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기도로 그린 그림 <차오름> 이야기

기도로 그린 그림 이야기

김현지, 차오름(Filling with grace), watercolor on paper, 78.5 × 54cm, 2008

제15장 차오름


  파도를 그리기 시작한 지 1년이 지났을 때 그린 그림 <차오름>. 내면에서 모든 것이 조용히 차오름을 느낄 때였다. 무엇인가를 분주하게 하지 않아도, 누군가로부터 인정을 받지 않아도 내 속에서 충만함을, 충족함을, 만족함을 느꼈다. 


  원인은 아마도 관계의 지속성과 연결성 때문이 아니었을까. 그림을 그리는 것은 나과 소통하는 통로였고, 그림을 통해 내 마음과 생각을 솔직히 표현했다. 사람을 의식할 때는 긴장으로 굳어버렸던 내 마음이 오직 내면에만 집중하자 어느새 화폭에 모든 것을 털어놓고 있었다. 붓으로 점을 찍으며, 토로하고 또 토로했다. 


  내 깊은 영과의 은밀한 관계 속에서 얻는 즐거움. 어두웠지만 밝아지고, 밝지만 가볍지 않다. 바깥에서부터 무언가를 얻으려고 하지 않고, 이미 내 안에 내가 원하던 것이 있음을 발견했다. ‘얼마 만에 느껴본 내면의 평온인가?’를 곱씹어보면서 이 그림을 그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검푸른 물감 ‘인디고(Indigo)’로부터 채워져 올라가는 파란 물감에는 회색빛도, 보랏빛도 감돈다. 어느새 점이 선처럼 연결됨을 느꼈다. 각각 따로 놀고 싶어 했던 생명의 점들이 어느새 부드럽게 연결됨을 느꼈다. 서서히 충만감이 밑에서부터 차오르고 있었다. 내 힘으로는 얻을 수 없는 어떤 것들이 말이다.  


※ 여행 그림 크리에이터 유튜버 여우눈 유튜브 채널 

https://www.youtube.com/watch?v=wP1D9M1zCQI&list=PLvLQ7XCwp3RWUOFluhebG859lFPhKsKD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