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간 읽은 소설들 ('26년 1월)

by 우주만화가

역시 포스팅은 늦어져야 제맛이지요.

26년 새해가 밝고 1달 동안 읽은 소설들입니다.

새해 들어서는 비문학을 좀 읽어 보려 했었는데, 실패했답니다.

26년 1월의 베스트는 [그녀를 지키다]입니다.



1. 필경사 바틀비 / 허먼 멜빌 / 블루스토브 (오디오 북) (추천)

2. 너무 한낮의 연애 / 김금희 / 문학동네

3. 천 개의 파랑 / 천선란 / 허블

4. 마크롤 가비에로의 모험 / 알바로 무티스 / 문학동네

5. 그녀를 지키다 / 장바티스트 앙드레아 / 열린책들 (Best!)

6.녹나무의 파수꾼 / 히가시노 게이고 / 소미미디어

7. 싯다르타 / 헤르만 헤세 / 민음사

8. 숨 / 테드 창 / 엘리 (추천)

9. 수확자 / 닐 셔스터먼 / 열린책들 (추천)

10. 불편한 편의점 / 김호연 / 나무옆의자


1. 필경사 바틀비 / 허먼 멜빌 / 블루스토브 (오디오 북)

image.png

과장 조금 보태서 다른 책에서 [필경사 바틀비]가 인용된 것을 오만 번쯤 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일전에 [모비 딕]을 보다가 포기한 경험이 있어서 허먼 멜빌의 책에 선뜻 손이 가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때마침 공짜 쿠폰이 나온 오디오북 어플에서 이 책을 발견했습니다. 조금 듣다가 지루하면 끄자는 생각으로 재생했는데, 한 번에 끝까지 다 듣고 말았습니다.

변호사로 일하고 있는 ‘나’는, 새 필경사로 창백한 얼굴의 남자 바틀비를 고용합니다. 어느 오후, 나는 바틀비에게 필사본의 육성 검토를 지시합니다. 그러나 고분고분한 사내인 줄로만 알았던 바틀비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저는 그러고 싶지 않습니다. 저는 그러지 않는 편이 좋겠습니다. 저는 하지 않기로 선택했습니다."

그때를 기점으로 바틀비는 서서히 일도 하지 않고, 사무실에서 나가지도 않고, 먹지도 않으며, 그렇게 숨을 거둡니다.

왜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바틀비’라는 인물에 대해 지금까지도 논하고 있는지 조금은 이해가 갔습니다. 바틀비는 단순한 우울증 환자일 수도 있고, 의인화된 현대인의 무기력일 수도 있고, 자본주의에 대한 대담한 사보타주일 수도 있습니다. 고전의 반열에 오른 작품들이 그렇듯, 이 책도 읽는 이의 상황에 따라 이해의 방향성이 결정될 것 같네요. 개인적으로 저는 바틀비의 행동이 참 공감이 갔답니다.



2. 너무 한낮의 연애 / 김금희 / 문학동네

image.png

김금희 작가는 2020년대 한국 문학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작가라고 합니다. 최근에는 배우 박정민의 출판사에서 출간한 [첫 여름, 완주]의 빅 히트로 대중적인 인지도를 높이고 있지요. 저는 이번에 김금희 작가의 소설을 처음 읽었습니다. 장편소설인 줄 알았는데, 단편집이었습니다.

글을 잘 쓴다,라는 것이 첫 감상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야기에 서늘함이 있습니다. 저는 잘 쓴 단편소설은 ‘서늘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설의 끝에서 인물의 이야기가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 느껴지면, 그 후에 주인공이 겪을 삶의 풍파가 가늠되면서 마음이 얼어붙는데요, 저는 그 감정을 ‘서늘함’이라고 표현합니다. 김금희 작가의 단편에는 그런 서늘함이 있습니다. 사라진 개를 찾던 주인공이 어머니의 깊은 절망을 발견하기도 하고, 정육점에 클레임을 걸었던 주부는 어두운 밤 주차장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정육점 주인을 만납니다. 소녀는 바닷속에서 몸부림을 치지만 그럴수록 해변에서 조금씩 멀어져만 가고, 부모님의 원수를 찾아간 4남매는 복수를 하고 나서야 자신들이 복수하는 법을 몰랐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하지만 두 번째 감상평은, 조금 물린다는 것이었습니다. 다 읽고 나니 여러 편의 단편이 마치 전부 하나의 소설처럼 느껴졌습니다. 주인공은 하나같이 오랫동안 외면했던 진실을 갑작스럽게 마주하게 되는 사람들이며, 하나같이 무능해서 도망쳤거나 무능해서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나 오빠나 남편을 두고 있습니다.

잘 차린 한식 밥상 같았습니다. 맛있고, 몸에도 좋고, 무리 없이 추천할 수도 있지요. 그러나 우리는 이미 너무 맛있는 한식을 너무 많이 맛보았습니다.


3. 천 개의 파랑 / 천선란 / 허블

image.png

[천 개의 파랑]은 기념비적인 작품입니다. 2019년 한국과학문학상 대상 수상작이고, 연극과 뮤지컬로도 만들어졌고, 미국에서 영상화도 될 예정입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제 주위에도 이 책을 추천하는 분들이 참 많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는 재밌게 읽지 않았습니다. 당황스러울 정도였습니다.

장르적 매력이 많이 떨어집니다. 그렇다고 이야기의 중심축을 이루는 가족의 이야기가 재미있거나 감동적이지도 않았습니다. 무엇보다도 저에게는 대사가 너무 오글거렸습니다…

‘경마 말을 타는 로봇 기수’라는 흥미로운 소재가 등장합니다. 그런데 다 읽고 나니, 로봇 기수에 대한 이야기가 소설에서 고스란히 삭제되어도 이야기 진행에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은 것은 한 여고생의 성장 이야기인데요, 저는 이런 류의 성장 서사는 좋아하지도 않을뿐더러, 몸에도 해롭다고 생각합니다.


4. 마크롤 가비에로의 모험 / 알바로 무티스 / 문학동네

image.png

1년에 한 번 정도 남미 문학에 대한 강한 뽐뿌가 오는 날이 있습니다. 알바로 무티스는 콜롬비아 작가이고, 이 책이 처음이었습니다. [백년의 고독]을 쓴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친구라고만 알고 있던 작가였어요.

아주 지루하지만, 재미있었습니다. 문학사에는 문외한이지만, '마술적 리얼리즘' 소설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세계 각지를 떠돌아다닌 마크롤 가비에로라는 기묘한 인물이 겪은 3가지 모험에 관한 책입니다. 첫 번째 이야기는 그가 바지선을 타고 아마존 강을 거슬러 목재공장을 찾아가면서 겪는 몽환적인 모험을 다룹니다. 두 번째 이야기에서는 주인공이 오래된 연인과 함께 파나마에 독창적인 매춘업소를 개업합니다. 마지막 단편에서는 눈이 보이지 않는 노파가 운영하는 하숙집에 머물던 마크롤 가비에로가 의심스러운 물건을 운반하는 일을 하게 됩니다.

주인공은 바지선 위로 뛰어오른 원주민 여자와 잠자리를 갖다가 죽을병에 걸리기도 하고, 당나귀를 끌고 절벽을 오르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지역 게릴라와 군부의 국지전에 휘말리기도 합니다. 생각해 보면 판타지 요소는 하나도 없는데, 읽고 있으면 다른 세상에 떨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주로 밤에 읽어서 그런지 읽다가 잠들고, 잠자다 읽는 패턴이 반복되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마크롤 가비에로에 대한 꿈을 꾸었습니다. 결코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었지만, 도저히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습니다.


5. 그녀를 지키다 / 장바티스트 앙드레아 / 열린책들

image.png

이동진 평론가가 요 몇 년 안에 읽었던 책 중 최고라고 극찬한 프랑스 소설입니다. 긴 말이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최고였습니다. 추천합니다.

주인공은 ‘미켈란젤로’라는 이름을 가진 조각가입니다. 저희가 아는 그 미켈란젤로는 아닙니다. ‘미모’라는 애칭을 가진 주인공은 1900년대가 잉태되던 때에 태어났고, 자식을 조각가로 키우고 싶었던 어머니에 의해 ‘미켈란젤로’라는 거대한 이름을 받았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미모는 난쟁이입니다.

이야기는 이 재능 있는 예술가의 삶의 궤적을 따라갑니다. 그의 예술. 그의 인생. 그의 열등감. 그의 꿈. 성공과 실패. 그리고 40년이 넘는 은둔생활. 교황청에 의해 깊은 수도원 속에 봉인되어 버린 그의 마지막 걸작까지.

아, 물론, 당연히, 사랑이 있습니다. 그저 좋아하는 것은 사랑이 아니라고, 이 책은 말하는 것 같습니다. 좋아하며 싫어하고, 보듬으면서 상처 주는, 그러나 끝내 그녀를 위해 모든 것을 버리는, 그런 것이 사랑입니다. 제목처럼 말입니다. ‘그녀를 지키다’는 정말 잘 지은 제목입니다. 책을 다 읽고 나면 ‘그녀를 지키다’라는 문구만 보아도 온몸에 전율이 일 것입니다. 저에게는 이번 달의 소설이자, 높은 확률로, 올 해의 소설이 될 것 같습니다.

초반에 약간의 진입 장벽이 있습니다. 프랑스 소설 특유의 ‘쪼’가 살짝 있습니다. 마치 점을 찍어 그림을 그리는 것처럼 파편화된 문장으로 상황을 묘사하는 부분들이 있는데요, 집중력이 떨어진 채로 이 부분을 읽으면 페이지가 잘 넘어가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초반만 잘 넘어가면, 압도적인 이야기의 힘에 휩쓸려 단숨에 마지막 장까지 도달하시게 될 겁니다.


6. 녹나무의 파수꾼 / 히가시노 게이고 / 소미미디어

image.png

히가시노 게이고는 3달에 한 권씩 장편을 낸다는데, 그것만으로도 저는 이 사람을 창작 대마왕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이후로 히가시노 게이고는 제가 '훈훈한 추리 동화'라고 부르는 따듯한 추리 이야기를 꾸준히 내고 있는데요, 이 책도 그런 류 중 하나입니다.

어린 나이에 어머니를 잃고 세간의 풍파 속에서 소진되던 주인공은 먼 친척 할머니의 도움으로 거대한 녹나무가 있는 신사의 관리인 자리를 얻습니다. 찾아오는 손님도 별로 없는 작은 신사지만, 여기에는 한 가지 신비한 점이 있습니다. 바로 한 밤 중에 녹나무 속에서 이루어지는 ‘기념’이라는 의식입니다. ‘기념’을 예약한 사람은 작은 촛불을 하나 들고 녹나무 속으로 들어가 무언가를 하고 나옵니다. 과연 그들은 나무속에서 무엇을 하는 것일까요? 그리고 주인공과 친척 할머니 사이에는 어떤 사연이 있는 것일까요?

서스펜스도 없고, 큰 사건이 벌어지지도 않지만, 소소한 감동은 있습니다. 어떤 거대한 대하소설의 초입부 같은 느낌도 있습니다. 제 생각에 이 책은 히가시노 게이고가 야심 차게 준비한 노후 대비 프로젝트입니다. 필시 ‘녹나무와 기념’이라는 독특한 설정을 배경으로 장편을 대여섯 편은 써낼 것 같습니다. 녹나무 연금이라고나 할까요?

아니나 다를까, 벌써 [녹나무의 여신]이라는 후속작이 있군요!

여담이지만, 만약 이 책을 재밌게 읽으신 분이라면 히가시노 게이고의 숨겨진 명작 [도키오]를 꼭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7. 싯다르타 / 헤르만 헤세 / 민음사

image.png

싯다르타가 깨달음을 얻는 과정을 그린 헤르만 헤세의 고전입니다. 유튜브에서 보았는데요, 이상하리만치 이 책이 우리나라에서 인기가 많다고 합니다. 민음사 문학전집 중에서도 판매량이 매우 높은 쪽이라고 하더군요. 어째서일까요? 좋은 책인 건 당연하지만, 이유를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어느 부자 상인의 아들로 태어나 부족함 없이 자란 싯다르타는 어느 날 깨달음에 대한 강한 열망을 느낍니다. 꺾을 수 없는 고집으로 부모님을 설득한 그는, 친한 친구 한 명과 함께 깨달음을 얻기 위한 긴 여행을 떠납니다.

무엇이 깨달음이고, 어떻게 해야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까요? 싯다르타는 신통력까지 얻은 브라만들과 함께 고행에 임해 보기도 하고, 위대한 스승에게 직접 가르침을 청해보기도 하지만, 깨달음에 도달하지 못합니다. 순간의 깨달음은 있으나 곧 모순을 발견합니다. 결국 세속의 욕망에 유리된 고행, 오로지 사색을 위한 것만 같은 사색에 염증을 느껴 애욕과 물욕의 시간에 몸을 투신해보기도 합니다.

그러는 동안 젊고 아름다웠던 싯다르타는 늙고 지친 노인이 되어 갑니다. 과연 싯다르타는 본인이 열망했던 깨달음에 다다를 수 있을까요? 또한 비공식 불교도 헤르만 헤세의 눈에 비친 불교적 가치관은 어떤 형상이었을까요?

책이 전반적으로 격언집 같은 느낌이 있고, 분량도 많지 않기 때문에, 점심시간에 틈틈이 읽어보아도 좋을만한 책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를 말씀드리자면, 이 책의 주인공 싯다르타는 우리가 아는 바로 그 ‘고타마 싯다르타’가 아닙니다. 대신 소설 속에 ‘고타마 싯다르타’가 등장하기는 합니다. 읽다 지루해질 때쯤 등장하기 때문에, 그 부분을 읽으며 조금 졸음을 쫓을 수 있습니다.


8. 숨 / 테드 창 / 엘리

image.png

테드 창은 현존하는 최고의 하드 SF 작가 중 한 명입니다. 영화 [컨텍트] (원제 Arrival) 원작 소설 [당신 인생의 이야기]의 원작자이기도 합니다. 주로 단편 SF를 많이 쓴다고 하네요. 우리나라에는 두 권의 단편집 [당신 인생의 이야기]와 [숨]이 번역되어 있습니다.

대부분의 단편을 재밌게 읽었습니다.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주기]라는 단편만 조금 지루했고, 나머지는 첫 문장부터 마지막 문장까지, ‘와, 대박. 어떻게 이런 생각을?’이라고 혼잣말을 되뇌며 순식간에 읽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설정의 독창성이 뛰어나고, 마치 정교한 3D 퍼즐을 완성하듯 복선을 칠한 문장을 하나하나 쌓아 올리는 과정들이 지적 쾌감을 줍니다.

예컨대 이런 식입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는 단편에는 어느 장난감 회사에서 발명한 ‘누름 예측 버튼’이 등장합니다. 눌리기 1초 전에 빛을 반짝이는 버튼입니다. 사람들은 이 버튼을 속이기 위해 모든 방법 (심지어 우연에 기댄 방법까지 동원해서)을 쓰지만, 아무도 ‘누름 예측 버튼’을 속이지 못합니다. 자, 세상에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옴팔로스]라는 단편은, 창조론이 과학으로 입증된 세상이 배경으로 등장합니다. 사람들은 나이테가 없는 나무, 혹은 배꼽이 없는 미라를 통해 세상이 신에 의해 창조되었다는 것을 증명해 냅니다. 이 세계에서 과학자는 ‘신의 권능을 발견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어느 천문학자가 발표한 사소한 천문학 논문 하나가 세계를 뒤흔들게 됩니다. 무슨 내용일까요?

궁금하시다면, 책을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9. 수확자 / 닐 셔스터먼 / 열린 책들

image.png


무난하게 재미있는 미래 판타지 소설입니다. 간단하게 설정만 언급하고 넘어가겠습니다.

근미래, 인류는 죽음을 극복하고, 노화마저 극복합니다. 회춘 기술과 치료 기술은 발전의 정점에 도달하게 되고, 사람들은 모든 형태의 죽음으로부터 해방됩니다. 머리가 부서져도 나노로봇이 치료해 주고, 주사 한 방에 다시 20대가 되는, 그런 세상입니다.

문제는 지구가 인간을 무한히 부양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우주개발은 실패로 돌아갑니다. (머스크…) 인류가 존속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의 ‘죽음’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수확자’라는 존재가 탄생하게 됩니다.

수확자는 인류 전체로부터 살인을 허가받았고, 더 나아가 권장받는 집단입니다. 그들은 슈퍼컴퓨터 계산 결과를 바탕으로 매 해 일정 수의 사람들을 죽입니다. 인구 유지를 위해서 말이지요. 재밌는 것은, 이 수확자들이 미래 세계에서는 슈퍼스타 같은 인기를 누린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모든 요금과 비용을 면제받고, 어린이들은 그들의 얼굴이 된 포토카드를 교환하지요.

주인공은 본인의 의사에 반해 ‘수확자 후보’가 된 소년과 소녀입니다. 자, 그다음 이야기는 상상되시지요? 사랑이 꽃피고, 당연히 그 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 됩니다. 이야기는 주인공 소년과 소녀가 이 미래 세계의 빛과 어둠으로 거듭나며 마무리됩니다. 본격적인 이야기는 2권 [선더헤드]와 3권 [종소리]에서 이어질 것이라는 예고를 남기며…


10. 불편한 편의점 / 김호연 / 나무옆의자

image.png

김호연 작가의 슈퍼메가히트작 [불편한 편의점]입니다. 170만 부가 팔렸다고 하네요 와우…

서울역 근처 편의점에 취직하게 된 노숙자 독고씨, 편의점 사장 엄여사, 그리고 편의점 손님들이 주인공인 옴니버스 소설입니다. 뜨끈하고 잔잔한 소설입니다. 클리셰란 클리셰는 다 들어간 소설입니다. 그래도 거북함 없이 읽게 되는 것은 작가의 글솜씨 덕분입니다.

아주 똑똑한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말맛이 좋아 읽을 때 감칠맛이 있습니다. 거기다 술술 읽힙니다. 얼마든지 더 힘주어서 잘 쓸 수 있음에도 힘을 빼고 쉽게 쓰려고 한 것이 느껴집니다. 술렁술렁 쓴 것 같지만, 실상은 아주 치밀하게 생각하고 쓴 소설 같습니다.

소설에 매일 밤 편의점 앞에 앉아 ‘참참참’ 세트를 야식으로 먹는 중년 남성의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그 모습이 글로 읽고 있음에도 너무 맛깔나게 느껴져서 야밤에 파카를 걸치고 나가서 참참참 세트를 사 왔더랍니다. 참참참 세트. 뭔지 아시겠어요?

금요일 연재
이전 19화진정한 복수의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