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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unnun Apr 27. 2019

북소리




멀리서

북소리가 들려온다

둥둥둥둥둥둥

쟁기와 삽을 든 일꾼들처럼 들이닥쳐

머릿속을 해집고 파낸다

많은 것들이

귓바퀴 저편으로 던져 흩어진다


내가 뿌린

두 알의 감자가

굵어져 자라는 동안

행복했고

행복하지 못했다

오랜 세월 당신 앞의 죄인이었던 나는


그러나

두둥둥둥둥둥

맨발로

땅을 짚고 서니

수만 가지 빛깔로 흩어지는

소리가 보인다

눈을 깜박일 수 있는데도

행복하지 않다면

살아있음 앞에서 죄인이다


여러 날의 울음으로도

차마 달아나지 못해

내 안에서 퍼덕이는 심장 앞에

다시금

기다림이라는

이름을 놓는다


둥 둥

북소리가 아기를 재우듯

내 가슴을 토닥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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