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호칭
우리 팀 박 차장님은 진정한 라떼 덕후였다.
좋은 의미로는 친근한 상사지만,
나쁜 의미로는 약간 호칭이... 내게 스트레스를 주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에게는 직급이라는 게 있었으나... 내겐 그런 것은 없었고 그냥 사원 나부랭이 었으니
가끔 부르는 언어가 아주 조오오오오오오오금 MO욕GAM을 줬다.
이를테면, 다른 분들은 '나나씨' 또는 '나나님'이라고 했으나,
박 차장님은 '나나야!' 또는 '문나나!'라고 했다.
(억양은 절대로 부드러운 그런 느낌이 아니었다.)
가벼운 수다 정도를 떨 때에는 뭐, 금방 친해질 수 있는 요소였지만
혼날 땐 좀 기분이... 농노 신분이 된 느낌이랄까?
뭐 그래도 나중에는 익숙해졌다.
하지만, 다 같이 늙어가는 처지에
다 같이 반 100살 훌쩍 넘어가면, 그 직급도(어쩌면 직책도) 아무 의미가 없어질지도 모른다.
만약에 모든 직급과 직책을 없애는 것이 아닌,
모호하게나마 높은 연차를 자랑하는 사람들을 통틀어 존경을 담아 불러야만 하는
호칭이 굳이 있어야만 한다면...?
다 같이 평균 연차가 너어무 높아졌기 때문에,
옛 어르신들의 지혜를 본받아서 다음과 같이 부르면 되겠다.
"어이, 00 사장~!"
결국, 모두의 호칭이 '사장'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