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오랫만에 흰 절떡을 먹었다.
중앙시장 떡집 열두광주리에서 수 조각에 2천원 했다.
좋았다.
“세상에 맛 없는 게 절떡이에요”라고 말했던
우리 고등학교 1학년 때 국어 선생님은
아직은 너무 젊으셨던 것이다.
흰 떡의 맛을 알기에는.
달도 없는 밤에 조용히 앉아 흰 절떡을 먹어보자.
쑥이나 뭐나 넣은 게 아닌, 그냥 흰 떡을.
엿물에나 뭐에나 찍어먹지 말고 그냥 먹자.
찬 물만을 동무로 해서 먹자.
이 떡을 처음 먹었던 꼬마가 되어 먹자.
어머니도 떠나신 이 세상에서
살아온 세월에 묻은 허물이 부끄러워
나는 뜨뜻한 하얀 떡을 천천히 먹자.
그 소박한 맛에 배부를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