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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자인너마저 Jun 22. 2023

지중해의 한가로움을 느끼고 싶다면

프로방스의 기록(下)

마르세유에서 니스, 모나코를 거쳐 이탈리아로 연결되는 지중해 연안(코트다쥐르 Côte d'Azur)은 정말이지 아름답다는 말로는 표현이 부족하더라고요. 왜 이제야 왔을까 싶은 곳이고, 운전의 피곤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지중해(mediterranean sea)는 유럽과 아프리카, 아시아로 둘러싸인 넓은 바다인데요. 말 그대로 지구의 중심인 바다라는 뜻입니다. 옛 유럽인들의 관점에서는 세계의 한가운데에 위치한 바다였겠죠. 지중해 주변은 온대기후에 속하고 강수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따뜻한 날씨 속에서 특유의 한가로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저 역시 2주 가까이 머물면서 멋진 풍경을 본 것도 좋았지만, 사람들의 마음속에 자리한 여유를 느낄 수 있었던 점이 가장 좋았습니다. 바쁜 도시의 삶에서 벗어나 남프랑스에서 느낀 경험을 글로 옮겨봅니다.


생 폴 드 방스 Saint Paul de Vence

https://goo.gl/maps/gSsnW52R9XXTj4U19

니스에 도착하기 20km 전에 '샤갈의 마을'이라 불리는 생 폴 드 방스라는 곳이 있습니다. Hotel Les Vergers de Saint Paul이라는 프라이빗하고 여유로운 호텔에서 1박을 했던 게 기억나네요. 총 15개의 방이 있고, 조식을 직접 방으로 넣어주기도 합니다! 또, 저희를 굉장히 반겨주셨던 호텔 지배인이 한국계 미국인이셨어요. 생 폴 드 방스 마을 입구에 위치하고 주차도 편리해서 마을 왔다 갔다가 편합니다! 


생 폴 드 방스는 산 위에 성벽으로 둘러싸인 중세 마을인데요. 좁고 꼬불꼬불한 골목길과 수많은 미술품 갤러리들을 만나볼 수 있는 마을입니다. 이곳이 '샤갈의 마을'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마르크 샤갈이 생을 마감하기 전 20여 년 동안 지낸 곳이기 때문인데요, 마을 끝에는 샤갈이 잠들어 있는 공동묘지도 있습니다. 

https://goo.gl/maps/5uMiGezpnM6V3Gx69



모나코 Monaco

남자들에게 모나코는 카지노, F1 그랑프리, ATP 몬테카를로 테니스 오픈, 그리고 한 시대를 휘날렸던 박주영이 활약했던 축구팀으로 유명하죠. 전 세계 부자들이 모인다는 그곳. 저도 한 번 살짝 구경해 봤습니다. 깨끗하게 정돈된 도시,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경찰관이 이 도시의 첫인상이었는데요. 알고 보니 세계에서 제일 인구 대비 경찰이 많은 나라(인구 70명당 1명이 경찰)라고 하네요. 

몬테카를로 컨츄리클럽 앞에서, 회원이 아니면 못 들어감ㅜ

https://goo.gl/maps/PNvtwnHP4hJ3yM3C8

특히 도로 곳곳에서 F1 모나코 서킷을 찾아볼 수 있었는데요, 점점 현대화되는 F1에서 가장 클래식한 시가지 서킷으로 1929년부터 경기를 개최해 역사가 깊습니다. 사실 모나코의 서킷은 FIA의 자동차 경주 기준 등급에 맞지 않는 서킷인데요,,, (드라이버, 엔지니어 사이에서 가장 힘든 지옥의 서킷으로 유명) 예외적으로 허가를 받아서 계속해서 F1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일반인들에게는 F1드라이버들이 지나갔던 길을 직접 운전해서 지나가는 영광을 누릴 수 있죠. 모나코 국가 행사급의 이벤트이다 보니, 그랑프리가 열리는 동안에는 물가가 살인적이라고...



에즈 Eze

해발 427m 위 적별 위에 있는 중세 마을 에즈에서는 지중해를 한눈에 품을 수 있고, 이국적인 선인장 공원 구경은 덤입니다. 니스에서 12km 떨어진 이곳은 작은 마을이라 잠시 휴식하듯 다녀오기에 좋습니다. 작고 뷰가 좋은 테라스 카페가 많고, 골목골목이 재미있어서 잠시 둘러보길 꼭 추천합니다. 참, 에즈 마을은 13세기 로마 침략과 14세기 흑사병이 유행할 때 이를 피하기 위해 사람들이 산으로 올라가면서 마을이 형성됐다고 하네요.

https://goo.gl/maps/76Ste4hFK282YGK17

https://goo.gl/maps/F2WtnScbsNePgzvo8



니스 Nice(이탈리아어로는 Nizza)

프랑스의 대표적인 휴양 도시이자 다섯 번째로 규모가 큰 도시 니스

그렇다, 지금껏 들렀던 작은 마을들은 사실 니스를 오기 위해 잠시 들른 것이었다...

https://goo.gl/maps/Q2Xr7s61Sr33gcGu6

https://goo.gl/maps/TkDHAvL58Ej6NgiY8

니스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4km에 달하는 해변이지 않을까요. 영국인들의 산책로와 몽돌해변, 주황색 벽돌 지붕, 그리고 푸른 지중해는 니스 그 자체였습니다. 굳이 수영을 하지 않아도, 해변에 앉아서 그저 파도와 사람 구경, 그리고 멀리서 들려오는 음악소리가 있으면 금상첨화.

https://goo.gl/maps/zxH1hPN2MBzmccYw6

니스는 의외로 고급진 휴양지의 느낌과 친근한 작은 동네의 느낌을 모두 갖고 있었습니다. 마세나 광장을 기준으로 북쪽으로 가면 백화점과 쇼핑 거리가 펼쳐지고, 동쪽으로는 꽃, 골동품, 식재료를 판매하는 마켓이 열리고 있었는데요, 요일마다 조금씩 다르다고 하네요. 또 마세나 광장 옆에는 바닥에서 수많은 분수가 뿜어져 나오는 공원이 있는데, 아이들이 뛰노는 모습을 보는 게 재미있더라고요. 그 옆을 유려하게 지나가는 트램도 운치를 더합니다. 또 생각보다 트램과 버스 지하철이 잘되어있어서 교통권을 끊고 돌아다니길 추천합니다.



저는 이렇게 2022년 6월에 여유롭고, 아름답고, 햇살 좋은 지중해 마을들을 다녀왔는데요, 벌써 1년 전이네요. 올해 여름은 이 복잡한 서울에서, 유난히도 여유로웠던 작년 6월을 그리워하며 보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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