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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뚱딴지 May 09. 2023

같은 듯 다른 입학식

#3 서울교사 강원교사되기

"교장선생님께서 내빈 소개를 하겠습니다"

"전체 차렷!, 교장 선생님께 경례"

"다음은 교장 선생님께서 교감과 행정실장을 소개하겠습니다"

"전체 차렷!, 교장 선생님께 경례".....

"다음은 교장 선생님의 입학 허가 선언이 있겠습니다"

"전체 차렷! 교장 선생님께 경례"

"(생략).... 누구 외 삼백 몇 명의 입학을 허가합니다"

"전체 차렷! 교장 선생님께 경례"

"교장 선생님 훈화 말씀이 있겠습니다"

"전체 차렷! 교장 선생님께 경례"

교장:"(생략)..... 공부란 누가 더 엉덩이를 의자에 오래 붙이고 있느냐의 싸움입니다....... 이상 끝."

"전체 차려! 교장 선생님께 경례"


그 뒤로도 학생들은

내빈 소개, 부장 소개, 담임 소개, 학교 소개, 교장 훈화, 교칙 소개 때마다 고개를 꾸벅이는 역할만 해야 했다. 그렇게 입학식은 2~30여분 만에 끝이 났다.

참 재미없는 입학식이다.

입학식에 참여한 학부모들은 이상하게 느끼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들도 그러한 입학식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다수 학교의 입학식과 졸업식은 학생들이 주인공이 되는 축제 모습이다.

2, 3학년 선배들은 입학식 무대를 다양하게 장식도 하고, 재미있는 멘트로 직접 사회를 보고, 노래와 춤, 연극 공연을 하고, 동아리를 소개하며 신입생들의 입학을 축하한다.

신입이라는 어색한 마음은 간대 없이 사라진다.


다수 학교들이 이런 모습을 갖추기까지 참 오랜 시간이 걸렸다.

교사로서 아쉬운 점이라고 느끼는 것은 아직도 학교 담벼락은 무척 높다는 것이다.

'훌륭하다', '좋다'라고 소문난 모 학교의 교육 방법과 노하우는 옆 학교, 옆 교육청, 옆 시도의 담을 넘지 못한다.

어쩌면 넘었어도 받아들이지 않는지도 모르겠다.


학교는 보수적이고 시대 변화에 민감하지 못하다.

교사들은 시대 변화에 민감한 교사와 그렇지 않은 교사들이 뒤섞여있다.

학생들은 변화에 무척 민감하며, 어쩌면 변화된 채로 태어난다.

스마트폰을 들고 태어난 세대란 그런 표현이 아닐까.


대학 때부터 들어온 말이 있다.

'19C 교실에서 20C 교사가 21C 학생들을 가르친다'

오늘 난, 같은 듯 다른 입학식을 보며 그것을 실감한다.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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