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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대희 Jun 02. 2016

불혹 개발자의 자기소개서

묵혀뒀던 글 꺼내기...

나는 15년 차 모바일 개발자예요.

나는 프로그래밍을 무척 좋아해요.

어떤 요구사항이 있을 때,

이것을 분석> 설계> 코딩> 실행/테스트하여 요구사항을 만족시키는 것에 즐거움을 느껴요.

이 과정이 오류 없이 한 번에 이뤄질 때가 종종 있는데, 그럴 때면 커다란 희열을 느끼곤 해요.

좋아하는 일을 하며 즐거움을 느끼기에, 나에게 개발자는 천직이에요.



대학 재학 중에 나는 게임을 좋아하는 친구들의 창업에 참여했어요.

동기 5명과 함께 학교 앞 원룸에서 숙식하며 도전하였지만, 수익 배분과 사업방향의 결정에 대한 이견을 극복하지 못했어요. ㅠ.ㅠ

하지만, 이때의 경험 덕에 첫 직장에 입사하게 되었죠.

피쳐폰에서 구동되는 게임/만화 App을 개발하였으며, SMS 등을 이용한 미팅 서비스 등의 WEB/WAP 서비스도 개발했어요.  

결혼 즈음하여, 회사 주력 사업이었던 성인 서비스에 대한 회의가 들어서 그만뒀어요.



두 번째 직장에 입사해서는 대용량 DB 쿼리와 API 개발을 주로 했어요.

이동통신 3사의 WAP/VM 서비스를 위해서는 비즈니스 파트너들과 협업도 많이 했어요.

협업할 때, 대기업 다닌답시고 우쭐해하다가 한 선배님의 충고에 정신이 번쩍 들었던 기억이 나요.

그 일 이후엔 어떠한 개발자에게도 자존심 상하게 하는 말은 안 하려고 많이 노력해요.


시간이 지나 매너리즘에 빠져 있을 즈음에 스마트폰 시대가 왔고, 안드로이드 개발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PL로써 주도적으로 SNS App프로젝트를 진행하던 2010년 여름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해요.

훌륭한 동료들과의 협업이 얼마나 즐거웠는지 몰라요.

다 함께 세미나도 하고, 누군가 알아낸 개발 방법을 공유하면서 함께 발전하고, 쏟아지는 아이디어를 즉시 적용해보고 이것을 서로 칭찬해주고, 모르는 것에 대한 방법을 함께 찾아내고... 정말 행복한  때였어요.



함께 일하던 동료의 이직 제의에 회사를 옮겨서는 음악 App을 만들게 되었어요.

외주로 개발되었던 App을 완전히 새롭게 다시 만들어내는 프로젝트였어요.

이때는 HTTP로 데이터 연동하기, 이미지 파일 캐시 처리 등의 라이브러리를 구축하기도 했어요.


새로운 일에 대한 도전과 자녀의 경험을 위해 제주로의 이주와 이직을 하게 되었어요.

이직에 따른 허니문 기간 같은 건 없이 바로 글쓰기 App 개발을 시작했어요.

웹 개발자를 안드로이드 개발자로 전환시키는 것과 App 개발을 동시에 진행해야 했던 프로젝트였어요.

잦은 야근과 주말근무로 체력적으로 무척 힘들기도 했지만 무사히(?) 극복하고 출시까지 했어요.

잘 가르쳐 주지도 못했는데, 한 몫 단단히 해낸 그 후배가 무척 자랑스러워요.




브런치 App의 개발은 그동안의 개발경험과는 좀 많이 달랐어요.

기존에는 존재하던 서비스의 App 개발이었다면, 브런치는 새롭게 시작하는 서비스였어요.

모든 기획 회의와 디자인 회의, 사용자 동선 결정 등의 전부를 멤버 전원이 참여하여 하나하나 결정해 나가며 만들어가는 것이었어요.

많은 프로토타입의 개발과 이를 엎어버리는 시행착오 등은 굉장한 고난의 연속이기도 했었죠.

다양한 의견에 대한 청취, 내 의견을 설득시키기 위한 표현 방법 등을 배운 것 같아요.

글 쓰는 서비스를 만들다 보니 나 스스로도 글을 쓰는 것이 재미있어졌어요.

앞으로도 꾸준히(?) 글을 쓰게 될 것 같아요.

(아직도 겁이 많이 나긴 하지만...)



돌아보니 운이 좋게 많은 경험을 했어요.

늘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하여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계속 또 다른 배움의 기회가 주어지길 기대하며,

내가 배운 것에 대하여 나누는 것에도 더 열심히 하고 싶어요.


서른 중반을 넘긴 시점부터 상상한 미래의 내 모습은 늘 같아요.

흰 머릿결이 멋지게 어울리는 중년의 개발자예요.


그는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고, 모르는 것에 대하여 두려워하지 않고 질문해요.
동료들과 함께 일하는 것을 즐기며, 그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어요.
때로는 격려하고, 조언을 구하는 이에게 도움을 주는 개발자예요.



P.S.

그 머리카락이 없을지도 모르지만......

아부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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