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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워커비 Aug 30. 2023

태풍이 칠 때 바다위 기차에서 하루

JR패스 일본 철도 전국 여행 - 북해도편 (4)

실은 8월 29일까지 스케줄을 마치고, 30일에는 부지런하게 일어나서 오사카로 가는 일정이었습니다. 8월 31일까지 JR패스가 살아있었기 때문에 하루를 꼬박 신칸센에서 보내도 저녁에 오사카에 도착할 수밖에 없었죠. 


 아침 일찍 일어나 삿포로역으로 향했습니다. 이 날의 일정은 우선, 8시 39분 차를 타고, 신하코다테 호쿠토로 12시18분 도착해서 환승을 하고 도쿄로 가는 일정이었죠. 



 그런데 불안하더라구요. 전날까지만해도 맑았던 삿포로. 간밤에 보슬보슬 비가 오는 것 같아서 내심 불안했는데 태풍이 올라오면서 하코다테에서 도쿄로 가는 길목의 기찻길에 산사태가 나면서 기찻길이 끊겼다는 것입니다. 


 만약 기차를 타지 않고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면 우회해서 가볼만했을텐데 미처생각을 못했죠. 그리고 일단 미스터도넛에 앉아 메론소다에 도넛 두개를 야무지게 먹고 미리 예약한 티켓을 주워들고 기차에 탔습니다. 




안타깝게도 비가 내리더라구요. 그렇지만, 일단 하코다테까지 가보자. 가면 방법이 있겠지 싶었습니다. 어차피 티켓도 살아있으니 손해볼 것도 없고요. 그렇게 하코다테에 도착해보니 하코다테에는 더 많은 폭풍우가 몰아치더라구요. 아... 망했다..


 그런데, 더 불안한건 태풍이 올라오고있어 다시 삿포로로 돌아가는 길마저 끊길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교통이 끊긴걸 알고 돌아가는 기차를 예매하고 있었고, 저역시도 돌아가는 기차를 끊어놓고 시장으로 갔습니다. 며칠전 먹었던 카이센동이라도 먹으면서 기분을 달랬죠.



 그리고는 다시 우울하게 삿포로로 돌아가는 기차를 끊었습니다. 모든 숙박을 다 정해놓고 출발한 여행이었기 때문에 이제와서 취소할 수 있는 숙박들이 없어 환불도 못받는 것도 슬펐지만, 이제 다시 삿포로로 돌아가서 숙박을 끊어야하는 것도 머리아팠습니다.


 에라 모르겠다. 이렇게 이왕 삿포로에서 하루를 더 보내게 되었다면 홋카이도에서만 판다는 삿포로 클래식을 먹어보자 싶어 맥주와 자가비를 들고 탔습니다. 결국 이렇게 돌아온 삿포로에서 배고파 맥도날드에서 저녁을 챙겨먹고 원래 묵었던 호스텔로 돌아가 잠을 청했습니다. 


 이제 하루 밖에 안남은 JR패스로 다음날 삿포로에서 후쿠오카까지 돌아갈 수 있을까요? 비행기를 타려면 하루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오늘 오사카에 도착했어야, 그다음날 후쿠오카까지 갔을 것이고, 후쿠오카에 가서야 하루 묵고 다음날 귀국을 했을텐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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