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oot 부팅을 다시 하다
20살, 만화. 애니메이션을 배우겠다고 대학이란 곳에 들어갔지만
졸업 후의 현실은 꿈만으로는 살 수 없는 곳이었다
많은 이들이 그림을 내려놓거나 비슷하지만 다른 길을 걸었다.
다행히 나는 그림을 놓지는 않았지만
10여 년이 훌쩍 지나고 보니
애니메이션과는 살짝 동떨어진 일러스트 작가가 되어있었다.
우연한 계기에 연락이 닿은 사람들과 만나
서로의 근황을 나누며 마음에 품고 있던 그림의 꿈을 다시 꺼내기 시작했다.
누군가의 엄마로, 아빠로, 그리고 삶의 치열함에 내려놓았던 붓을 다시 들어보기로 하며
전시를 준비했다.
2024.2.15-21 윤갤러리카페
전시를 마무리하고 돌아와 오랜만에 일기를 남겨보며
생각을 정리해 본다.
생각보다 많은 모임이 있어서 나는 1년에 1-2번은 전시를 하고는 있다.
그러나 전시를 하고 난 후의 허무감을 종종 느끼는 자로서
이번 전시도 좋았는데, 좋았지만..
내 마음에 지워지지 않은 물음표는 여전하다.
허나 다른 전시들 보다는 ’리붓-reboot 붓을 다시 들다‘ 의미 자체는 너무 좋았다
실제로 다른 이들에게 큰 자극이 되기도 했으니까 말이다.
다만 이건 나 스스로가 풀어야 할 숙제인 듯하다.
보여주고 끝이 아닌 정말 나누고 싶은 전시를 언젠간 할 수 있겠지?
내가 그림을 그리면서 누군가에게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이 쌓일 때까지
더 나의 이야기를 찾아가 보겠다.
sazin_ming 사진 고맙습니다
그럼에도 방문해 주신 모두에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