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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치아 Aug 29. 2024

주식을 끊기로 했습니다 feat. 계좌 인증

-7,972,257

어떤 주식을 샀는지까지 공개하면 너무 부끄러우니까 손익만 공개해 봅니다. 전 세계 증시가 휘청한 지난 5일 '블랙 먼데이'에 용감하게 '떨어지는 칼날'을 잡아 삼성전자를 나름 저점에 산 덕에 800만 원대 손실을 겨우 면했네요.

-50%에 가까운 수익률인데, 주식 투자에 투입한 총알이 그리 많지 않아 정말 천만다행입니다. 그나마 위안인 것은, 2020년 동학개미운동이 일기 조금 전에 매수해 둔 주식들이 투자 열기에 가격이 올라 다음 해 1000만 원 정도 벌어 예수금을 한 차례 뺐다는 것. 아무것도 모르는 주린이가 1000만 원을 벌었으니, 어떤 생각이 들까요?

'나 주식 천재인가?'

이런 오만함이 지금의 처참한 주식계좌를 부른 것 아닐까 싶습니다. 어쨌든 그래서 아직 200만 원 정도 이득이라고 위로해 봅니다.

하지만 4년 동안 넣다 뺐다 했던 돈들을 얌전히 은행에 놨다면 불안하고, 정신없는 일 없이 저 정도 벌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생각난 김에 확인해 보겠습니다.

오늘 2024년 8월 25일 기준 예금 금리가 1금융에서 최고 3.75%. 적금의 경우 1금융 특판상품이 13%까지 나오네요. 엄청납니다.

실제와 다른 수 있지만, 간단하게 일전에 계좌에서 출금한 1000만 원과 현재 계좌에 총 매입금액으로 나오는 1674만 원을 합한 금액인 2674만 원이 그동안 주식에 투자한 돈이라고 친다면, 1년 이자가 다음과 같습니다.

2674만 원 ×0.0375=약 100만 원
2674만 원 ×0.13=약 347만 원

그동안의 주식 투자로 일반 예금보다는 많이 벌었고, 적금보다는 적게 번 셈입니다.

답은 정해졌습니다.

"주식을 정리하자"

사실 이 생각에 도달하게 된 건 종종 뵙는 대표님의 영향이 큰 것 같습니다. 그 대표님은 저를 볼 때마다 "주식하지 마세요~"라고 부드럽고도 단호하게 말씀하십니다.  

이직이라는 것을 해본 적 없이, 젊은 시절 단 한 번의 취직 후 사업만 줄곧 해오신 분이라 돈의 흐름과 유통에 대해 빠삭한 삶을 살아온 분일 텐데, 자꾸만 주식을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새파란 저의 주식 계좌를 보신다면 놀라고 많이 혼내실 겁니다.

주식을 하지 말라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성공할 확률이 너무 낮다는 것. 주식과 사업을 비교해, 둘 중 하나를 택하라면 망설임 없이 사업을 택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남이 하는 사업에 투자하기보다, 차라리 사업해 자기 자신에게 투자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

그 '확률' 때문에 아주 피곤할 수밖에 없다는 게 바로 주식이라는 겁니다. 사업도 성공할 확률이 낮아, 그 틈에서 성공을 위해 노력하느라 머리가 아픈데, 와중에 성공 확률이 낮은 주식투자까지 하고 싶지 않다는 대표님 말씀을 들으며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나에게 또한 주식 투자란 돈 몇 푼 벌겠다고 했다가 '몰입'을 방해하는 일이 되겠다'

직장인이 촌각을 다투는 주식창을 계속 바라볼 수 없기에, 적절한 가격에 사더라도 제때 팔기 어렵죠. 좋은 정보를 알게 되더라도, 실제 주가에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건 투자자들이 늘 하는 말이기도 하고요.

어느 날 자산운용사 대표 출신인 한 인사를 만나 '투자의 노하우'를 물어본 적 있습니다. 그런데 그분이 "투자해서 돈 번 건 얼마 안 되고..."라고 하시는 겁니다. 저는 제가 모르는 게 많아서 내 주식이 마이너스를 냈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런데 자산을 운용하는 곳의 대표는 저와 달리 아는 것이 많겠죠? 그럼에도 투자로 돈 번 것이 얼마 되지 않는다니. 증권부에서 사람들을 만나 취재하면서 다음과 같은 생각을 자주 하게 됩니다.


1. 주식으로 정말 돈 번 사람은 정말정말 드물다. 벌다가도 잃어서.
2. 주식으로 돈 벌었다는 사람은 잃은 것은 이야기 안 한다.
3. 주식 바닥에서는 잘 알고 모르고가 결과값을 크게 달리 하지는 않는 듯하다. 증권사 직원들 중에서 돈 벌었다는 이야기 못 들었다.
4. 그럼에도 공부해 알고 투자해야 하는 이유는 더 많이 벌기 위해서라기보다 리스크 방어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4년 동안 200만 원의 수익을 낸 상태이지만, 앞으로는 어떤 상태가 될지 모릅니다. 어쨌든 현재 계좌 잔고는 -797만 원. 이걸 당장 팔아 손실로 인식하기는 너무 아까우니, 그냥 묻어뒀다가 감사히 어느 날 원상 복구되면 모조리 팔아버릴 예정입니다. 도대체 언제일까요...ㅠㅠ 왜 이 기다림을 사서 해야 하나요...

일단 수익을 낸 것부터 팔아 치울 예정입니다. 그렇다면 재테크를 안 할 건가? 그건 아닙니다. 여전히 고금리 시대인데 금리 하락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남지 않은 기회를 노려 예금이나 적금을 우선으로 알아보고자 합니다. 알아볼 때는 당연히 조사가 필요하겠지만 확실한 이자가 있기에 결정한 뒤엔 신경 쓸 일이 거의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수익률에 욕심을 낸다면 ETF도 조금 더 공부해서 장기 투자 해보려 합니다. 하지만 이것도 보수적으로!

"여러분, 돈 잃고 싶지 않으면 절대 주식 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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