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 지능 시대
오늘은 홈트장에서 근육 운동.
아령 들고 땀 흘리고 있는데 문이 열린다. "아빠 이거!"
사위가 운동 시 마시는 단백질 보충제다.
"아들 숙제 다 했나?"
"아니 쉬는 시간이다."
우리식 교육에 젖어 있는 내 눈에는 약간 답답하다.
방학 숙제라야 산수 몇 문제 풀기에 책 몇 페이지 읽기,
프린트된 미국 역사와 영어 몇 문제가 전부다.
그걸 쉬어가며 한다?
부모가 나보다 열 배는 더 똑똑하지만 그래도 약간의 걱정? 기우?
성남 우리 집 앞에 외국어 학교가 있다. 엄마들의 영어 열풍.
사실 딸도 학원 많이 다녔다.
우리나라의 학교는 직업 찾는 학원 같은 느낌이 강하다.
나만 그런가?
착한 딸의 원서는 내가 썼다.
의대나 약대 생각하며 잇과 선택.
성적이 안 되니 취직 생각하며 사범대 선택.
딸이 착한 건가 내가 독재인가?
졸업 후 교직 생활 후 결혼과 함께 미국으로.
딸네 가족이 모두 모이는 시간은 저녁 식사 시간 밖에 없다.
사위가 거의 새벽에 출근한다.
미국은 동서부 세 시간의 시차에 근무 시간 선택이 가능하다.
다섯 시 출근에 세 시 퇴근.
스테이크를 포크질하며 여기가 미국임을 실감한다.
미국에서 우리나라보다 싼 몇 개 안 되는 식품 중 하나가 바로 고기다.
서툰 나이프 질을 하며 에둘러 표현했다.
"미국에는 학원 없나?"
"한국 엄마들은 학원 보내는 사람도 있다더라."
"야들은?"
"뭘 잘하는지 아직 잘 모르겠다."
미국 생활 10년에 딸이 미국 사람 다 되었다.
아니 미국과의 문화 차인지 세대 차인지 모르겠다.
먹고사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던 우리는 그저 안정된 직장.
솔직히 이것은 지금도 그렇다. 의대 정원 문제가 증명.
딸은 공부보다 적성 찾기. 아니 자식들 행복 찾기가 맞겠지.
학원보다 자식들과 여행을 많이 다닌다. 덕분에 나도 미국 여행
많이 했다.
기억에 남는 여행.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기념관" "캘리포니아 과학센터"
"LA미술관" 등등
지금도 손녀는 학원 대신 양궁을 배운단다.
또래 중에는 신궁에 가깝다는 딸의 자랑. 역시 손녀도 한국 핏줄.
부모 마음을 읽은 딸의 말.
"아빠 지금은 AI시대다. 무슨 말을 해야 될지도 모르겠다."
"인공지능?"
"무슨 직업이 유망한 지도 모른다. 지 잘하는 것 찾아 하는 게 최고다."
그리고 다음에 IT관련 일을 하는 사위까지 합세해 인공지능 토론.
지금은 일흔 넘은 나도 챗GPT애용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