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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언드래곤 Oct 13. 2024

버킷리스트를 지우다
- 트롬쇠 여행 Ep.2

본격적인 투어의 시작, #순록, #오로라투어

다른 세상에서 살아가는 다른 삶

나는 예전부터 새로운 삶을 알아가는 것에 흥미를 가지고 있었다. 저 사람이 하는 일은 어떤지, 이 사람이 하는 일은 어떤지 경험해 보고 배워보고 싶었다. 그러다 보면 쉬워 보이는 일이 생각보다 어려울 때도, 어렵게 보이는 일도 생각보다 쉽기도 했다. 같은 일도 적당히 하는 사람과 최고가 되려고 하는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도 참으로 다르다. 적당히 하는 사람은 남는 시간을 더 가치 있게 꾸미기도 하고, 최고가 되는 사람은 사소한 것도 놓치지 않는 꼼꼼함을 보여주곤 했다.


본격적인 트롬쇠 여행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먼저 저번글에서 얘기를 안 한 것이 있는데, 트롬쇠에 도착하자마자 우리가 들른 곳은 다른 데가 아닌 투어리스트 센터였다. 


P성향도 오로라 여행을 계획해야 할까?

나는 여행할 때, 교통편과 숙소 정도만 알아보고 다른 계획을 짜지 않는 편이다. 생각보다 여행을 다니다 보면, 계획한 대로 안 흘러가는 경우가 많고 어떤 여행지는 기대보다 더 좋아서 시간을 더 보내고, 어떤 여행지는 실망이 커서 금방 떠나고 하다 보면 계획이 무슨 소용이 있나 싶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번 여행의 주목적은 오로라인데 이 오로라 여행이 참 어려운 것이 날씨에 굉장히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우리가 예언자가 아닌 이상 미리 오로라 투어를 예약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서 우리가 선택한 방법은 트롬쇠에 도착하자마자, 현지 여행사에 가서 날씨 예보를 보고 가장 적절한 날에 오로라 예약을 하고, 나머지 투어리스트를 정하는 것이었다.


Visit Tromsø

찍은 사진이 없어서 홈페이지 사진으로 대체

트롬쇠의 공식 여행사인데, 이곳에 가면 각종 예약을 진행할 수 있다. 

https://maps.app.goo.gl/EZCuv3Ye1RJ3yyo3A


어떤 여행을 하고 싶은지는 미리 홈페이지를 통해 알아가도록 하자. 물론, 현장에서 설명을 듣고 정해도 되지만, 그래도 그 자리에서 예약까지 진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좀 힘들 수 있으니 미리 정보정도는 알고 가는 것이 좋다.


물론, 인터넷으로도 여행 예약을 진행할 수 있다. 먼저,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같은 여행을 한다고 해도 방법은 여러 가지이다. 오로라만 해도, 어떤 방식으로 여행하느냐에 따라 가격도 시간도 콘텐츠도 천차만별이다. 따라서 본인이 정말 하고 싶은 투어방식이 있다면, 미리미리 인터넷으로 예약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다만, 우리는 앞에서 말한 것처럼 여행의 1번 목적이 오로라이고, 오로라를 잘 못 본다면 돈을 더 많이 써서라도 오로라를 보는 게 우선순위라 다른 여행 예약을 미리 진행하지 않았다. 


미리 예약을 하지 않아도, 투어 방식이 달라질 뿐, 투어 자체를 못할 가능성은 매우 매우 낮다. 왜냐하면 한 가지 여행종류를 제공하는 업체가 정말 정말 많이 있기 때문에, 여행사를 방문하면 어지간해선 여행 자체는 다 가능하다. 퀄리티가 좀 다를 뿐...


참고로, 우리가 예약한 여행들을 정리하면

1. 사미족 투어 및 순록 밥 주기 (+순록 썰매)

2. 오로라 투어

3. 고래 관람

등이 있다. 이 외에도 사우나, 개썰매, 스노모빌, 아이스호텔 등등 여러 가지 즐길 거리가 있다.

사미족의 삶을 찾아서

사족이 길었다. 본격적으로 여행을 가보자. 우리가 투어리스트 센터를 방문해서 여러 가지를 물어보고, 결정한 첫날 여행 스케줄은 오전에 사미족 체험을 하고, 저녁에 오로라투어를 가는 것이었다. 예약할 때, 집결지 정보와 시간을 알려주니 그 시간에 맞춰서 해당 장소에 가면, 수많은 사람과 수많은 여행사들이 각자 본인 회사를 나타내는 옷과 차량을 가지고 사람들을 안내하고 있다. 대충, 그런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 몇 명 붙들고 물어보면 본인 여행을 놓치지 않고 찾아갈 수 있을 거다.


아침에 버스를 타고 갔다


사미족 투어는 약 시내에서 약 한 시간 떨어진 곳으로 관광버스를 타고 갔다.




도착하면, 아무것도 없는 눈 내린 공터에 간이 화장실과 사무실 정도의 작은 건물 몇 개만 보이는 곳에 도착한다. 그러다 한쪽에 추위를 녹일 수 있는 불을 피워두고, 대기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둔 뒤, 순록에게 밥을 주는 액티비티부터 진행했다. 

여기서 만약에 북유럽 추위를 너무 무시하고 온 사람은 추가로 입을 수 있는 옷을 대여할 수 있다. 너무 추우면 꼭 말을 하도록 하자. (진짜 많이 춥다)



순록이 모여있는 곳에 직접 들어가서 밥을 줄 수 있는데, 순록 자체는 정말 순하다. 그러나, 가이드가 주의를 주는 게 있는데 먹이통을 밑으로 숙여서 들지 말라고 한다. 순록은 순딩순딩 하지만 먹이만 보고 달려들 수 있어서 뿔에 다칠 수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먹이통은 항상 어깨 위에 메고 다니며, 그 안에 먹이만 손으로 빼서 조금씩 주면 된다.




그리고 썰매도 탈 수 있는데, 나는 굳이 썰매는 신청하지 않았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으로 순록이 끄는 썰매가 다른 썰매랑 무슨 차이가 있을까란 생각에 타지 않았다. 만약 타고 싶다면, 미리 예약을 해도 되고, 현장에서 추가 금액을 지불하고 탈 수도 있었다. 


그렇게 순록을 구경한 다음에는 실내 건물로 들어가서 우리가 본 그 순록의 고기(!)를 먹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물론, 바로 잡은 건 아니다.


우리가 순록에게 먹이를 주고, 그 순록을 우리가 먹는다. 아 이 얼마나 위대한 생태계 순환인가




그렇게 밥을 먹으면서, 사미족에 대한 여러 가지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사미족의 삶과 언어, 생활 방식, 가치관 등등 다양한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북유럽 소수민족으로써 전통을 지켜가며, 삶을 영유한다는 것이 굉장히 흥미롭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사미족 투어는 끝이 났다


본격적인 오로라 투어

다음으로 신청한 것은 본격적인 오로라 투어였다. 사미족 투어를 끝내고 시내로 돌아온 시간은 약 오후 2시 반이 조금 넘은 시각이었다. 그리고, 예약한 오로라 투어는 저녁에 출발하기에 남는 시간은 쇼핑과 휴식으로 채웠다. 


참고로 오로라 투어는 종류가 굉장히 많다. 홈페이지만 들어가 봐도 알 수 있지만, 여러 가지 교통수단을 총동원해서 오로라 투어를 진행한다. 우리가 정한 것은 미리 마련된 베이스캠프로 가서 오로라를 보는 투어였다. 사실, 오로라 투어는 날씨 사정에 따라 융통성 있게 예약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다행히 우리가 여행할 때는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이었기에, 딱히 Aurora chasing을 하지 않아도 상관없어서 예약했지만, 만약 구름 낀 날이라면 그에 맞게 이동하면서 정말 Aurora를 찾아다니는 투어가 더 적절하리라 생각한다.


다만, 오해하면 안 되는 사실 하나! Aurora chasing 은 오로라를 따라다니는 것이 아니다!


조금 생각해 보면 당연한 사실이지만, 오로라는 하늘 위에서 벌어지는 자연현상이기에 따라다닌 다는 표현은 말이 안 된다. 그러면 Aurora chasing 은 뭘 말하는 거냐 하면, 구름이 없는 지역을 찾아다니는 것이다. 보통 가이드가 좋은 스폿 몇 개를 알고 있고, 가이드끼리도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최대한 구름 없는 곳으로 이동하면서 오로라를 기다리는 것이 Aurora chasing이다. 이런 정보를 참고해서 적절한 투어를 예약하도록 하자.



투어는 작은 밴이 픽업을 하러 온다. 오로라도 투어의 종류에 따라 인원 차이가 있겠지만, 내가 신청한 투어의 경우 약 7~8 명 정도의 인원이 함께하는 투어였다. 차량을 타고 베이스캠프로 약 1시간 안되게 이동을 했다. 가면서, 여러 가지 오로라에 대한 얘기를 했고, 다양한 수다를 떨면서 캠프로 향했다.


캠프는 역시 안에 불을 피워놓고 안에서 따뜻한 차, 커피와 간단한 간식을 먹을 수 있었다. 그 이후로는 진짜 무한정 기다림이었다. 가이드는 특별한 앱을 사용하고 있어서, 안에서 같이 있는 사람들과 여러 가지 수다를 떨다가 앱에 신호가 오면, 나가서 오로라를 보고 돌아오고 이런 루틴으로 진행했다.


마시멜로우를 구워 먹으며, 오로라를 기다렸다


투어는 사실 돈이 아깝다고 생각이 조금씩 들긴 하였다. 딱히 액티비티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저 움막집 안에서 수다 떨면서 기다리는 게 전부이기 때문이었다. 여행을 마치고 난 뒤 생각하는 건데, 오로라 보는 것은 정말 기다림이 전부이다. 기다리고 기다리면 당신에게도 행운이 오리라


그렇게 장시간 기다리다 보면, 가이드가 어느 정도 오로라가 강하게 온다 싶을 때 모두를 데리고 사진을 찍어준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기다리는 동안 얼마든지 밖에 나가서 사진을 찍어도 되고 그동안에 세팅 같은 걸 공유하면서 오로라가 나왔을 때를 대비할 수 있다. 나는 기다리는 동안 진짜 어마어마하게 사진을 찍었다. 하하


기다리면 복이 온다



그렇게 기다림 끝에 오로라가 등장하였다!


일단 위의 사진들은 여행사에서 찍어준 초고화질 사진이다. 가이드는 고가의 카메라와 장비를 대동하여 사람들의 사진을 찍어준다. 확실히 개인이 찍으면 오로라와 인물을 같이 찍는 게 쉽지 않은데, 전문가의 손길은 역시 다르다고 생각한다. 사실상 이 사진을 얻기 위해 투어를 신청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사진은 오로라가 보일 때, 여러 장 찍어준다. 내 독사진만 4장 정도 찍어줬고, 같이 간 친구랑 찍은 게 5장 정도 된다. 사실상 남는 건 사진뿐이여~


이런 식으로 계속 사진을 찍어준다


그리고 위의 사진들은 내가 찍은 것들 ㅎㅎ 정말 많이 찍었지만, 일단 밝기를 조절하기가 상당히 어렵고, 밝기를 맞추면 초점을 맞추기가 어렵다. 기본적으로 셔터스피드를 늦춰야 많은 빛을 받을 수 있어서 밝기를 조절하는데, 그러면 인물 같은 경우 흔들리기 쉬워서 촬영이 정말 쉽지 않다.


만약 오로라를 보러 갈 생각이라면, 미리미리 카메라 설정을 공부하고 연습해 가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끝으로

사실 오로라 투어를 신청한 날은 굉장히 평범한 날이라고 한다. 오로라가 찐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볼 수 있었고, 날씨가 안 좋아서 허탕 치는 경우도 많다고 들었는데, 그래도 날씨가 좋아서 오로라를 놓치지 않았으니 말이다. 가이드의 이런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내가 정확히 검증할 수는 없지만, 개인적으로 이 투어는 조금 아쉬움이 남는 투어였다.


왜냐하면


난 정말 찐한 오로라를 보았기 때문이지 후후


다음 글에서는 고래 관람과 그 환상적인 오로라에 대해 얘기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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