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에 자주 지각하는 사람을 위한 의자
우리 회사 박 사장님은 예전에 내 팀장님이던 시절부터 주인공병(?) 같은 것이 있으셨다.
늘 어떤 회의가 있던, 항상 10분 이상 늦게 들어오셨다.
그리고 회의시간 전까진 여유로우시다가, 회의만 시작되면 갑자기 바쁜 일이 생긴다거나
누군가와 급한 일을 처리하고 있는 듯한 모습을 연출(?)하셨다.
나이가 들어서도 그 습관은 여전했다.
문제는, 외부인이 미팅을 와도 늦는다는 것.......
그럴 때면, 나를 포함한 몇몇 사람들은 조금 민망해했고, 미안하기도 하고 그랬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는 하지만,
백 살 이상을 서로 볼 수도 있는데, 지금이라도 고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박 사장님을 위한 지각방지 생각하는 의자를 만들기로 했다.
의자에 앉으면 전기충격과 같은 불쾌한 자극이 주어져서 지각을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게끔 만들고 싶었지만.......
오은영 박사님이 보면 싫어하실 것 같아서 그런 짓은 하지 않기로 했다.
그냥 '생각하는 의자'라는 이름을 붙인, 조금 앉기가 불편한 벌칙용 의자를 만들어서
회의에 지각하는 사람은 자진해서 앉도록 하려고 했다.
그런데 정사장님이 옆에서
"박사장 허리가 안 좋아.",
"무릎 관절이 안 좋아.",
"가끔 쓰러져." 등등
박 사장님을 걱정하는 듯한 말을 하는 것이었다.
'노인이니까 그럴 수 있지.......'라고 생각하며
몸에 최대한 무리가 가지 않도록 만드는 것으로 생각을 조금 고쳤다.
완성은 되었으나, 어째.......
생각하는 의자가 아니고 힐링하는 의자를 만들었다.
흠,
세 살 버릇 죽어도 안 바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