는  감언이설과 사짜들이 넘쳐나는 블로그 수익화와 수입의 파이프라인 세계의 실체를 직접 한번 보기로 나는 마음을 먹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이렇게 타협을 한다. 정보글은 네이버 블로그, 일기는 브런치에.


그리하여 브런치에 더욱 글을 자주 쓰고, 아무 글이나 쉽게 쓰기 위해 일기장을  만드는 바, 맥락도 컨셉도 일관성도 전문성도 없는 주절주절 타임을 시작하겠노라.



저의 1일 1포스팅 도전중인 블로그 ‘우여곡쩔 기록도전’의 실체는 여기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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