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봄은 돌아온다.
오지 않을 것 같던 겨울이 지나고 아이고 추워만 외치다보니 어느새 봄이 와 있었다.
어릴 땐 그렇게 이해가 안되던 게 꽃구경이었는데 나도 한살한살 먹다보니 자연스레 이맘때는 벚꽃이지 하고 생각한다. (늙었다)
설렁설렁 벚꽃축제에 합류했더니 벚꽃보다는 사람 머리가 더 많아보이던 날. 길가다 발견한 카페에서 시원한 아메리카노 한잔했다.
만사오케이. 10004OK.
카페 이름 진짜 잘 지었다. 벚꽃길 한켠에서 광합성 바짝 하며 만사오케이 커피를 마시고 있자니 다른 날은 몰라도 이 날만큼은 모든 게 만사오케이같았다.
지금 이 순간이 너무 지치고 힘들어서 내 인생은 늘 겁나게 추운 겨울같다 생각되어도 결국 봄은 알아서 오고, 벚꽃은 시키지않아도 흐드러지게 피어 꽃잎을 흩날린다.
물론 순식간에 지나가버리는 봄이라지만 (미세먼지에 봄이 뭍히는 느낌도 분명 있지만) 추운 겨울 뒤에는 늘 봄이 돌아온다.
지금 슬쩍 찾아온 봄을 빨리 즐기지 않으면 아차하는 사이에 겨드랑이 흠뻑 젖는 여름이 와 있을거다.
그러니 그냥 지금을 즐기자.
지금 봄을 즐기자. 벚꽃을 즐기자.
라고 했는데 벌써 벚꽃 다 졌네.
어쩔 수 없다.
유채꽃이라도 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