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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이프에디터 Feb 11. 2021

실패로부터 배우다.

한 번 실패는 용서할 수 있지만 두 번 실패하면 그게 실력인거다




실패는 더 배우라는 우주의 신호다. 모든 실패에는 어김없이 교훈이 들어 있다. 교훈을 잘 배우면 실패 수업은 곧 끝나지만, 교훈을 못 배우면 실패 수업은 자꾸만 되풀이된다.


< 왓칭 > - p.214





자전거정비



자전거 정비를 막 배울 때였습니다. 한창 취미로 즐기던 자전거에 푹 빠져버려서 정비를 배우고 더 배우고 싶어 정비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학원에 등록해서 다니고 있었습니다. 유튜브와 인터넷으로 찾아보며 없는 공구 가지고 자전거를 고치고 튜닝하려다보니 힘들었는데, 모든 장비, 공구가 있는 학원에서 정비를 배우니 신세계가 따로 없더군요. 흥분됐습니다. 이제 자전거 다 고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치 자격증 하나 있으면 관련된 모든 일을 다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을 하는 것처럼, 공구 다 있고 실습 기자재 다 있으니 자전거 정비는 쉽게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생각했던 것보다 쉬웠습니다. 분해, 조립 쉽게 했고 좀 더 고급기술인 유압브레이크 블리딩, 자전거 바퀴를 만드는 휠빌딩 모두 그럭저럭 해냈습니다. 완벽하진 않지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생겼죠. 시험에 합격해 정비자격증을 받았습니다. 모든 자전거 정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가득 찼죠.



현실은 달랐습니다. 방금 막 자동차 운전면허 딴 사람이 바로 자동차 몰고 전국을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없는 것처럼, 자전거 정비자격증을 취득해도 실제로 정비를 받으러 오는 자전거는 수업기자재와는 전혀 딴판이었습니다. 수업기자재가 믹스커피라면 현장 정비가 필요한 자전거는 핸드드립 아메리카노 이상이었습니다. 정비를 받으러 온 자전거를 오히려 더 망가뜨리기도 하고 제 수준에서 정비 불가한 자전거를 두고 손님께 사정사정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실패를 경험한 셈이죠. 그런 일이 있을 때마다 난 왜이럴까, 난 할 줄 아는게 뭘까 스스로 자책하곤 했습니다.




실패로부터 뭘 배웠나?


다행인건, 자책에서 멈추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왜 안될까, 왜 못고쳤을까를 찾아내서 데이터를 쌓았습니다.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고나니 나중가서는 눈으로 보고 대강 '이런 문제가 있겠구나' 하고 파악할 수 있는 자전거도 생겼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복합적인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반드시 전제적으로 점검하긴 했지만, 점점 뿌듯해지더라고요. 점점 제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의 범위도 넓어지고, 믿고 맡기는 사람들이 생기면서 더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자전거 정비를 예시로 들었지만 사실 우리는 모든 분야에서 실패를 경험해봤다고 할 수 있습니다. 첫 술에 배부를 일 없다는 말처럼 누구든 처음부터 잘하는 일은 없다는 것이죠. 처음부터 잘해도 중간에 실수 할 수 있습니다. 매도 먼저 맞는 것이 낫다고, 처음부터 잘 되면 실패하지 않기 위해 엄청나게 많은 에너지를 쏟게 됩니다. 그런 상황에서 실패를 경험하면 쏟아부은 에너지와 비례해서 충격을 받게 됩니다. 중요한 것은, 처음부터 실패를 경험하든, 잘 되다가 실패를 경험하든 실패라는 것은 무조건 경험할 수 밖에 없는 존재란 것인데요.



나중에 돌아보니 추억이었다-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실패를 경험한 지금 당장은 아플 수밖에 없습니다. 당연합니다. 경험해보지 못했으니까요. 상대적으로 덜 아프던 더 아프던, 모두가 아픈건 똑같을겁니다. 그렇다고 주저앉으면 발전할 수 없습니다. 실패를 분석해 교훈을 얻어야 다음에 같은 상황이 와도 실패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실패를 기회로 삼아 더 크게 발전할 수 있습니다.



신입사원일 적 '한 번 실패는 용서할 수 있지만 두 번 실패는 그게 실력인거다', 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에는 이 말을 굉장히 싫어했는데 사회생활을 더 경험하니 이 말이 이해가 되더군요. 발전이 없는 사람을 빗대어 한 말이었습니다. 좀 더 일찍 깨달았으면 좀 나아졌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이런 말을 해야만 했던 상사의 기분은 어땠을까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게 됩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제게도 질문을 던져봅니다. '난 지난번 경험한 실패로부터 뭘 배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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