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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자인너마저 Apr 09. 2024

디자이너라면 더콰이엇처럼

인생 살 줄 아는 더콰이엇의 커리어를 통해 배우는 디자이너의 미덕

한때 더콰이엇에 대해 인생 살 줄 아는 새끼...라는 밈이 돈 적 있습니다. 사실 저도 오랜 팬으로서 뭔가 더콰이엇의 커리어를 보면서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었는데요. 하나하나 뜯어보니 배울 점이 많은 형님이더라고여? 그래서 한 번 쓱 정리해 보았습니다. 어떻게 하면 더콰이엇처럼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아 나갈 수 있는지! 재미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고, 깊이 파고들자


더콰이엇이 이 분야를 처음 시작할 당시에 누구도 이걸 어떻게 하는 건지 알려준 사람이 없었다고 해요. 좋아하는 걸 진지하게 해내기 위한 방법을 찾아가며 스스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누가 시켜서는 이렇게 할 수 없죠. 내가 진짜로 좋아해야 깊게 파고들 수 있는 것은 디자인도 음악도 마찬가지 같습니다. 물론 돈을 많이 벌지 못해도 행복했었다고... 돈이 목적이 아니고 '내가 좋아해서' 시작한 것이었으니까.

더콰이엇은 지금의 인지도와는 사뭇 다르게 언더그라운드에서 힙합을 시작했습니다. 당시에 드렁큰타이거와 CB매스가 메이저 힙합 아티스트였고(당시 중학생이었던 저도 이분들 음악을 듣고 자람), 언더 씬에서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만나 같이 작업을 하게 되는데 그것이 소울컴퍼니의 시작이었죠.



철저히 자기 얘기를 솔직하게


언더씬에서 소울컴퍼니는 어떤 음악을 했을까? 메이저 아티스트들이 다소 어려운 영어로 범벅된 있어 보이는 가사를 쓸 때, 2000년대의 더콰이엇은 그들이 당시 할 수 없었던 '철저히 본인만의 이야기'를 했는데요. 


더콰이엇 - 상자 속 젊음


고3, 20대 초반의 고민, 앞으로의 포부 등 자기 얘기를 하자 공감하는 팬들이 생겼고, 가사를 찾아 읽기 시작했습니다. 소금 설탕 지방을 이용한 뿌리치기 힘든 식품들처럼 감기는 노래도 좋지만, 힙합을 수단으로 '가장 본인들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했던 것'이라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네요(당시에 너무 감성적이고 문학적이라는 측면에서 좋아하지 않던 이들도 있었음). 저 역시 남들이 할 수 있는 것 외에 '나'이기에 할 수 있는 생각과 접근법으로 디자인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기 발전, 변화와 진화는 필수


남들은 전성기라고 할 시점에 소울컴퍼니 탈퇴(그리고 결국 해체된 소울컴퍼니)했는데요. 더콰이엇의 탈퇴 이유를 나중에 들어보면 해외로 눈을 돌려보니 힙합에 지금과는 '다른 흐름'이 찾아오고 있었고, 그걸 해야 한다는 걸 직감적으로 느꼈다고 합니다. 지금의 방식을 고수하다가는 뒤쳐질게 뻔하다는 생각에 과감히 변화를 선택한 거죠. 시대는 바뀌고 대중의 취향은 변하기 마련입니다. 디자인도 마찬가지겠죠... 단순히 바뀐 툴에 적응하는것부터 시대의 흐름을 캐치해내고 그것을 실무에 적용하는것 역시 디자이너에게 너무나 필요한 감각입니다.

기존의 감성적이고 자전적인 얘기 대신에, 남부 힙합의 트랩 비트가 또한 내가 하고 싶어서 내가 좋아하니까 너희들도 좋아할거야라는 확신으로 기존의 본인 스타일을 변화 및 진화시킨 일리네어 레코즈를 설립합니다(이후 레이블의 시대가...). 그리고 도끼와 빈지노가 이 움직임에 함께했죠. 초창기에는 ‘빠’와’까’가 부딪혔지만, 내가 하고 싶고 내가 좋아하는 거니까 흔들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장애물들에 겁을 먹기보다는 오히려 자신을 믿고 동기부여가 많이 되는 스타일인 것 같습니다.



Core가 무엇인지를 잊지 말자


소울컴퍼니 - 일리네어 - 데이토나로 소속이 바뀌는 동안 변하지 않은 것이 있는데요, 바로 힙합이라는 단단한 코어입니다. 그동안 시대와 대중에 맞춰 진화와 변화를 거듭해 왔지만,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는 걸 항상 신경 쓰고 지켜왔다고 합니다. 스스로 흔들리고 방향을 잃었을 때는 넷플릭스의 힙합 에볼루션을 찾아본다고... 

디자인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동안 디자인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무게 중심이 수차례 바뀌어왔습니다. 공공의 이익을 추구하는 공공 디자인, 착한(친환경or그린) 디자인, 그리고 UX디자인... 지금은 또 어떤가요? 프로덕트 디자인 씬에서는 디자인 툴의 편리성이 극대화되면서 근거와 데이터를 찾게 되고, UX Writing도 챙기면서, 업무의 효율을 챙기는 디자인 옵스 조직까지 생겨났습니다. 그럼에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을 텐데요, 바로 심미성을 챙김과 동시에 고객과 사용자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겠죠.



좋은 동료를 찾는 눈, 후배 양성에 누구보다 진심


앰비션 뮤직은 애초에 더콰이엇의 계획에 없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김효은이 나타나지 않았다면… 인터뷰에서 더콰이엇이 그러더군요, 일리네어 외에는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하지만 쇼미더머니에서 자신이 뽑은 김효은이 탈락하게 되자 큰 책임감을 느끼고 앰비션 뮤직을 설립하여 후배들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했었습니다. 쇼미더머니 뿐만 아니라, 고등랩퍼에서도 프로듀서로 참가하여 여러 힙합 꿈나무들을 발굴하기도 했죠. 

이처럼 자기 일이 바쁘더라도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하고, 후배를 챙기고 쑥쑥 자랄 수 있게 판을 깔아주고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주는 모습이 멋지더군요. 음악도 마찬가지겠습니다만, 디자인 역시도 혼자서는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습니다. 주변에 좋은 동료 디자이너, 그리고 나를 믿어주는 PM과 개발자 등 여러 협업자들의 도움이 절실하죠. 그런 측면에서 주변을 살뜰히 챙기고 함께 윈윈 하는 모습을 본받아야겠습니다.



쉽게 만족하지 않고 늘 겸손하게


국내 힙합씬에 두 번째 황금기가 쇼미더머니와함께 찾아왔고, 쇼미더머니5 프로듀서를 할 때 바로 지금이 정상 고점인걸 깨달았다고 합니다. 

보통 황금기에 취해있을 때 더콰이엇은 앞으로 '내려가서 뭐 하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커리어에는 언제나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기 마련이니까요... 하지만 그게 어디 쉽나요. 다들 승리에 취하고 안도하기 마련이니까요. 언제나 겸손해야 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실력이 있다고, 팬이 좀 있다고 내 꿈을 이뤘다 생각하는 순간 멈춰버리게 되는 것 같습니다. 시대는 계속해서 변하기 때문에.





사실 머니그라피 더콰이엇 편을 보고 나서 이 글을 시작했는데요, 쓰고 나니 인생 진짜 살 줄 아는 사람 같아서 부럽네요 더콰이엇. 재수할때 형님 음악 접해서 지금까지 듣고있네여. 앞으로도 지금처럼 쭈욱~

https://www.youtube.com/watch?v=omUVIKIq1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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