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커뮤니티케어와 보건, 의료, 복지 복합체
'일본의 커뮤니티케어와 보건·의료·복지복합체(2019, 부크크)'에 대한 요약을 '의료&복지뉴스'에 기사를 통해 제공 중에 있다. 이에 대한 공유를 하고자 한다. 브런치를 통해서도.
총 4개로 구분하여 연재 중으로, 그 첫 번째는 다음과 같다.
1. 일본의 노인 의료·복지정책 변화가 한국에 주는 시사점
2. 일본의 커뮤니티케어(지역포괄케어) 시스템과 보건·의료·복지복합체
3. 일본의 커뮤니티케어와 복합체 현장사례
4. 일본의 커뮤니티케어 현장 실무자 인터뷰
그전에 다음과 같이 일러두고자 한다.
정부는 ’18. 3. 12. 「“재가•지역사회 중심으로 사회서비스 제공” 커뮤니티케어(Community Care) 본격 추진」이라는 주제로 일본의 지역포괄케어시스템에 준하는 정책 목표를 제시하였다.
이후 ’18. 11. 19. 「어르신이 살던 곳에서 건강한 노후를 보낸다. ‘지역사회 통합 돌봄 기본계획(1단계: 노인 커뮤니티케어)」를 발표하였다.
따라서 일본의 지역포괄케어시스템에 해당하는 우리 정부의 정확한 정책용어는 「지역사회 통합 돌봄 기본계획」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최초 정부의 사업 추진 시 공개된 사업명 및 관련 부서명이 「커뮤니티케어」였던 점을 들어, 본 책에서는 「지역사회 통합 돌봄 기본계획」이 아닌 「커뮤니티케어」라고 설명하고자 한다.
최근 일본과의 관계는 많은 우려를 낳고 있다. 정치, 경제적인 전쟁(?)이라고 표현하는 이들이 있는데, 그 정도 엄중한 상황이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의료·복지 분야에 있어서 일본은 우리에게 참고할 것이 많은 나라라고 생각한다. 아울러 그들의 기록물과 정책을 집행한 이후의 분석들을 보고 있자면 조금이라도 정확하고 빠르게 분석하여 한국의 현장에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은 욕심이 난다.
그런 의미에서 일본의 의료·복지정책의 변화를 살펴보고 한국에 주는 시사점에 대해 고민해 본다는 것은 이후 우리나라에서 일어날 사회문제와 정책에 대해 많은 참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언론에서도 나오고 있지만 일본은 한국과 함께 급속한 고령화가 진행되는 국가 중 한 곳이다. 후생노동성의 자료에 따르면 일본 인구는 최근 감소 국면이며 2065년에 총인구가 8,808만으로 감소하며, 고령화율은 38.4%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2018년 말 기준 현재 인구의 12,644만 명에서 본격적인 감소 국면으로 접어든 것으로 높은 고령화와 생산가능 인구 감소에 따른 의료와 복지에 대한 재정부담을 자연스럽게 느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본의 인구 고령화 추세가 진행되면서 치매환자와 와상노인의 증가는 자연스럽게 따라오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보호자의 사회활동에 영향을 미치게 되며, ‘노노케어’, ‘고독사’, ‘개호퇴직’등 다양한 사회문제를 의미하는 용어가 나오는 것으로 그 상황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일본의 노인의료·복지정책 변화
정책은 국민의 수요를 적절하게 따른다. 인구 고령화는 이에 따른 정책을 계속 변화해간다. 일본 정부도 인구변화 및 사회적 수요에 따라 정책을 변화해 갔다.
일본의 고령화율, 일본의 의료비 부담과 그에 따른 정책의 변화는 1980년대 제2차 오일쇼크 이후 경제상황이 나빠지면서 더욱 가속화되었다. 보건복지비용의 부담이라는 것이 국민의 삶에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사회의 변화에 따라, 국민의 삶의 변화에 따라 정책은 항상 변화하고 있다.
큰 사회적인 이슈(예: 전쟁 및 경제공황 등)가 발생하면, 정책은 급격하게 변화하게 된다. 개인과 사회의 잘못으로 인해 피해를 받는 국민이 나타나기 마련이고, 이에 대한 지원을 정부에서는 정책으로 표현하게 된다.
일본 사회의 큰 이슈는 2차 세계대전 패전, 한국전쟁으로 인한 전쟁 특수, 1,2차 오일쇼크, 인구 고령화로 인한 생산가능 인구 감소 등을 꼽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에 따라 정책은 변화해 왔다. 이런 일본의 주요한 복지와 관련 법령의 변화는 총 여섯 단계로 구분하여 설명하고자 한다.
① 노인복지법의 시행(1960년대)
1963년에 제정된 노인복지법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노인복지서비스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였으나, 생활보호대상자를 대상으로 제한적인 서비스가 제공됨.
② 고도성장기와 의료비 전액 지급(1970년대)
1960년대 중반부터 고도 경제성장기를 거치며 성장만이 아닌 분배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늘어나기 시작하여, 1973년부터 70세 이상의 노인에 대한 의료비 전액 지급을 실시하였음(복지 원년의 선포). 그러나 곧바로 찾아온 1차 오일쇼크로 인해 국가 재정에 큰 부담을 끼치게 되었고, 「복지 원년」을 선언한 지 1년도 지나지 않아서 「복지 수정론」이 제기됨.
③ 고령자 문제 인식 변화와 노인보건법(1980년대)
1․2차 오일쇼크를 거치며 의료비 전액 부담에 대한 부담을 느낀 일본 정부는, 1982년 노인보건법을 제정하여 70세 이상의 노인에 대하여 의료비 전액 지원 제도를 폐지하고 정액의 본인부담제를 도입하였음. 아울러 1980년대 후반으로 들어서며 고령화 문제를 사회문제로 인식하기 시작한 일본은, 고령자의 개호(介護) 문제가 중요한 정책과제로 대두됨.
이에 1985년에는 내각에「장수사회 대책 관계 각료회의」를 설치하였고, 1986년 12월에는 노인보건법을 개정하여「노인보건시설」을 개설했음. 또한 사회복지법이 이용자에 대한 직접적인 대인서비스를 주로 하는 것이므로 담당자의 전문직화를 위한 1987년에 「사회복지사 및 개호복지사법」이 제정되었음.
④ 고령자보건복지추진 10개년 계획과 개호보험(介護保険, Kaigo-Hoken))의 논의(1990년대)
1989년 후생성 내에 「개호대책검토회」를 설치하여, 12월에는 1990년부터 향후 10년, 즉 1999년까지의 고령자 개호 문제 해결을 위한 「고령자보건복지추진10개년 계획(Gold Plan)」을 발표함. 그러나 골드플랜이 시작된 지 5년쯤, 예상보다 빠른 저 출산 고령화 문제로 인해 1994년에는 골든 플랜의 목표치를 상향 조정한 「신골든플랜」이 제정됨.
이후 지속적인 고령화에 따른 개호와 의료비 증가 압박을 받아 온 일본 정부는 개호 문제를 사회보험형태로 풀어나가기 시작한 독일(1993년 시행)의 예를 참고로 삼아, 2000년부터 개호보험을 시행하기 시작하였음.
⑤ 개호보험의 시행과 개선(2000년대)
개호보험의 시행으로 노인복지 부분에 서비스 재편이 크게 이루어짐. 기존의 가족(특히 여성)의 일로 인식되어 온 장기요양(介護, 개호)에 대해 사회적으로 대응한다는 정책의 변화임.
아울러 개호보험의 시행으로 민간영리기관에 의해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짐에 따라 대상자의 서비스 선택권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있음. 개호보험의 특징 및 한국의 노인장기요양보험과의 비교는 다음과 같음.
⑥ 지역포괄케어의 도입(2010년대 초반)
정책의 초점은 베이비붐 세대가 75세 이상이 되는 2025년을 목표로 설계된 정책으로, 보험자인 기초자치단체가 지역의 특성에 다라 종합적인 복지정책을 실행해 나가는 시스템으로, 지역포괄지원센터를 중심으로 종합 상담, 권리옹호, 지원체계 구축, 예방 지원 등을 제공하는 것으로 전국에 약 4,300개(2012년 4월 기준, 출처: 후생노동성 홈페이지 ’18. 9월 기준)가 설치되어 있고 지점을 포함하면 7,000개 이상이 운영 중에 있다.
지역포괄케어시스템의 도입으로 시설서비스에서 재가서비스의 확대로, 치료에서 예방서비스로의 확대가 더욱 진행되었으며, 특히 의료와 복지서비스의 복합화(연계 혹은 계열화)가 더욱 가속화되었다.
이와 같이 일본의 노인의료·복지정책은 사회의 변화와 국민의 요구(혹은 필요)에 따라 변화해 왔다. 전쟁 이후에는 혼자가 된 아이들과 신체장애인에 대한 지원, 이후 사회적 약자로 인식되어온 장애인 복지, 이후 고령화 등에 따른 노인인구 증가로 의료와 개호(장기요양) 서비스의 확대, 그리고 시설에서 탈시설로의 움직임까지 사회적 요구에 따른 일본의 정책 변화를 설명할 수 있다.
이러한 일본의 정책 변화를 보면 법령의 변화뿐만 아니라 의료와 개호를 사회보험 방식으로 제공하는 체계 등에 대해서는 한국과 참 유사함을 느낀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OECD 가입국 중 어느 나라보다도 유사점이 많은 나라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사회문제도 유사하고, 이에 대응하는 정책도 유사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일본의 사례는 우리나라에 매우 도움이 된다. 우리는 이런 일본의 정책 실행에 있어서 나타나는 장점과 단점을 충실히 분석하여 대응해 왔다고 생각한다. 커뮤니티케어가 본격적인 시행에 앞서서 일본의 사례는 우리에게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일본 노인의료 공급체계의 특징
일본의 의료제공 체계 정비를 위한 의료법 개정은 인구의 고령화, 국민 생활수준의 향상에 따른 요구증대, 의료기술의 향상으로 인한 전문화의 진전 등에 따라 4차례에 걸쳐 시행되었다. 의료제공체계 중 일본이 우리나라와 눈에 띄게 다른 점은 종합병원이 없고, 지역 지원 병원(2차 의료기관) 제도가 있으며 병동별로 기능이 세분화되어 있다는 점이다.
종합병원이 되어야 한다는 개념이 아니고 지역중핵병원이라는 네트워크와 시설의 공유, 개방 등이 강조되고 있다. 그리고 어느 한 분야를 특화해 나가는 전문병원이 설치되고 노인보건시설이라고 하는 중간시설이 설치되었다.
노인보건시설은 노인장기요양시설과 병원의 중간형태시설로서, 단기간의 재활치료를 위주로 하며 일정기간이 지나면 반드시 퇴원해야 되는 중간시설이다. 애초에는 단기 재활치료를 위주로 하는 의료시설로써 위치하였으나 최근에는 원래의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장기수용 위주의 복지시설화 되어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는 평가가 있다.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재활치료를 위한 전담직원과 시설을 갖춘 회복기 재활치료병동이 별도로 생기기도 하였다.
3차 의료기관으로 특정 기능 병원은 고도의료를 제공하기 위하여 필요한 직원이나 의료설비를 정비하고 후생대신의 승인을 받은 병원을 말한다. 특정 기능 병원에서 모든 환자는 원칙적으로 해당 지역의 병원이나 진료소로부터 소개를 받아서 진료받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와 같은 시설체계에 의해 환자의 이용에 일정한 흐름이 생기게 된다. 노인, 장기입원환자, 만성병 환자는 요양병상을 이용하고, 고도의 의료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일반병상(특정기능병원, 지역지원병원)을 이용하게 된다.
지금까지는 급성질환으로부터 만성질환에 이르기까지 넓은 범위에 걸쳐 일반 및 기타 병원이라고 하는 동일 유형의 시설에서 의료의 제공이 행해지고 있어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였다. 이에 대한 개선책으로 질환별 특성에 대응하기 위한 병동 구분에 따른 의료시설의 탄력적 대응을 하고 있다.
시설기준과 이에 따른 보험진료수가가 마련된 병동 종류의 예를 들어보면 요양병상, 일반병상을 비롯하여 결핵병동, 전염 병동, 치매질환 요양병동, 치매질환 치료병동, 완화케어병동, 회복기재활치료병동, 개방형병동 등이다. 일본의 병원은 이들 병동이 한 병원 안에 혼재해 있는 이른바 케이스 믹스형 병원이 많고 일본 정부는 이를 권장하고 있다. 동일한 건물과 병원의 병동에 따라 각기 사회보험 수가가 적용되는 시스템으로 이용자의 요구와 정부의 정책 요구에 따라 병동의 가변이 가능한 형태로 평가받고 있다.
후생노동성은 병원의 기능 분화를 촉진하기 위하여 병상의 구분을 일반병상(급성기) 아니면 요양병상(만성기)으로 구분하여, 각 병원으로 하여금 스스로 지역 환경에 맞는 병상을 선택하도록 하였다. 이는 병원에 대한 일종의 통고로서 모든 병원이 일반형 아니면 요양형으로 신고를 하도록 의무화하여 만일 신고하지 않을 경우에는 기존 병원의 개설 자체가 자동적으로 취소된다.
최근 일본의 노인의료, 복지 정책의 변화
최근 일본의 병상 변화에서 주목할 이슈는 한국의 커뮤니티케어와 유사한 정책으로 볼 수 있는 지역포괄케어 정책 기반에서 개호의료원의 창설(지역포괄케어강화법에 의한 개정)이 주목받을 수 있다.
한 병원에서 다양한 병상(병동)을 운영할 수 있는 일본의 제도에서, 병상의 종류 변화는 정책의 변화에 따라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서 일본은 병상의 변화는 급성기병상, 요양병상, 회복기재활병상, 지역포괄케어병상에 이어 개호의료원병상까지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하게 세분화되고 있다. 지역에 따라 의료기관의 수가 제한적이고, 그 제한적인 상황에서 병상의 다변화를 통해 국민의 의료에 대한 요구를 대응할 수 있기 때문에 한 병원에 다양한 병상과 병동을 운영할 수 있게 제도화되어 있다고 판단된다. 이런 상황에서 2018년 초 개호의료원이 대두된 것은, 기존의 요양병상을 줄이고 의료와 복지(장기요양)의 연계를 강화하기 위한 대안적인 방법으로 볼 수 있다.
요양병상은 병원 및 진료소를 중심으로 장기간에 걸쳐 요양이 필요한 환자를 입원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의료보험의 ‘의료요양병상(의료보험재원)과 개호보험의 개호요양병상(개호보험재원)으로 나뉜다. 2011년 개호보험을 개정하여 개호의료병상의 폐지, 전환기한을 2017년도 말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하였고, 이마저도 유예 중에 있다. 개호요양병상의 억제 기한의 연장에 대해서는, 3년에서 4년 후의 실태조사를 한 위에, 그 결과를 기반으로 하여 필요한 개선에 대해서 검토하였다. 이는 장기적으로 요양병상 억제를 위한 정책노력이다. 즉, 개호의료원 등의 신규 시설 설립과 동시에 요양병상 제공 방식에 대한 개선을 도모하려는 것이다.
정부의 정책은 수요자인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지기 마련이고, 그 정책을 판단할 때 중요한 기준 중에 다른 하나는 재정의 안정적 운영에 있다. 이 관점으로 억제정책을 이해하면 좋을 것이다. 개호의료원은 증가하는 고령자의 의료와 장기요양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일상적인 의료지원이 필요한 환자가 있는 곳’이나, ‘간호, 장기요양’등의 기능을 복합적으로 할 수 있는 병상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지역단위의 의료와 장기요양서비스의 복합화된 형태를 정부에서 장려하는 것으로, 향후 장기요양서비스의 의료서비스화가 가속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의료, 복지 정책 변화의 특징과 한국에 주는 시사점
아래 표와 같이 일본은 인구 고령화에 따라 의료와 장기요양 등을 포함한 사회보장 관련 지출이 늘어나게 되고 이에 대한 재정 부담이 높아지게 된다.
< 일본의 사회보장 지출 증가 추이(출처: 출처 : 서세욱(2012), 일본 재정개혁 사례의 시사점, 예산정책연구 제1권 제2호 pp.203-235 >
사회보험 방식으로 제공되는 의료와 장기요양의 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정부는 계속적인 정책의 개선을 도모한다. 물론 재정의 안정만을 위해서 정책을 만드는 것은 아니며, 서비스의 개선과 더불어 재정의 안정적 운용도 함께 검토할 것이다.
일본의 요양병원은 극적인 변화를 겪어왔다. 과거 요양병원은 의료기관 관리에 있어서 문제점으로 판단되어 왔다. 의식이 없는 노인 환자를 대상으로 불필요한 과잉투약, 과잉검사, 신체의 구속 등을 일삼아 사회적 문제를 일으켰다는 것이 일본 정부의 평가였다. 많은 병원의 경영자가 요양병원이라 하면 격이 떨어지는 것 같은 느낌을 가졌고 직원들도 노인 병원으로 전환을 꺼리기도 하였다고 한다.
1983년에는 노인보건법의 시행과 더불어 노인 진료수가가 신설되고 요양병원의 의료는 일반 의료로부터 독립된 범주에서 입원 시 의학 관리료 감액, 수액 주사료의 포괄화 등 진료 수가의 틀 안에서 관리하였다.
1985년에는 의료비 억제를 위한 의료계획에 의한 병상수의 규제가 시행되어 더 이상의 요양병상 증가가 억제되었고, 이어서 의료시설 기능의 체계화(전문화)가 시작되었다. 일본의 노인의료시설 기능 체계화 중 중요한 전환점은 노인보건시설과 같은 개호역량(介護力)이 강화된 의료기관의 등장이다.
노인보건시설은 장기입원 노인환자 요양환경 실험의 장이 되었다. 한편 정액수가제인 입원 관리료 도입의 성공은 포괄화에 대한 의료계의 알레르기를 불식하는 역할을 하였다.
요양형 병상군은 이 두 가지 시설의 실험이 성공됨으로 탄생하였다. 모든 병원들이 급성기 혹은 만성기를 택일하지 않으면 안 될 상황에서 진료수가인상, 요양비의 중점 지급 등 후생성의 강력한 정책유도에 의해 일반병원에서의 노인 병원으로 전환이 급증하였다.
1989년 개시된 골드플랜을 계기로 행정면에서 보건의료복지의 연계와 통합의 중요성이 강조되기 시작하였다. 2000년도에 신설된 간병보험제도에서도 간병을 필요로 하는 고령자에 대해 다양한 서비스 제공주체에 의한 보건의료 복지에 걸친 간병의 각 서비스가 종합적, 일체적, 효율적으로 제공되는 서비스 체계를 확립하는 것을 기본적 목표의 하나로 삼고 있다.
최근에는 보건의료 복지 통합화 모델의 하나로 병원을 중심으로 하는 통합화 모델이 제기되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민간 의료기관의 개설자가 동일법인 혹은 관련 계열법인에 의한 노인보건시설, 특별양호노인홈, 방문간호스테이션, 재가간병지원센터, 홈헬퍼(방문요양) 사업, 유료노인 홈, 케어 하우스, 예방 건강증진 시설을 개설하여 그야말로 보건의료 복지서비스를 사실상 종합적으로 제공하려는 흐름이 생기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노인의료 서비스와 간병서비스를 일체화하여 포괄적으로 제공하는 개호보험의 실시와 지역포괄케어 정책의 추진과 함께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입소형 시설뿐 아니라 재택 복지형 시설, 병원 등을 아우르는 지역복지의 거점으로 노인보건, 복지, 의료종합시설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이러한 보건의료복지가 수직적으로 통합된 복합시설은 과거 병원끼리의 수평적인 연계에 대신하여 계속 증가하는 추세에 있으며 종합적인 서비스의 제공으로 앞으로의 고령화 시대에 하나의 바람직한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다.
일본은 한국에 비해 다양한 형태의 의료서비스와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매우 다양하게 연계되어 있다. 따라서 일본의 고령자를 대상으로 하는 의료서비스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개호(장기요양) 서비스에 대한 이해를 함께 해야 한다.
재원의 형태에 따라서 서비스의 형태도 다양하게 된다.
이는 국민의 수요에 따라 정책이 변화하고 정책의 변화에 따라 공급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 핵심이 되는 국민의 수요는 다음과 같다.
사람은 건강한 상태에서 갑자기 아프게 되면 병원에 가게 된다. 이후 치료를 마친 뒤에는 일상생활로 복귀를 하고 살아가던 곳에서 살아가게 된다. 하지만 고령화가 되어 만성질환을 겪게 되고, 일상생활로 복귀가 안 된다면 재가서비스 혹은 요양병원이나 장기요양시설 등을 적절히 이용하며 살아가게 된다.
나이가 들어 죽음으로 이르는 길은 다양하다.
그림의 1번은 건강하게 지내다가 급격한 건강의 문제로 죽음에 이르는 사례를 의미한다. 2번은 건강한 상태에서 급성기 치료를 받으며 지내다가 나이가 들어가며 재활 기간이 길어지거나 건강상태로 회복하지 못하다가 죽음을 맞이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3번은 급격히 건강히 안 좋아져서 장기요양이 필요한 상태로 길게 이어지는 경우를 의미한다.
일반화할 수 없지만 건강한 상태에서 나이가 들어 죽음에 이르는 길까지의 방법은 위 그림의 경우로 생각해 볼 수 있다. 국민들의 현황이 이와 같고, 그에 따르는 문제가 발생하게 되면 정부의 정책은 이러한 흐름을 따르기 마련이다. 여러 변수와 지역에 따라 각각 다른 정책을 펼칠 수는 있지만, 공공서비스와 민간서비스의 적절한 혼용을 통해 해결해 나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여기에서 눈여겨봐야 할 것은, 정책은 정책을 소비하는 국민(혹은 시민)들의 수요에 따라 변화하는 것이고, 공급자는 어떤 형태든 그런 국민(혹은 시민)들의 수요에 따라 서비스의 대응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제3장에서 설명할 보건의료복지복합체가 구성될 수밖에 없는 정책적 환경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일본의 사례를 통해 느낄 수 있는 것은, 커뮤니티케어 정책환경 안에서 공급자의 역할은 어떻게 변화해야 할 것인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시간의 흐름과 건강상태에 따라서 지역의 의료와 복지에 수요는 다양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정부는 지역을 중심으로 제공될 수 있는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공헌하고 있으며, ‘Aging in Place’를 외치며 지역의료, 지역복지를 위해 지금까지의 노력에 더 큰 노력을 기울이고자 하고 있다. 지역에 의료서비스 공급자로서 병원은 앞으로 고령화와 이에 따르는 지역 내 수요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우리는 과연 의료만으로 지역에서의 역할을 모두 감당할 수 있을까?
의료와 복지, 그 입구와 출구는 어떻게 되고, 어떻게 연결되어야 할 것인가?
그 답은 지역에 있을 것이고,
지금 바로 나부터 고민하며,
학습해야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