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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리지엥 Sep 03. 2021

코로나 이후 다시 프랑스

나폴레옹도 치킨을 엄청나게 좋아했다고?

   한국사람 만큼 치킨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이 세상에 또 있을까? 아마도 없을 것 같다. 한국인들은 치킨에 대한 사랑이 남다른 민족이어서 치킨을 이용해서 아예 하나의 먹거리 문화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바로 한류 문화 중 하나인 K-food중에서 ‘치맥’이라고 불리는 것이 그것이다. 2002년 한, 일 월드컵 이후부터 전 국민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한류를 대표하는 먹거리가 됐고, 한류가 진출하는 아시아 대부분의 나라에서도 치맥은 하나의 먹거리 아이콘이 될 정도로 한국인들은 치킨을 사랑한다. 

   그렇다면 미식의 나라로 유명한 프랑스는 어떨까? 프랑스인들은 우리에겐 완전 생소한 에스카르고(달팽이 요리), 푸아 그라(거위 간 요리)등 특이한 재료로 만든 요리를 세계적인 요리로 만든 사람들인데 치킨은 어떨까?  그들도 우리처럼 다양한 닭 요리를 만들고 한국인들만큼 닭고기 요리를 사랑할까? 결론적으로 프랑스에서 치킨을 활용한 요리는 그다지 인기있는 요리가 아니다. 물론 프랑스인들이 좋아하는 '코코뱅 Coq au vin'이라고 해서 레드와인에 뿔닭을 재워서 조린 음식이 유명하지만 이것 말고는 그다지 유명한 치킨요리는 별로 떠오르지 않는다. 

   그러나 프랑스인들 중 유독 치킨을 사랑했던 유명인이 있었으니 바로 프랑스의 영웅이었던 작은 거인 나폴레옹이었다. 한국인들만큼은 아니겠지만 나폴레옹 또한 치킨을 매우 좋아했던 사람으로 알려졌다. 사실 나폴레옹이 좋아했던 요리는 치킨 외에도 굴, 버섯, 치즈 등도 좋아했는데 그중에서도 치킨은 나폴레옹에게 불굴의 군사정신을 심어주는 매우 특별한 요리, 즉 쏘울 푸드였던 것이다. 

   사실 치킨을 좋아하고 굴과 버섯,치즈 등을 좋아했다고 해서 그를 미식가라고 할 수는 없다. 그 이유는 나폴레옹은 다른 권력가들이나 황제들과 달리 평소 맛있는 음식을 즐기는 사람이 아니었고 오히려 나폴레옹은 매우 짧은 식사시간으로 유명했었기 때문이다. 나폴레옹은 프랑스의 황제가 된 이후에도 계속 짧은 식사시간을 고수했고 때로는 식사시간이 아까워서 포크와 나이프는 물론이고 목에 턱받이(냅킨)도 두르지 않고 그냥 손으로 집어서 먹는 일도 잦았다고 한다. 

   나폴레옹의 식사시간이 얼마나 짧았는지는 그의 군사학교 친구였던 루이 앙투안느 포블레(Louis Antoine Fauvelet)가 쓴  '나폴레옹의 삶 The Life Of Napoleon Bonaparte‘ 이라는 책에 나와있다. 이 책에서 포블레는 “황제는 대부분의 음식을 매우 빨리 먹었다. 얼마나 빨리 먹는지 저녁 식탁에 머무는 시간은 겨우 12분정도 밖에 안됐다. 특히 황제의 아침식사는 더욱 짧았는데, 대부분 혼자였으며 둥근 마호가니 식탁에 앉아 목에 냅킨도 제대로 두르지 않고 식사를 했다. 식사시간은 다른 식사보다 더 짧은 8분에서 10분쯤 됐다.”라고 언급하며 나폴레옹의 짧은 식사 시간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이처럼 권력자답지 않게 미식을 탐하지 않았던 나폴레옹이었지만 전쟁에서의 특별한 승리를 기억나게 해주는 기분 좋은 음식이었던 치킨, 특히 ‘마렝고 치킨’ 혹은 ‘치킨 마렝고Chicken Marengo’라고 이름 붙였던 치킨 요리만큼은 매우 자주 즐겼다고 전해진다. 이처럼 나폴레옹이 유난히 치킨을 좋아하고 즐겼던 이유는 치킨요리가 그에게 ‘마렝고 전투’라는 위대한 전쟁의 승리를 상기시켜 주기 때문이었다. 나폴레옹이 그렇게 좋아했었던 치킨 마렝고는 지금은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정통 레스토랑의 메뉴판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평범한 메뉴가 됐다. 

  마렝고 치킨의 주재료는 치킨과 토마토를 이용해서 만든 토마토 소스가 겨우 다일정도로 매우 소박한 요리이다. 이런 소박한 재료가 쓰이게 된 것은 마렝고 전투를 치루던 와중에 나폴레옹 전속 요리사가 전장에서 급히 구할 수 있는 재료가 당시 마렝고 평원의 시골에서 어렵게 구한 토마토와 닭이었기 때문이었다. 마렝고 전투가 끝나고 나서는 당시의 기억을 떠올려서 양파와 버섯을 와인과 토마토소스에 삶아서 만든 요리를 개발했는데 나폴레옹을 비롯한 프랑스군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게 됐다고 한다. 이때부터 이런 종류의 닭고기를 ’치킨 마렝고‘라 부르게 됐던 것이다. 당시 나폴레옹의 전속요리사가 이런 요리를 만들 게 된 것은 나폴레옹의 독특한 습관이 한 몫을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나폴레옹에게는 평소 독특한 습관이 하나 있었다고 전해지는데 식사시간이 유난히 짧았던 것 외에 또 하나는 중요한 전투를 목전에 두고는 아무런 음식을 먹지 않고 공복, 즉 빈속에 나가서 싸웠다고 한다. 오스트리아와의 중요한 전투인 마렝고 전투를 앞두고도 평소처럼 식사를 하지 않고 전투에 임했던 나폴레옹은 전투를 극적인 대역전승으로 이끌고 나서 승리감과 함께 엄청난 배고픔을 동시에 느꼈을 것이다. 당연히 나폴레옹은 전속요리사에게 급히 요리를 주문했는데 아직 프랑스군을 위한 음식 보급부대가 오지 않아서 필요한 재료를 구할 수 없었다고 한다. 할 수없이 전속요리사는 급히 마렝고 평원으로 나가게 됐고 결국 그가 마렝고 평원의 시골에서 구한 재료로만 간신히 음식을 만들었고 이런 과정을 거쳐서 치킨 마렝고가 탄생했던 것이다. 

   나폴레옹에게는 힘든 전투를 승리로 이끌 당시 먹었던 치킨 마렝고가 영혼의 음식, 즉 쏘울 푸드였는데, 그렇다면 여러분들의 영혼의 음식, 특별한 순간을 상기시켜주고 미소를 띄게 만드는 는 쏘울 푸드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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