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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름 Jun 11. 2024

한여름 손잡기

<영화처럼 산다면야> (동선.이연 지음)

멀다면 먼, 가깝다면 가까운.

돌아보니, 맞춤한 것도.


언제나, 늘,

짝꿍처럼 무서움 달고 온 너, 사랑.

혼자라면 진즉에 내뺐을

한여름 빗속을 불덩이 안고

한달음에 달려온 여기, 이 자리.


다시, 유월.

또, 여름.


그때처럼.


'책 <영화처럼 산다면야>는 이연님과 동선님이 영화를 매개로 주고받은 글을 모은 책입니다. 두 사람은 어릴 때부터 영화광입니다만, 이 책에서 영화는 삶의 이야기를 부르는 길라잡이 역할을 합니다. 영화로 시작하지만 어느덧 두 사람의 묵직한 이야기로 우리를 이끕니다. 두 사람의 이야기가 예사롭지 않은 건 삶을 대하는 두 사람의 태도와 시선이 남다르기 때문입니다. 초월과 집착, 밀어냄과 끌어당김, 솟아오름과 가라앉음, 신성과 악마성, 자기의 내적 분열을 회피하지 않고 내 속의 다중성을 옹호합니다.


이를 위해 이 두 사람이 택한 전략은 기억입니다. 망각이 편할 텐데, 기억의 편에 서기로 했습니다. 이 우주에서 그걸 아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는 책임감마저 느껴집니다. 놓치지 않으려는 기억, 곱씹어 단물이 배어나는 기억, 삶의 실마리. 그 기억은 그저 낭만적인 추억이거나 넋두리가 아닙니다. 글 속에 소리가 들리고 냄새가 나고 입에 씹히기도 합니다. 두 사람이 맡은 냄새, 감촉, 맛, 그리고 타인과의 인연이 어떻게 삶과 닿아 있고 삶을 밀고 나가는 힘이자 변곡점이 되는지를 탁월하게 보여줍니다.'


- '어떻게든, 넘어가겠죠' 추천사 중에서. (김진해 경희대 선생. 저서 <말끝이 당신이다>)


흰 눈송이 나리던 지난겨울에서

두서없이 꽃이 피고 지던 봄날 지나 여름 문턱.

눈 뜨면 노트북 싸들고 도서관으로, 카페로 갔어요.

거기, 날 가두고 글을 매만졌어요.

꼭 한 곡만 들으면서, 펄럭이는 마음 지그시 누르고.

기꺼운 형벌. 자발적 죄수.


글이, 읽기가, 쓰기가, 영화가,

이 유월이, 이 여름이, 이 생(生)이

'첫사랑'… '첫사랑'이었어요.

뭣보다 이 책을 쓰고 만드는 그 모든 순간이… 그러했어요.


이 방학이, 이 여름이 끝나지 않았으면 하는

나는, 여름.


글제목은 권누리 시인의 시집 <한여름 손잡기>에서 인용했어요.

사진은 책 <영화처럼 산다면야> 표지이고요.

말 많고 탈 많은 저를 델꼬 예까지 함께 걸어온 동선 작가님, 고마워요.

오래 제 글을 읽고 손 내밀어 준 위시라이프 전미경 대표님, 함께여서 행복했어요. 행복할 거예요.

영화 이야기를 담은 책, <영화처럼 산다면야>는 오늘부터 예스 24에서 예약주문 가능하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여기, 당신, 당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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