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팜워커 Feb 11. 2023

내가 다니던 회사가 망했다

아으 추워..

우리회사도 스타트업의 혹한기를 피하지 못했다. 60%이상의 인원을 구조조정한다고 흉흉하다.

이것은 비단 금리인상에 의한 시장 악화 문제 뿐만 아니라 내부적인 경영 실패라고 보여진다. 하지만, 지금 내가 속한 조직에서는 그래도 남은 기술 조직을 바탕으로 어떻게든 돌파해내자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 물론 이 조직내에서도 퇴사하시는 분도 계시고, 고려하고 계신분들도 많다. 이것은 어쩔수 없는 수순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남아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농업과 기술을 접목해서 이 세상에 좀 더 나은 기술을 공헌하는 것이 내가 일하는 이유 중 3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월급이 끊기지 않는다면 남아있는 사람들과 좀 더 힘을 모아서 이 위기를 극복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사실, 굉장히 많은 갈등들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던 건, 마음이 통하는 동료가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그 어디에서도 비교할 수 없는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설령 정말 폐업처리가 된다하더라도 정말 소중한 인적자산이 남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찌보면 이제서야 제대로 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도 든다. 사실, 대기업에서 스타트업으로 이직했을 때 내가 생각했던 스타트업의 이미지와 달라서 많이 당황 스럽기도 했었다. 그래서, 다른 데로 눈을 돌려서 방황했던 적도 있었다. 그렇지만 농업 기술 섹터에서 일하는 것이 정말 재미있고, 누군가와 정말 일적으로 티키타카가 맞으면서 일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식대가 안나와도 잘 버티고 있다. 


직장인에게 세상은 월급과 안정성으로만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지만, 그것은 부자들이 부를 유지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시스템이고 오히려 진짜 인생의 기회는 이러한 위기 속에 있는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물론 내가 밖에 있었으면 거들떠도 안봤겠지만, 지금은 위기에 처한 이 상황을 정면돌파 해보고, 내 스스로도 위험한 일들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이 뜻을 모아보려 한다. 


한 편으론 나도 회사 사정과 떠나가는 동료들을 보고 흔들리기도 하고 후회도 가끔 했지만, 오히려 이렇게 위기에 닥쳤을 때, 뭔가 조금이라도 더 끝까지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에게 이 회사에서 정말 크나큰 공을 세웠는가? 생각해보면 지금 까지 만들었던 제품들은 방향성이 계속 흔들리며 개발을 해왔던 부분이 있다. 그러나, 이제는 방향성이 맞는 사람끼리 제대로 모였다고 생각이 들고, 일을 좀 제대로 해나가는 것 같은데 나에게 조금이나마 떳떳해지고 싶고, 도망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나를 멍청하다고 할 수도 있지만, 그냥 인생에 한 번 쯤은 이 사람들과 일하면 그래도 힘들어도 괜찮겠다 생각이 들었다. 굉장히 힘든 상황이지만 그래도 책 읽었던 것들과 명상이 도움이 많인 된건지, 조금은 더 차분하게 내가 할 일을 차근차근 하고 있다. 한편으론 이 글을 통해 응원을 바라는 마음도 있다. 직장인 분들은 모두가 느끼고 있는 경영난에서 잘 극복하시고, 이 글을 통해 조금이나마 동기부여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도 있다. 대한민국 직장인 분들 화이팅!


P.S.

그래도 스타트업으로 이직을 고려하시는 분들께 이 부분은 꼭 말씀드려야겠다.


이렇게 급하게 회사의 가세가 기우는 것을 보면서 스타트업은 상황을 예의주시 해야하는 거구나 알게됐다. 

1. 대표진의 역량에 따라 회사의 판도가 달라진다.

2. 투자사도 회사 사정을 잘 모르는구나..


작가의 이전글 연구개발직 가망 없어요 1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