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밍웨이 술집 엘플로디따, 다이키리, 춤과 음악이 함께한 쿠바의 밤
늦은 저녁, 바 자리는 이미 사람들로 꽉 찼다. 우린 일반 테이블에 앉아 새우 샌드위치와 헤밍웨이가 즐겨 마셨다는 칵테일 프로우즌다이키리를 주문했다.
『어깨너머로 배우는 칵테일 알쓸신잡 (1) 프로우즌다이키리
다이키리는 쿠바의 도시 산차고 교외에 있는 광산의 이름. 1896년 폭염 속 땀을 흘리는 광부들 중 미국인 제닝스 콕스에 의해 붙여진 이 칵테일은 럼 베이스의 대표적인 쿠바칵테일로 리큐어에 따라 '스트로베리다이키리', '카시스다이키리', '비터스다이키리' 등이 된다.』
프로우즌다이키리는 럼베이스로 시원한 얼음 알갱이에 라임 주스와 설탕이 들어가 아삭아삭 맛있다. 단맛과 신맛의 조화가 뛰어난데, 새우샌드위치와의 조합이 거의 꿀맛에 가깝고 기가 막혀서 천상의 맛이라 생각된다. '...........지금까지 이런 새우샌드위치는 없었다?' 수준의 역대급 맛이었다. 레시피만 있다면 한국에 돌아가 집에서 만들어 먹고 싶을 만큼 단연 최고의 맛이다. 먹으면서 몇 번이나 '맛있다. 맛있다. It tastes heavenly.'를 연발했는지 모르겠다.
헤밍웨이가 즐겨마셨다는 다이키리를 곁들여 저녁을 먹고 있는데, 오늘 공연을 하는 날인가?
쏘울 충만한 쿠바언니가 나와서 춤과 노래를 밴드가 연주를 하기 시작했다.
오늘 일 년치 행운이 몰려오는 건가?
잔뜩 기대를 하며 쿠바음악의 쏘울을 만끽하기로 했다.
두 번째 잔은 모히토로 마셨는데, 쿠바칵테일인 줄 몰랐다.
모히토 역시 헤밍웨이가 좋아한 칵테일이라고 한다.
『어깨너머로 배우는 칵테일 알쓸신잡 (2) 모히토
모히토 역시 럼 베이스로 레몬이나 라임주스, 설탕, 소다수, 그리고 민트 잎으로 만듦. 그 역사적 배경을 살펴보면 재밌다. 16세기 영국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의 시종무관인 리차드 드레이크가 에스파냐 항구도시를 급습 점령 후 배를 타고 쿠바 아바나로 향했는데, 배 안에서 남미 인디언들이 겪는 열대병인 괴혈병이 돌았고, 아바나에 착륙 후 열대병을 고치기 위한 약재료를 가지고 돌아갔다고. 약은 사탕수수로 만들어진 럼의 원액인 '파이어워터'라는 것인데 라임, 사탕수수 주스, 민트 등으로 만든다. 라임과 민트, 설탕은 럼의 독한 맛을 중화시키는 데 효과적이라고. 또 다른 기원은 아프리카 노예들이 쿠바의 사탕수수 농장에서 일하면서 만들어 마신 칵테일이란 말도 있다.』
공연이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을 무렵 헤밍웨이 동상이 있는 구석 바 자리가 났다. 엘 플로디따에서 이 자리는 인기가 많아서 좀처럼 안 나는데, 정말 영광이었다. 류준열트래블러에서도 배우 류준열이 이 자리에 앉아 다이키리 마시는 걸 보았는데... 우리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헤밍웨이 작품은 '노인과 바다'를 읽은 게 전부지만 기회가 되면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와 '무기여 잘 있거라'도 읽어보고 싶다. 노인과 바다는 읽은 지 오래됐지만 고전 소설에서 느낄 수 있는 감동과 교훈이 있었다. 이제 바도 문을 닫을 시간. 마지막 다이키리를 들며 헤밍웨이 아저씨한테도 인사를 한다. Good n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