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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시마 Jan 09. 2021

스키의 꽃, 파우더 스키

미용 파우더? 아니 눈 파우더

스키 장비도 마련했고, 큰 맘먹고 Season pass 도 구매하였기에 시간만 되면 스를 타로 다닌다. 휘슬러에는 크게 2가지 경로가 있는데 하나는 마을까지 가서 곤돌라나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거나 크릭사이드 쪽으로 해서 슬로프 위쪽으로 올라가는 경우이다. 내가 주로 사용하는 방법은 첫 번째인 마을로 가서 메인 슬로프로 올라가는 경로. 이유는 메인 슬로프가 연결 순환이 상대적으로 더 잘 되어있고, 다양한 경로의 슬로프와 오프 슬로프도 즐길 수 있어서 이다. 국내에서 스키를 탈 때에는 슬로프를 벗어나서 탄다는 생각은 폭설이 내리는 경우 약간의 탈로를 만들어 간 보기로 많이 탔었는데 여기는 스케일이 전혀 다르다. 국내는 안전망으로 슬로프의 구분이 뚜렷한 반면에, 여기는 그냥 다 슬로프로 보인다.


경계가 모오한 것이 더 매력이 있는데, 오늘은 눈이 상상 이상으로 내리기 시작한다. 이런 날 스키를 타로 가지 않으면 언제 갈까라는 마음에 서둘러 장비들을 챙긴다. 풀셋으로 갖추고 난 뒤에 마을버스를 타로 집 밖으로 나간다.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거 같다. 이렇게 눈이 내리는 것이 일상인 것이, 휘슬러는 정말 스키를 타로 올 수밖에 없는 동네임에 분명하다. 조금 기다리다 보니 금세 마을버스가 왔다. 버스를 타고 10분 남짓 도로를 따라 마을로 도착했다. 이미 마을은 스키 타로 온 사람들과 이미 오래전에 와서 타다가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 그리고 산책 겸 와서 카페에 앉아서 풍경과 겨울 스포츠를 구경하는 사람들, 술 먹으러 온 사람들 등으로  가득 차 있다. 아직 몸이 데워지지가 않았기에 곤돌라를 타고 정상으로 향한다. 눈 내리는 휘슬러는 또 다른 그림 같은 풍경으로 내 눈을 즐겁게 해 준다. 이게 삶이다. 인생 뭐 있을까?! 정상에 도착해보니 눈이 적당 이상으로 수북이 쌓여있다. 파우더 스키를 몰랐기에 일반용 스키로 그 눈을 해쳐나갈 생각을 하니 가슴이 더 뛴다. 간단히 몸을 풀고, 이네 슬로프를 내려가기 시작한다. 초급, 중급, 고급 구분 없이 그냥 마음 가는 데로 달려본다. 스키가 파우더용이 아니라서 그런지 생각보다는 잘 나가지 않지만 그래도 기분은 최고다! 다음번에는 하우스메이트한테 파우더용 스키를 빌려와야겠다.


몇 번을 탔을까?! 쉬는 텀 없이 4시간을 달렸다. 평소 기초 체력 운동을 해서 그런지 몸이 멀쩡하다. 더 타고 싶었지만 점점 어두워 지기에 다시 집으로 향한다. 중간에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들도 만나서 간간히 인사하고 같이 몇 번 타기도 했는데, 해외에서 좀 타던 사람들이라 그런지 파우더 스키, 스노보드를 더 잘 탄다. 이번 시즌에 내 실력도 이렇게 늘겠구나 생각하니 입가에 미소가 저절로 생긴다. 집에 도착한 다음 스키 부츠를 분해해서 날로 근처에 가져다 놓은 다음 샤워를 한다. 따뜻한 물에 몸을 맞기니 몸과 마음이 느슨해지면서 아까 느껴지지 않던 피로도가 이내 올라왔다가 천천히 따뜻한 물줄기와 함께 살아지는 것 같다. 그렇게 샤워를 마치고 나온 다음, 냉장고에서 맥주 한 캔을 꺼낸 뒤, 한 모금 마셔본다. 캬~! 쥑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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