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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ddy Feb 09. 2021

S03#94 우크라이나 인터뷰  

19.08.08(수) 백만 조회수 탄생의 날

 발릭은 천상 베푸는 걸 좋아하는 것 같다. 카우치서핑 레퍼런스에도 요리가 일품이고 너무 친절하다고 쓰여있었는데, 그 바쁜와중에도 출근 전에 먹을 것을 차려주고 나갔다. 치즈로 팬에 둘러 구워낸 버섯과 빵이었는데, 입에 제법 맞다. 이런 서양식들은 그래도 크게 이질감이 없어서 한 번도 발릭의 요리가 힘들었던 적은 없었다.

 오늘은 지난번 만났던, 대통령 집을 같이 갔었던, 한국어 선생님이 된 리아를 만나서 인터뷰를 하기로 했다. 리아의 성격상 카메라 앞에 서는 게 좀 부담스럽다고 했는데 웬일인지 마음을 바꿔서 함께 만났다. 발릭의 집 건너편에 대학이 있었는데 그곳의 캠퍼스도 구경할 겸 함께 그곳을 둘러보았다.

 방학 때라 그런지 한산했고, 건물들이 많이 낡았다. 곳곳에 학생들이 자유롭게 앉아서 노트북도 하고 모여서 놀고 있는 친구들이 있었는데, 미드에서 보던 캠퍼스 같기도 하고 그랬다. 학교 안에 무기 같은 것들이 전시되어있는 것도 신기했고 김정은 비슷한 벽화도 인상적이었다. 그리고는 근처 카페로 이동해 인터뷰를 했다. 마침 비가 내려서 빗소리까지 다 들어갔지만, 어차피 마이크 사정이 좋지 않아서 뭐 더 나빠져도 상관없었다.

 용기를 내어 인터뷰를 해준 리아가 참 고마웠고 훗날 이 영상 두 개는 도합 조회수가 100만이 넘었다. 그리고는 함께 발릭의 집 근처 역까지 이동했다. 그 앞에 있는 마트의 2층에 푸드코트에 가서 진짜 우크라이나 음식을 함께 먹었다. 리아도 인터뷰에서 이야기했지만, 맵고 뜨거운 한국음식에 적응되면 이런 음식들은 너무너무 심심하다. 그래서 리아도 우크라이나 음식이 별로라고 이야기했는데, 기분을 거르고 싶지 않아 완곡하게 물어본다. '우크라이나 여자랑 결혼하면 이런 음식을 매일 먹어야겠죠?' 그러자 리아가 빵 터진다. 무슨 말인지 알아들었다는 식으로 본인도 한국음식이 너무 그립다고 웃는다.

 

 볶음밥도 있고 큰 송편 같은 것도 있는데 아무래도 영 심심하지만 그래도 진짜 우크라이나 음식을 먹어 본 것 같아서 새로운 경험이었다. 그리고는 거의 키예프에서는 처음으로 일찍 집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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