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때 에이리언이 더 무서웠던 이유

어른이 되면서 잃어버린 것들

by 읽고쓰는스캇

최근 유튜브에서 에이리언 프리퀄인 프로메테우스와 커버넌트를 봤다. 30분으로 압축된 영상으로 봤기에 영화 관계자분들께는 죄송한 마음이다.

어제저녁 침대에 누워 에이리언 프리퀄 시리즈를 보는데, 예전처럼 무섭지 않았다. 오히려 무서움보다는 징그러움을 더 많이 느꼈다. 초등학생 때 봤던 에이리언은 정말 무서웠고, 영화를 보고 잠들면 꿈에 에이리언이 꼭 나와서 날 잡기 위해 쫓아왔다.

그렇다면 왜 에이리언이 예전만큼 무섭지 않을까? 주말 오전에 잠시 시간을 내서 세 가지 이유를 생각해 봤다.

에이리언.jpeg 1987년에 개봉한 에이리언 포스터


1. 너무 깔끔해진 화질

첫 번째는 화질의 발전이다. 최근 영화나 영상들은 화질이 너무 깔끔하고 VFX도 매우 정교하다. 오히려 너무 선명한 화면 때문에 공포감이 줄어든 것 같다. 노이즈가 많이 들어가는 TV와 비디오테이프의 거친 화질이 에이리언의 특유의 무서운 분위기를 더욱 살렸던 것 같다. 흐릿하고 어두운 공간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에이리언은 정말 심장을 멎게 만들었다.


2. 어른이 되면서 줄어든 상상력

두 번째는 내가 나이를 먹었기 때문이다. 초등학생 때는 에이리언이 실제로 나타날 것만 같았다. 아무도 없는 과학실이나 어두운 복도에서 갑자기 에어리언이 나올 것아 무서웠다. 하지만 마흔에 가까워진 지금은 상상력이 부족하다. 에이리언의 프리퀄을 보면서도 '나한테는 절대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어두운 곳에서 튀어나오는 에이리언보다 내일 나가게 될 카드값이 더 무섭다.


3. 공포에서 철학으로 바뀐 장르

마지막은 영화 장르의 변화가 크다. 초등학생 때 비디오로 봤던 에이리언은 순수한 공포영화였다. 하지만 <프로메테우스>나 <커버넌트>는 호러보다는 철학 영화에 가깝다. 창조주, 존재, 불멸 같은 철학적인 질문이 영화의 주요 소재이다. 특히 '커버넌트'에서는 두 AI가 생각의 차이는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다. 물론 리들리 스콧 감독의 의도일 수 있지만, 내 기억상의 에이리언은 단순한 호러영화이다.


초등학생 때 봤던 에이리언과 최근에 나온 에이리언 시리즈는 확실히 다르다. 기술이 발전한 만큼 내 감정도 많이 변했다. 요즘은 에이리언보다 현실의 몇몇 일들이 더 무섭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에이리언은 어쩌면 조금 귀여울 수도 있다. 물론 진짜 에이리언이 나타난다면 정말 무섭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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