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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이프에디터 Jan 18. 2022

집에서 3km 떨어진 카페까지 걸어가서 글을 쓰는 이유

방학이다! 방학이다....



 모든 학교가 방학을 맞이했습니다. 놓을 방, 배울 학 자를 써서 잠시 배움을 내려놓고 쉬어가는 시간입니다. 방학임에도 일부 학생들은 학교나 학교가 아닌 곳에서 배움을 끊임없이 이어나가고 있으니 배움을 내려놓는 것과는 거리가 멀어보이지만, 방학입니다.



 학교를 찾아가 진로교육을 하는 제게도 방학이 찾아왔습니다. 학생들과 수업을 통해 서로 호흡을 맞추면서 저도 여러가지를 배웠습니다. 제게 학교는 일터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학생들처럼 배움의 장이었습니다. 전국 모든 초, 중, 고등학교가 방학에 들어갔으니, 저도 일을 쉬게 되었지요. 다시 말하자면, 좋은 말로 방학이고, 다른 말로는 '비수기'라고 부릅니다. 학교가 개학을 맞이할 때까지, 저도 얄짤없이 기다려야만 하는 모양새가 되었습니다.



 위안을 삼는다면 자신의 미래를 위해 방학기간에도 공부를 놓지 않는 학생들처럼(자의든, 타의든..), 저도 이 방학기간을 제 미래를 위해 준비하는 시간으로 삼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당연히 해야 하는 일 아닌가 싶지만, '반드시 해야 할 일'보다는 '미래를 준비하는 시간'으로 보는게 훨씬 긍정적이고 열정이 솟아오르니 제가 좋아하는 방향으로 바라보도록 하겠습니다.






의지박약인 나, 어떻게..?



 매일같이 아침 일찍 일어나 차를 몰고 전국을 돌아다니던 일상이었는데, 방학이 찾아오니 하루아침에 망망대해를 떠도는 뗏목이 되어버렸습니다. 갑자기 주어진 자유로움이 반갑다기보다는 '왜 하필 지금..?'이라는 느낌이 더 강했죠. 이러나저러나, 방학 시즌을 미리 대비하지 않는 저 스스로를 탓하면서 갑작스레 주어진 자유로운 시간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 운동하기, 독서하기, 산책하기, 공부하기 등등 여러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 하나 확실하게 깨달은 점은 저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의지박약'한 사람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작심삼일은 기본 말할 것도 없었고, 심지어 결심, 다짐한 그 날부터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미루기 일쑤였습니다. 오히려 어떻게든 시간을 짜내서 써야했던 지난 날보다 시간을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오늘날이 더 뭔가를 하기가 어렵다고 해야 할까요. 



 없는 시간을 내서 알뜰살뜰하게 썼던 지난 날, 그래서 제발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시간을 간절하게 바랬던 지난 날.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었을까 생각해봤습니다. 새벽에 나가 밤에 들어오고, 1박 이상 출장이 주마다 한 번씩 있던 그 날들에 어떻게 하고 싶은 일들을 꾸역꾸역 해낼 수 있었을까요.






환경과 목표(=의지)


 여러 이유 중 하나는 바로 '환경'이었습니다. 어떻게든 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었던 것이죠. 예를 들어서 글을 쓴다거나, 개인적인 프로젝트를 기획할 때는 퇴근 후 바로 집으로 향하는 것이 아닌, 일부러 집에서 멀리 떨어져있거나 출장지 근처의 카페로 향했습니다. 언제 끝나든 상관 없이, 필요하다면 카페 마감시간까지 몰두했습니다.


 

스마트폰 메인화면. 2월자 다이어리.

 다이어리도 활용했습니다. 이전에는 종이 다이어리를 썼는데, 기록해야 할 일이 수시로 생기고 그럴 때마다 가방에서 꺼내서 적자니 부산스럽고 뭔가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항상 손에 들고 다닐 때도 있었는데, 한 손이 자유롭지 않으니 생활에 제약이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그래서 이 모든 단점을 개선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이..



 '스마트폰 다이어리' 활용하는 것이었습니다. 수시로 보고 항상 지니고 있으니 따로 챙겨야 한다는 부담감도 없고, 필요할 때마다 쉽게 기록도 가능했으니까요.



 제가 사용하는 스마트폰 다이어리입니다.  개인정보 보호상 기록이 있는 1월달 다이어리 대신 아직 아무것도 입력하지 않은 2월자 다이어리로 대신했습니다.



 메인화면(홈화면)에 이렇게 세팅해두고 다닙니다. 화면을 켤 때마다 월 전체 일정을 한 눈에 볼 수 있고, 매일 어떤 일정이 있는지 구체적으로 확인도 가능하고요. 개인적인 일정, 회사일정, 중요한 일정 등 모두 다른 색으로 기록이 가능하기 때문에 구분하기도 어렵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목표'가 명확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즉 의지가 강했다는 말이지요. 이렇게 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을 조성해놓아도 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다면 흐지부지 되거나 한다고 해도 아무런 의미가 없을 겁니다. 아무리 좋은 강의를 듣고, 명강사 초청 강연회에 가도 듣는 이유나 목표가 없다면 의미 없는 시간이 되는 것처럼요. 



 환경 조성 못지 않게 의지도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의지는 목표로부터 나올테고요. 그렇다면 여기서 한 번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환경이 중요할까요, 목표(=의지)가 중요할까요?






환경이 먼저냐, 목표가 먼저냐



 저는 위 질문에 대해서 이런 결론을 내렸습니다. '환경 조성이 중요한 것은 맞지만 그 이전에 목표를 정의하는 것이 우선'이라고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왜 하고 싶은지 등 순서야 어떻든간에 각자만의 방법으로 목표를 설정하는게 선행되어야 자연스럽게 환경이 만들어진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즉, 목표(=의지)가 환경보다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제가 하루하루 정신없이 살던 와중에도 생각했던 것들을 할 수 있었던 이유에는 딱 한가지, '정말 하고 싶다.'라는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걸 한 다음 이렇게 저렇게 해서 또 다른 것들을 해볼거야.'를 계획하고 한 것이 아니라 그냥 정말 단순하게, 재미있어보이니까 해야지! 라는 마음 하나만으로 목표를 향해 준비했던 것이죠.



 환경보다 목표(=의지)가 중요하다 이야기 한 이유에는 '저거 재밌어보이는데? 하고 싶다!'라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면 아무것도 할 이유 즉 명분이 없었을테고, 그렇다면 '그냥 푹 쉬고 다시 열심히 일해야지..'라 생각하면서 큰 의미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었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영원히 '피곤하고, 힘들고, 이렇게 살다가는 내가 하고 싶은 것 하나도 못하겠다..'라는 생각만 하면서 말입니다. 



 처한 환경이 좋지 않아도 목표(=의지)가 있다면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는 아닙니다. 환경이 아무리 좋아도 목표가 없다면 아무것도 하지 않게 됩니다. 여러분들은 어떠신가요? 어떤 환경에 있고 어떤 목표를 그리고 계신가요? 마음 속에 숨겨두었던, 가려져있던 목표를 한 번 떠올려보시길 바랍니다.



 저는 '글쓰기'와 '운동'이 떠올랐고, 두 목표를 이루기 위해 집에서 3km정도 떨어진 카페까지 대중교통이 아닌 30분가량 걸어온 다음, 카페에 앉아 글을 쓰고 있습니다. 쓰기로 한 글을 다 쓴 다음에는 다시 걸어서 집으로 돌아갈 계획입니다. 그럼 적어도 하루에 1시간 이상 걷게 되는 셈이니까요. 이 두 개 목표를 충분히 이루었다 생각할 정도로 '익숙'해지면(달성이 아닙니다.) 제가 좀 더 발전할 수 있는 일을 추가하려 합니다. 일단은 작은 것들부터 하나씩 시작하고요.



 목표가 명확하면 환경은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아마 여러분이 직접 환경을 만들게 될 겁니다.)는 말, 어느 정도는 이해하셨을 것이라 믿습니다. 여러분들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오늘부터 도전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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