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하지 않는 것
복습은 정말 간단하면서도 자기 주도 학습의 첫 발을 내디디기에 참 유용한 공부방법입니다.
(관련 내용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복습을 꾸준히 하는 학생을 주변에서 찾아보기란 사실 어렵습니다. 생각과 달리 복습을 한다는 것은 은근히 귀찮고 어렵습니다.
한 번 배우고 나면 ‘내용을 이미 안다’라는 생각 때문에 학생들은 좀처럼 복습을 하지 않습니다. 아는 것을 다시 공부하는 일은 지루하고 쓸데없어 보이니까요. 하지만 수업 후에 갖게 되는 이 '안다'라는 느낌은 보통 진짜 알지 못하면서도 안다고 느끼는 것이기에, 어쩌면 가장 위험한 감정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복습이 어려운 또 다른 이유는 많은 학생들이 하교 이후에 복습할 시간이 없기 때문입니다. 부모님도 학생들도 복습의 효과나 필요성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하루 일정에 복습을 고려하지 않습니다. 하교 이후 학원 수업과 운동 등을 모두 마치고 집에 가면 늦은 시간이 되고, 저녁 식사 후에 학교 숙제와 학원 숙제를 하고 나면 학생에게는 복습을 할 시간도 에너지도 남아있지 않게 됩니다. 초등학생이라면 하루 1시간이면 족할 복습 시간이 이런저런 이유로 좀처럼 확보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나 초등 교사인 필자의 입장에서 초등학교 공부로 인해 고민하는 많은 학생들과 학부모님의 상황을 생각해볼 때, 솔직히 지금 사용하고 있는 복잡한 여러 노력들( 학원, 스마트 학습, 공부방, 각종 문제 풀이 등) 이전에 그냥 학교 다녀와서 자녀가 배운 내용을 복습하도록 하고, 오늘 배운 것을 잘 아는지 부모님이 간단한 질문 정도 해 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학생들이 공부를 힘겨워하는 것은 배운 것이 적어서가 아니라 배운 한 가지의 의미를 알지 못하고, 그 한 가지를 소중히 여기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평소 저의 소견에서 나온 생각입니다.
어른의 관점에서 볼 때 어린이들이 배울 수 있는 양은 사실 많지 않기에, 초등 수업 한 차시에 제시되는 주요 내용은 한 두 가지로 매우 단순합니다. 한 수업에서 어린이들은 그 단순한 몇 가지만을 파악하면 수업의 목표를 달성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실제적으로 그 몇 가지의 단순한 지식이 학생에게 제대로 소화되지 못하고 있기에 어쩌면 많은 초등학생들은 방과 후에 여러 공부 학원들을 전전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학생들이 배워야 할 대상 지식인 학교 수업내용을 다시 배우도록 하기 전에 아이가 학교에서 열심히 배운 것을 믿고 그것을 점검하고 반복하여 자기화할 수 있는 '복습'을 시작해 본다면, 고학년이라 하더라도 초등 공부는 학생에게 그렇게 큰 산이 되어 다가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제언드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