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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조용히 Mar 20. 2024

아이를 영유에 보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불안할까?

영어를 잘 말하는 아이다. 엄마랑 즐겁게 영어로 대화하고 재밌는 영상을 영어로 보는 아이였다.

유치원을 고르고 고르다 영유에 보냈다.

그리고 난 지금 매일매일 한숨을 푹푹 쉬고 있다.


굳이 영유까지 보낸 이유는…

솔직히 솔직히 내면의 내 목소리를 꺼내보면…

내 아이가 남들과는 달랐으면 좋겠다는 욕심에서.

임을 인정한다.

다른 말로 포장해도 결국은 이거라는걸 솔직히 고백한다.


그러니까, 순전히 내 욕심인 것이다.

그리고 내 욕심인걸 아니까 마음이 불편한 거다.

애써 좋은 소리들만 찾아 들어가며 마음을 다독여봐도

가장 명백한 아이의 표정과 행동에서 엄마는 다 알아채니까,

마음이 이렇게 어지러워 잠도 못 자는 거다.


아이가 4살 때부터, 그러니까 유치원 고르기 1년 전부터

매일매일 기관을 어디 보낼지 고민하고 고민해 최종 결정한 것인데,

내 마음이 조급한 건지 아니면 내 촉이 빠른 신호를 보내는 건지…

아이를 보는 내 마음이 영 편하지가 않다.


내 아이는 굉장히, 유독 동적인 아이다.

또래에 비해 매우 자기 주도적이고, 통제되는 환경을 싫어하며(이건 조금 고칠 문제), 호기심이 많다.

소근육은 약하고 대근육이 매우 발달했으며, 듣고 말하는 능력이 뛰어나며, 문자에는 관심이 덜하다.


그런데 지금 보내는 원은? 아이와 정 반대.

매우 정적이다. 매우 통제적이다. (내 아이 한정) 호기심을 가질 환경이 전혀 아니다.

발은 묶어두고 손을 많이 움직인다. 말하기보다 문자 비중이 훨씬 더 높다.


왜 이런 곳에 보냈냐고?

….. 근처에 영유가 여기밖에 없어서……

나머지 놀이식 절충식은 거리가 너무 멀다.


남편은 이게 아이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한다.

그 이유는

- 일반 유치원에 보내면 이 아이는 더 날뛸 것이다. 차라리 이렇게 차분하게 하루 반을 지내고 나머지 시간을 뛰어놀면 된다.

- 영어를 잘하기 때문에 조금 더 환경에 익숙해지면 잘 다닐 것이다.

- 이 기관마저 없었다면 어땠을지 생각해 봐라. 지금이 감사한 환경이다.


남편 말을 들으면 그래, 맞아, 하다가도

유치원 키즈노트에 신나는 다른 아이들 표정관 달리

떨떠름한 내 아이의 표정을 보며 속을 끓인다.

너는 내가 아는데. 너랑 나랑 성격이 똑같은데. 나라면 너무 재미없을 것 같아…


내 머릿속은 밤새 이런 과정을 거친다.


다짐: 이 정도 고난은 감당할 수 있다. 너무 자기중심적인 아이라 기를 살짝은 눌러줘도 괜찮다.

걱정: 약간은 풀죽고 힘없는 (좋게 보면 차분해 보이는) 아이 모습에 너무너무 마음이 아프다!!!

해결: 좋은 점을 보자. 존댓말도 잘하고 날뛰지도 않고, 이런 모습을 바란 거 아닌가?

반박: 적당할 줄 알았지 이렇게 시무룩한 모습을 바란 건 아니다ㅠㅠ


다짐: 영어를 못하는 아이도 아니고, 반에서 스피킹 제일 잘하는 상태로 입학했으니 영어환경에 노출하면 좋다.

걱정: 스피킹 중점 원이 아니잖아. 앉아있는 모습에 마음이 아프다!! 엉덩이가 아프다고 했다!!

해결: 다닌 지 2주 만에 영어도 더 잘하고 소근육도 확 발달했다. 거의 매일 체육시간도 있다. 뛰어노는 건 하원 후도 충분하다.

반박: 그렇지만 불쌍해,, 엉덩이가 아프대ㅠㅠ


아이에게 티는 안 내려 하지만 요즘 내 속이 속이 말이 아닌 관계로

연재하던 브런치 글도 부담으로 느껴진다.

내 머릿속이 이 문제로 꽉 차서 아무 글도 안 써진다ㅠㅠ는 변명과 신세한탄을 늘어놓고 떠난다…

부디 다음에 돌아올 땐 해결된 채 편안한 마음으로 돌아오기를.

조만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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