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Nari B Feb 05. 2018

#13. 더 나은 내 조국 타지키스탄을 위하여 (2)

개발도상국 이야기

#12. 더 나은 내 조국 타지키스탄을 위하여 (1)에 이어서



유럽안보협력기구(OSCE)는 어떤 일을 하는 기구인가요?


마누체르: OSCE는 1975년 8월 1일에 서명된 *헬싱키 협정에 의해 설립되어 현재 57개 유럽, 중앙아시아, 북아메리카 등 57개의 회원국이 가입되어 있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영향력있는 정부 간 안보 협력기구로 정치, 군사, 경제, 환경, 인권과 관련한 다양한 안보 문제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57개 회원국들이 동일한 권리를 가지며 회원국 정상회의을 통해 최종안이 합의됩니다. 최종안이나 권고사항은 법적 구속력이 없이 오직 정치적 효력을 기반으로 하지만 안건과 관련하여 정기적인 후속 미팅과 훌륭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실행하고 있어 회원국들의 안보 협력에 매우 중요한 역활을 해오고 있습니다. OSCE의 각 지역 오피스는 그 나라의 실정에 맞추어 활동을 하는데 예를 들어 제가 일했던 OSCE의 두샨베 지부는 타지키스탄과 이웃국가들의 국경 분쟁 예방, 경찰 개혁, 테러방지, 총기 제제, 자유무역, 공정 선거, 부패방지, 환경 보호 및 에너지 확충과 관련해서 다양한 지원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2017년 12월 비엔나에서 열린 24회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회원국 외교장관회의 (출처:OSCE)



*헬싱키 협정이란 (Helsinki Accords)?

1975년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유럽 안보 협력 회의 (Conference on Security and Cooperation in Europe, CSCE)에서 소련을 포함한 유럽 33개국 및 미국, 캐나다의 35개국 정상이 서명한 협정으로 서방 자유진영과 소비에트 연방 사이의 관계 개선을 위해 냉전시대에 이루어진 역사적인 평화 협정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헬싱키 협정문에 서명하는 전 미 대통령 제랄드 포드 (Gerald Ford)와 소련연방 지도자 레오니드 브레즈네프(Leonid Brezhnev)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에서는 어떤 업무를 담당했나요?


마누체르: 2012년에 처음 단기 계약직으로 시작했던 일은 민주화와 공정선거에 관해 청년들을 교육시키는 트레이너의 역활이었습니다. 당시 아직 학생이었고 학업 성적이 우수해야 제가 받고 있었던 학비와 생활비 보조 장학금을 계속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학업에 충실하면서도 OSCE의 일이 무척 보람있었기 때문에 바쁜 가운데서도 즐겁게 일할 수 있었습니다. OSCE는 정기적인 리서치를 통해 민주화와 관련한 30여 개의 개선해야 할 부문을 지정하는데 저는 그에 맞추어 청년들이 정치에 더 관심을 갖도록 장려하거나 국제 규범의 도입과 높은 시민의식의 중요성을 전파하는 젋은 트레이너들의 양성에 힘을 쏟았습니다. 이러한 트레이너들 혹은 트레이닝 참가자들 모집은 타지키스탄 각 지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다양한 지역으로 출장이 많았습니다. 특히 타지키스탄의 인프라가 발달되어 있지 않은 지역에 출장을 가는 때이면 도로 사정이나 인터넷 통신망 등의 문제로 여러 불편을 겪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트레이닝은 타지키스탄 뿐만 아니라 같은 중앙아시아 지역의 여러 국가들과 함께 개최하기도 하는데 중앙 아시아에서 비교적 민주주의가 잘 발달되어 있는 이웃 국가 키르기즈스탄으로 자주 출장을 가기도 했습니다.


OSCE에서 제가 맡은 업무를 열심히 잘 수행했기 때문에 2013년 대학교 졸업 후에는 풀타임으로 계약직을 연장 할 수 있었고 당시 타지키스탄에서 총선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선거를 감시하고 분석하는 일을 맡게 되었습니다. 폴란드의 수도 월소Warsaw에 위치한 OSCE의 민주제도인권사무소(ODIHR: Office for Democratic Institutions and Humanrights) 는 OSCE 회원국의 의뢰하에 참관단을 파견하여 선거 2달 전부터 종료까지의 모든 과정을 참관하고 OSCE 의무 이행 여부에 대한 평가서를 작성하는데 이와 관련된 일을 3-4개월간 수행하였습니다. 그리고 ODIHR이 선거 과정의 발전을 위해 제안하는 다양한 조언에 따라 Voice of Youth (청년의 목소리) 라는 NGO와 함께 청년들의 투표율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와 트레이닝을 주선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저의 활동들의 성과를 인정받아 2014년에는 OSCE의 정직원으로 채용되었습니다. 보통 정직원을 많이 뽑지 않는 국제기구에서 제가 최연소 정식 직원이 되었다는 것과 특히 경제적으로 온전히 자립할 수 있다는 사실에 당시 정말 큰 기쁨과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OSCE의 정식직원으로서 OSCE 관련 세미나에서 강사로 참여하고 있는 마누체르



OSCE 두샨베 지부의 최연소 정직원이라니 정말 좋은 성과를 거두었네요. 정직원이 된 후에는 어떤 일을 맡게 되었나요?



마누체르: 정직원이 된 후에 제가 맡은 일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일이었는데 그것은 바로 타지키스탄의 내전 (1992-1997) 당시 아프가니스탄 근처 국경 지역에 설치된 수많은 지뢰들을 제거하는 프로젝트(Mine Action Project)에 참여하는 것이었습니다.

타지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국경지역의 지뢰밭에 설치된 지뢰경고 표시판 (출처: Phil Martin)



유엔과 타지키스탄 정부는 2003년 타지키스탄의 심각한 지뢰밭(mine field)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UN 관련 기구 및 캐나다, 노르웨이, 미국, 독일, 일본, 영국, 호주, 스위스, 스웨덴, 벨기에 정부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타지키스탄 지뢰 제거 센터(Tajikistan Mine ActionCenter)를 설립하고 관련 프로젝트를 통해 지뢰밭 규모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지뢰 문제는 단순히 제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치 및 군사 협력, 토지 개간을 통한 경제 발전, 피해자의 인권 및 보상, 민간인 및 군인 교육 포로그램 등의 다양한 안보문제와 깊은 관련이 있기 때문에 OSCE 또한 이러한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하는 동시에 그 과정에도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습니다. 특히 OSCE는 2007년에 지뢰 제거 사업에 3만불을 공여하면서 그 역활을 더욱 확장해왔는데 제가 맡았던 일은 지뢰설치 방지와 관련된 조약 및 법적 문서 작성 및 검토, 타지키스탄 정부와 관련 NGO들과의 미팅 주도 및 모니터링, 그리고 저의 트레이너 경험을 바탕으로 타지키스탄 및 중앙 아시아의 군인들을 대상으로 지뢰방지 관련 트레이닝을 주관하는 것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중앙 아시아 국가들이 러시아어를 공식 언어 중 하나로 구사하기 때문에 러시아어 구사자인 저에게는 타지키스탄 뿐만 아니라 다른 중앙 아시아 국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지뢰 제거 관련 트레이닝들을 주최하는 것이 매우 수월한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트레이닝에 우즈베키스탄은 아직 참여하고 있지 않고 있습니다.

OSCE의 지뢰제거 프로젝트(Mine Action Project)에서 군인들이 트레이닝을 받는 모습 (출처:OSCE)



왜 우즈베키스탄은 참여하지 않고 있나요?


마누체르: 첫번째 이유로는 우즈베키스탄의 국경 통제의 강화를 들 수 있습니다. 우즈베키스탄은 자국의 이슬람 과격세력 IMU(Islamic Movement of Uzbekistan)가 1999년 타지키스탄의 국경을 통해 우즈베키스탄 영토를 침공하자 이슬람 과격 세력을 소탕한다는 명분으로 양국 국경 지역에 많은 양의 지뢰를 매설하였는데 이슬람 급진 세력의 확장을 우려하고 있는 우즈베키스탄은 아직까지 지뢰제거에 크게 협조적이지 않기 때문에 지뢰 제거 프로젝트 및 트레이닝에 참여하고 있지 않습니다.


또 다른 이유는 타지키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이 전반적으로 사이가 좋지 않은 것을 들 수 있는데 그 이유는 주로 경제적인 이유때문입니다. 소비에트 연방 시절에는 타지키스탄이나 우즈베키스탄이라는 각 나라가 존재하지 않았고 같은 연방 체제 안에 속해 있었기 때문에 각 지역마다 주력으로 생산하는 자원들을 서로 공유해왔는데 예를 들어 우즈베키스탄은 가스나 석유를 타지키스탄에 공급했고 중앙 아시아의 주요 강들의 발생지인 타지키스탄은 우즈베키스탄에 수자원을 공급해왔습니다. 그런데 소련 붕괴 이후 각 나라로 독립 된 후로는 자국의 경제 사정을 우선시 하게 되었고 특히 2009년 에너지 부국 우즈베키스탄이 경제 이윤을 이유로 소련 치하에서 운영되었던 중앙아시아 5개국의 통합에너지시스템을 탈퇴하면서 우즈베키스탄으로부터 전력을 공급받던 타지키스탄은 큰 전력난을 겪게 되었고 중앙 아시아 겨울의 한파 가운데 난방이 들어오지 않는 어려움을 지속적으로 겪은 타직인들은 자연히 우즈베키스탄에 대해 강한 반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전력난을 해결하기 위해서 타지키스탄은 풍부한 수력을 이용하여 세계에서 가장 높은 로군 댐(Rogun Dam)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시작했는데 이로 인해 로군댐 주변의 자국의 농업용수가 줄어드는 것을 우려한 우즈베키스탄이 지속적으로 반대를 하면서 결국 두 나라 간의 반감이 극대화되었습니다.


빨간 색으로 표시된 로군댐 위치와 왼쪽 동그라미로 표시된 우즈베키스탄의 목화 재배 농업지역 (출처: Baktybek Altynay)



하지만 2016년에 로군댐 건설을 대대적으로 반대하던 우즈베키스탄의 전 대통령(이슬람 카리노브 Islam Karimov)이 타계한 후 주변국들과의 관계 개선에 힘을 쓰는 새로운 대통령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Shavkat Mirziyoyev)이 취임된 후부터 타직-우즈벡 관계는 점차 개선되고 있고 현재 중앙 아시아 통합에너지시스템의 부활에 관해서도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아무래도 양국이 함께 공존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서로간의 이해와 협력이 필요한 법이니까요.



동감합니다. 그럼 타지키스탄의 또 다른 인근국가인 아프가니스탄과의 관계는 어떤가요?



마누체르: 타직-아프간 관계는 타직-우즈벡 관계와과 비교해서 전반적으로 우호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프가니스탄의 북쪽 국경을 통해 이슬람국가(IS: Islam State)과 같은 반정부 과격 이슬람 단체가 무장침입을 할 수도 있기 때문에 국경 통제는 엄격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타지키스탄은 대부분 이슬람교를 믿고 있지만 이슬람 국가가 아닌 엄연한 공화국이고 현 타직 정부는 예전 내전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슬람 원리주의 및 이슬람 세력을 극도로 경계하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경제적으로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청년들의 실업률이 증가될 수록 이슬람 과격주의가 확산될 우려는 언제든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슬람 과격주의가 확산되는 주요 요인은 바로 경제적인 이유에 있는데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은 교육을 제대로 받을 수 없어서 좋은 일자리를 구하기 힘들고 대부분은 취업에 한계가 있는 타지키스탄이 아닌 러시아에서 직업을 구하게 되는데 (타지키스탄의 GDP 30-40%가 러시아에서 일하는 타직인들이 보내는 송금입니다) 민족주의의 영향으로 러시아어가 아닌 타직어에 익숙한 사람들은 언어적 장벽으로 인해 러시아에서도 모두가 꺼려하는 3D업종에 종사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업종에 종사하다가 사고를 당할 수도 있고 최근 저유가 및 러시아의 경제적 침체로 인해 러시아 정부나 러시아인들 또한 외국인 노동자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기 때문에 차별이나 불평등한 대우를 받게 되면 당연히 자국인을 보호해주지 못하는 타직 정부와 러시아 정부에 대한 반감이 급등하게 됩니다. 이러한 가운데 누군가가 다가와서 이슬람 과격 세력에 가담하면 사회에 대한 억울함과 분노를 표출할 수 있고 같은 이슬람교도로서 대우도 잘 받을 수 있며 특히 높은 보수를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해준다면 특히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사람들로서는 당연히 솔깃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고 실제로 많은 경우 이러한 경유로 과격 단체에 가담하게 됩니다. 특히 IS는 최근 중앙아시아에서 단체지원자들을 모집하고 있는데 바로 이러한 경제적 취약점을 노리고 접근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정말 안타까운 이야기이네요. 타지키스탄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요?


 

마누체르: 최근 정부가 실시한 정책 중 하나는 타직 청년들이 대학교에 진학할 수 있도록 전체적으로 대입시험 합격 점수를 낮추고 특히 재정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학비가 지원되는 대학교들의 합격 점수를 대폭 낮춘 것입니다. 이러한 배경에는 청년들에게 더 많은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고등 교육을 통해 올바르고 균형있는 사회적 시각을 갖게 하여 이슬람 과격주의에 관해 비판적인 판단 능력을 갖추게 하기 위함인데 개인적으로는 무척 찬성하는 정책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대학 졸업생들이 졸업 후 직업을 잘 찾을 수 있도록 결국 타지키스탄의 경제적인 발전이 시급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최근에는 중국의 지원 및 경제적 협력이 증가되면서 경제적 기회들이 생기고 있지만 총체적인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며 결국 해결해야 할 많은 문제들이 있는데 그 중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타직 사회에 만연한 부정부패를 척결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하루 아침에 변화될 수 있는 부분은 아니지만 몇 년 전에 비하면 타지키스탄의 부정부패 양상은 점점 개선되는 측면을 보이고 있고 OSCE 또한 이러한 부분을 중점적으로 시민 및 정부 교육 활동에 힘을 쓰고 있습니다.



영국 유학의 계기와 유학 생활에 대해 소개부탁드립니다.



마누체르: OSCE에서 스웨덴, 덴마크, 슬로베니아, 알바니아, 미국 등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함께 근무하면서 예전에 비해 넓은 세계관을 지니게 되었는데 학문 분야에서도 그러한 성장을 경험해보고 싶다는 열망 그리고 선진국의 교육을 경험하여 훗날 타지키스탄의 교육발전에도 영향을 끼치고 싶다는 생각으로 영국 유학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미국 유학을 지원해주는 풀브라이트 장학금은 아쉽게도 떨어졌지만 다행히 쉐브닝 장학금에 합격되었기 때문에 저는 엑시터 대학(University of Exeter)에서 행정학(Public Administration)을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미 OSCE의 환경이 매우 국제적이기 때문에 동료들과의 교류에서 크게 다른 점은 없고 귀국 후에도 OSCE에서 계속 일할 계획이기 때문에 커리어 전환을 위한 것은 아니었지만 행정학이라는 새로운 분야의 공부가 매우 재밌고 다른 나라의 정부나 행정 사례들을 공부하면서 타지키스탄 정부의 앞으로의 나아갈 길과 응용할 수 있는 방법들을 학문적으로 모색해보는 보람있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선진국에서 1년 간 직접 생활해 보는 것 자체가 좋은 경험이었는데 예를 들어 타지키스탄에서는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전력이나 도로망 혹은 인터넷망 부족과 같은 문제가 영국에서는 없기 때문에 생활적인 면에서도 타지키스탄의 개선점을 뚜렷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영국의 발달된 의료 및 교육 시스템을 몸소 경험하면서 이러한 모든 체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조국의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는 동기가 더욱 확고해졌다고 생각합니다. 귀국 후에는 더 다양한 OSCE의 업무를 통해 점점 타지키스탄의 발전과 사회 변화에 크게 기여하는 인물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청년들에게 공유하고 싶은 말을 부탁드립니다.  



마누체르: 저는 아직 젊은 청년들이나 청소년들에게 아무리 어려운 환경에 있더라도 긍정적인 자세를 가지고 꿈을 포기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사실 제가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입시 시험을 준비할 때 저희 어머니가 유방암으로 인해 정말 많이 아프셨어요. 일하던 직장을 그만 두시고 몇 달 째 아픈 상태셨기 때문에 경제적으로도 사정이 정말 힘들었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병석에서도 제 입학금과 학비 걱정을 하셨고 저는 어머니의 건강과 제 입시 걱정으로 굉장한 스트레스와 압박감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 저는 대학에 진학하는 꿈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고 그럴 수록 더욱 공부에 매달렸습니다. 정말 다행히 입학시험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어 장학금을 받으며 대학에 진할 수 있었지만 결국 어머니는 1년 후에 유방암이 악화되어 세상을 떠나셨어요. 당시 저는 어머니와 둘이 살았기 때문에 어머니를 더 잘 돌봐드리지 못했다는 생각에 마음이 힘들긴 했지만 어머니가 저의 대학입학을 자랑스러워하셨던 사실에는 지금도 당시 힘든 상황에서도 끝까지 노력하길 잘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에는 당시 결혼해서 분가해 살았던 누나네 식구와 함께 살아서 외로움을 크게 겪진 않았지만 곧 경제적으로 자립해야겠다는 생각에 학업과 동시에 주어진 일 경험에도 최선을 다했던 것이 지금까지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비결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청년들에게 늘 긍정적인 마음으로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주어진 기회를 잘 붙잡아 최선을 다하면 분명히 좋은 결과가 올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힘든 상황에서도 성실함과 희망을 잃지 않고 전진해 온 마누체르. 조국 타지키스탄의 발전을 위해 헌신하며 더욱 큰 역활을 담당할 마누체르의 앞으로의 활약이 더욱 기대됩니다.



저자 약력: 런던 소재 국제금융기구인 유럽개발부흥은행  (EBRD) 근무. 유럽, 중앙아시아, 북아프리카 등EBRD의 약 30개 개발도상국 관련 업무 담당. 해외 투자 은행, 사모 펀드, 임팩트 펀드, 프랑스 OECD 근무.

매거진의 이전글 #12. 더 나은 내 조국 타지키스탄을 위하여 (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