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노래 가사엔 종종 ‘영원히’라는 말이 나온다.
그런데 단언컨대, 누구의 삶에도 ‘영원’은 없다.
그건 그저 형이상학적인 단어일 뿐이다.
상상이나 바람 같은 것이지, 실제로 존재하지는 않는다.
죽을 때까지 사랑한 노부부를 보면, 그들의 사랑이 영원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도 그들의 생애 주기를 기준으로 봤을 때일 뿐.
절대적인 의미에서 ‘영원’은 없다.
그럼에도 우리는 ‘영원히’라고 말한다.
그리고 맹세한다.
그만큼 절박하다는 의미다.
당장 너와 다시, 혹은 처음으로 맺어지길 바라는, 강조된 부사어에 불과하다.
“왜 이렇게 낭만적이지 않은 말을 하냐?”
그럴 수 있겠지.
연인들이 그런 말을 주고받으며 알콩달콩 사랑을 속삭이는 걸 그대로 두지 않고,
그런 말에 눈물이 흘러내리게 두지 않고,
영원이 존재한다고 믿게 두지 않고.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네 친구들이 “아빠와 딸이 깍지를 끼고 있다”는 사실에 충격받았다는 말을 들었을 때 말이다.
낭만적이지 않지만,
한 번쯤은 이야기해 보고 싶었다.
그냥 말하고 싶었다.
그리고 그 순간 내가 “그럼 걔네들은 아빠랑 손도 안 잡니?”라고 물은 게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에게는 그다지 특별한 일이 아니었는데 말이다.
집집마다 다르다는 것을 실감했다.
친구들이 부러워했다는 말에 어깨가 으쓱해졌다.
기분이 좋았다.
“어떻게 깍지를…!!!”
그들의 반응이 절박한 부러움은 아니었을까?
아빠들은 도대체 뭘 한 건지.
난, 너도 알다시피, 특별한 일을 한 적이 없다.
물론 네가 이 글을 읽으면 “특별한 일이야, 아빠가 집에서 지내는 태도가!!!”라고 하겠지.
하지만 정정하고 싶다. 그건 특별한 태도가 아니라, 남들과 다른 행동일 뿐이야.
내 방식대로의 행동이었을 뿐이지.
그러니 다르겠지.
하지만 다른 것이 특별한 것은 아니잖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