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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언드래곤 Nov 04. 2024

버킷리스트를 지우다
- 트롬쇠 여행 Ep.4

기타 여행한 곳

가장 완벽한 계획이 뭔지 알아? 무계획이야

내 MBTI는 검사할 때마다 조금씩 바뀌는 거 같은데, 그걸 떠나서 나는 계획이 틀어지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난 역으로 계획을 잘 안 짜는 편이다. 계획을 짜지 않으면 그게 틀어지는 일도 없기 때문이다. 극한의 J와 P는 서로 통한다는 걸까나?


역대급 오로라를 보고 난 후, 우리는 트롬쇠에서의 여행 계획이 다 떨어졌다. 오로라를 못 볼걸 대비해서 여유롭게 잡아놓은 일정이라 소원 성취를 하고 나니 우리는 이제 뭐 할까란 생각만이 남게 되었다. 그래서 하루는 서로가 떨어져서 여행을 해보기로 하고 나는 나 홀로 트롬쇠라는 도시를 둘러보게 되었다.


물가가 비싼 노르웨이에서 우리를 구원해 준 곳

트롬쇠를 여행할 계획이 있다면 추천해 줄 브런치 맛집이라 생각하는데, 우리는 여기를 트롬쇠에 묵는 동안 정말 자주 들렸다. 이름은 Backstube Tromso이고, 각종 빵과 커피를 파는 브런치 카페이다. 다양한 빵을 진열해 두고, 원하는 만큼 골라서 계산해서 먹는 곳이다. 


https://maps.app.goo.gl/jyuLteMRS8aRSq1b9



냉정하게 말해서 여기가 노르웨이 최고의 빵집이다라고 말하긴 어렵겠지만 (내가 뭐 여러 군데 돌아다닌 것도 아니고) 시내 중심에 위치해 있어서 여행 가기 전에 편하게 들리기 좋고, 식당에서 밥을 먹으면 너무나 비싸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만큼 사 먹으면서 적절히 끼니를 때울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그렇게 적당히 끼니를 해결한 이후에 본격적으로 트롬쇠를 걸어 다니기 시작했다.


백야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도시


해가 뜨지 않는 겨울이라 항상 어두운 도시였지만, 그렇기에 사진을 찍는 재미가 있었다. 카메라를 들고 다니면서 여기저기 풍경 사진을 찍기 시작했는데, 너무나 경치가 아름다운 곳이 많아서 몇 걸음 걷지도 않았는데 시간이 훅훅 지나가고 있었다.



여담으로 돌아다니다가 아일랜드에서 혼자 여행온 여성을 만났는데, 서로의 사진을 찍어주면서 얘기를 했었다. 근데, 찍어준 사진이 다 초점이 나갔다. 실망... 나는 잘 찍어줬는데 ㅠㅠ 그렇게 열심히 사진을 찍으며 돌아다니다가 다리가 좀 아프고 추워진 나는 실내에서 몸을 녹일 곳을 찾았다.



북극의 삶을 알 수 있었던 곳

딱히 계획하고 간 곳은 아니고, 날씨도 춥고 지쳐서 커피 한잔 하면 좋겠다는 심정으로 구글 맵을 켜보니 근처에 박물관이 있어서 들어가게 되었다. 이곳은 The Arctic University Museum of Norway라는 곳으로 학교와 연계된 박물관으로 보였다. 입장료는 학생의 경우 공짜, 어른의 경우도 110 NOK 정도의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고 있어서 큰 부담이 되지 않았다.


이곳에는 다양한 정보가 정리되어 있었는데, 노르웨이의 전반적인 역사와 산업, 그리고 트롬쇠 지역의 특징적인 정보까지 총망라되어 있었다. 내가 여태까지 여행하면서 본 것들과 새로운 정보들을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했다.



사미족의 역사, 오로라에 대한 정보, 그리고 마지막은 귀여워서 찍음 


마지막까지 오로라는 빠질 수 없지

그렇게 동네 구경을 하고 돌아다니다 보니 어느새 밤이 되었고, 우리는 다시 모여서 마지막으로 오로라를 보기 위해 또 산을 올라갔다. 이번에 간 곳은 Vardentoppen라는 곳으로 오로라를 보기 좋은 곳이라고 하여 버스를 타고 갔다. 다만, 버스를 타고 정상까지 갈 수 있는 것은 아니었고 거의 등산을 해야 했다. 꽤 많이 걸었다 정말로...


https://maps.app.goo.gl/2xMqfN2i4nvujXaH6



완전히 정상은 아니었고, 정상으로 가는 길은 따로 있었는데 굳이 거기까지 가진 않고 중간에서 틀어서 적당한 곳까지만 올라갔다. 사실 완전 밤이기도 하고, 주변에 딱히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조금 안전을 생각하기도 했다. (그리고 솔직히 좀 많이 힘들었다.)



멋진 야경을 구경하면서 오로라를 기다렸지만, 여기서는 딱히 오로라를 만나볼 순 없었다. 저 장소에서 꽤나 오랜 시간 기다렸던 거 같은데, 운이 다 되었나 하고 내려가고 있었는데,



또 한 번 하늘을 녹색 빛으로 수놓는 멋진 오로라를 볼 수 있었다. 굳이 비교하자면, 오로라 자체는 이 전날에 만난 것보다 대단하지 않았지만, 하늘 전체가 초록색 물결로 요동치는 모습과 트롬쇠에 있으면서 숙달된 카메라 실력으로 인해서 멋있는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이 사진이 제일 마음에 든다. 비록, 모르는 사람의 집 앞에서 열심히 삼각대 설치하고, 각종 각도와 설정을 조절하는 광경이 한편으로 웃길 수 있다는 생각도 하긴 했지만 말이다.


끝으로

이것으로 트롬쇠의 여행은 마무리되었다. 트롬쇠는 물론 오로라를 보려는 목적으로 오는 곳이지만 그걸 제외하고도 정말 많은 매력을 가지고 있는 도시라고 생각한다. 사실 백야를 생각해 보면, 여기에서 사는 것은 좀 힘들지 않을까란 생각을 하지만, 아름다운 자연, 매력적인 역사와 전통을 가진 지구의 북쪽 끝 트롬쇠를 다른 사람에게도 꼭 여행지로 추천하고 싶다.



언젠가 연인과 다시 와보고 싶다~


그럼 여행기는 여기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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