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정 복습하기
저의 첫 자기 주도 학습은 중학교 때 매일 방과 후에 했던 1시간 분량의 복습이었습니다. 공부할 줄도 몰랐고 무엇을 해야 할 지도 알지 못해서 부모님의 권유로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사실 1시간 동안 하는 공부는 그리 많은 양의 공부는 아닙니다. 복습의 내용도 그날 배운 부분의 교과서를 읽고, 집에 있던 문제집에서 배운 곳을 찾아 풀었을 뿐 평범했습니다. 그러나 한 달을 꾸준히 지속하자 변화가 일어났고, 중간고사 성적이 급상승하는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시험 성적뿐만 아니라 시험에 임할 때의 자신감 자체가 근본적으로 달라졌음을 스스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매일의 복습이 어떻게 이런 변화를 만들 수 있었을까요? 그것은 바로 작지만 매일 하는 복습이 기억과 이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효과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무슨 시험이든 좋은 결과를 기대하려면 시험 범위 내의 많은 내용을 속속들이 다 알아야 합니다. 하지만 막상 시험기간이 되어 공부를 하려고 하면 배운 지 오래된 터라 내용은 물론 언제 배웠는지조차 기억 안 나기 일쑤입니다. 그것은 머리가 나빠서가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망각 현상입니다.
독일의 심리학자 헤르만 에빙하우스의 연구에 따르면 망각은 학습한 지 10분 후부터 시작되고 1시간 뒤에는 50%, 하루 뒤에는 70%, 그리고 한 달 뒤에는 학습한 것의 80%를 망각하게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복습을 하면 매일같이 배운 내용을 상기하므로 기억이 다시 100%가 되어 공부 내용을 기억하는 시간도 더욱 연장되게 됩니다.
또한 그날 수업에서 이해가 안 된 부분은 복습을 할 때 드러나기 때문에 그때그때 내용을 보완하게 됩니다. 시험에 임박해서 몇 단원씩이나 되는 거대한 양을(그것도 여러 과목을) 한꺼번에 이해해야 하는 재난을 매일의 복습이 막아주는 것이지요. 저의 복습은 적은 양의 공부였고 완벽하지도 않았지만 시험에 임박해서야 하는 벼락치기 시험공부의 어려움과 문제점을 상당 부분 해결해 주었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