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땐 아름답기만 하던 인어공주가 지금도 과연 그렇게 느껴질까? 인어공주의 슬픈 사랑 이야기에 압도되어 다리대신 지녔던 지느러미도 아름답게만 느껴진 건 아니었을까..
태어났으니 어쨌든 살아야 하는데 이러저러하게 살아지는 것이 모두 좋기만 한 것이 아니다. 좋지도 나쁘지도 않게 그럭저럭 살아지면 그나마 다행인데 가시덤불로 던져지거나 불속으로 뛰어드는 부나방 같은 삶도 있다. 그걸 견디지 못하고 호숫가에 몸을 던져 버리는 이가 있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와.
생존본능이란 것이 사람의 모양도 변형시킬 수 있을까?얼마나 강해야 그렇게 될까. 아무것도 모르고 타의로 죽음을 맞이하기엔 억울한 나머지 아가미가 선물처럼 돋아났을까?
고단함을 잊고 싶어서 소설을 읽기도 하는데 책에 나오는 사람들도 고단하다. 극적인 드라마 한 편을 보는 것 같았다. (웹툰도 있다고 함)
힘든 현실을 잊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 현실 불가한 상상을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앤도 그랬잖은가? '공상'이란 단어를 앤을 읽으면서 처음 알았던 것 같다. 상상, 공상, 망상.... 여기서 망상은 그리 나쁘지 않은 것이라고 한정하고.
세상은 넓기도 하지만 좁기도 하다. 마음만 먹으면 알고 싶은 사람을 찾을 수도 있다. 도저히 믿기지 않는 이야기를 믿는 사람이 나타난다. 왜냐면 그들은 직접 눈으로 봤으니까. 무해하고 순전한 그가 매개체 역할을 하게 되어 꼬리처럼 이어지는 인연들. 슬프고 아름답고 기이한 이야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