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 <이번 내리실 곳은 '동유럽'입니다.>
이제 정말 오스트리아를 떠나기 위해 잘츠부르크로 향하는 차에 올랐다. 아빠가 정말 혼유 사건으로 마음고생도 운전하느라 몸 고생도 심했을 텐데 원래 표현을 잘 하진 않지만, 말 한마디 없이 우리를 잘 이끌어준 것이 내심 고마웠다. 할슈타트에서 잘츠부르크까지는 1시간 반 정도가 걸렸다. 잘츠부르크에서 관광하고 싶었지만 바로 차를 반납하고 기차로 국경을 넘어 뮌헨으로 움직여야 했다.
조그만 렌트업체 지점에는 장난기 많은 직원이 우릴 맞았다. 한국인이라는 대답에 ‘오빤 강남스타일’이 저절로 나오던 직원은 요새 강남스타일을 모르는 사람이 어딨냐며 잘츠부르크를 못 보고 간다면 나중에 꼭 다시 오길 바란다고 미소와 웃음을 잃지 않았다. 덕분에 기분 좋게 차를 반납하고 잘츠부르크역에서 뮌헨으로 가는 티켓을 구매했다. 기차역 플랫폼은 영화에서 종종 볼 수 있는 클래식한 중세시대 역사와 닮아있었다.
뮌헨까지 가는 기차에 올라탔다. 화장실이 한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전철과 거의 비슷했다. 우리 옆에 킥보드를 들고 탄 아이 두 명이 계속 우리를 바라보는 것이 불편했던 것 빼고는 편안히 뮌헨 역사에 도착할 수 있었다. 유명 축구팀 바이에른 뮌헨의 연고지답게 뮌헨의 선수들 사진을 여기저기서 볼 수 있었다.
밤이 된 역에는 유동인구로 많이 붐볐다. 마지막 여행지 뮌헨의 숙소는 뮌헨역에서 몇 정거장 떨어진 주택가였는데, 지하철로 내려온 순간 ‘잘 도착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을 했다. 사람이 너무나도 많았다. 스크린 도어가 없는 지하철역에는 사람들이 자칫 실족할까, 보안직원 몇몇이 눈에 불을 켜고 통제했다.
많은 사람의 진득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사람도 가뜩이나 많아서 정신없는데 캐리어를 들고 탈 생각을 하니 사람들의 눈치가 쏟아지진 않을까 하며 이놈의 캐리어를 원망했다. 전철을 몇 대 보내고 사람이 좀 빠지면 타려는 꼼수는 먹힐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타고 가는 이만큼 오는 이도 많았다.
캐리어를 앞세워 자리를 만들고 맨 앞칸에 서서 사람들이 내린 후에 바로 탈 수 있도록 기초공사를 했다. 맨 앞에 선 것은 좋았으나, 뒤에서 많이들 타다 보니 나와 캐리어가 일자가 돼서 타는 기이한 광경이 나왔다. 뮌헨에서 주변 몇 정거장은 사람들의 유동인구가 많아 새로운 사람들이 타고 내리기를 반복했다.
그렇게 조금 더 가서 내린 역에서 15분 정도를 걸어 도착했다. 접근성이 좋지는 않았으나 중년의 부부가 친절히 맞이해주고 문 앞에서 자는 대형 견 게롤트의 복슬복슬한 털이 이곳의 정감을 더했다. 주택의 지하를 개조해 만든 이곳은 습했지만 그만큼 집주인의 정성과 아늑함이 묻어있는 숙소였다. 늦은 시간, 오랜만에 휴족시간으로 지친 다리를 녹이며 내일을 준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