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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결혼식에 초대받으면 뭘 입고 가야 할까? 우선 한국에서 흔히 보는 하객룩은 깔끔하고 단정하고 노출이 심하지 않고, 크게 튀지 않는 옷이다. 여자 하객 옷은 원피스를 입든, 투피스를 입든, 치마를 입든 바지를 입든 옷의 형태 자체에는 크게 제약이 없다. 남자 하객 룩은 일단 정장 혹은 세미 정장인데, 넥타이를 매지 않아도 되고, 바지는 청바지나 카키로 대체해도 되고, 와이셔츠 대신에 티셔츠도 가능하다.
반면 미국 결혼식 하객룩은 우리나라와 드레스 코드가 좀 다르다. 물론 비슷한 점도 있다. 예를 들면 흰색 웨딩드레스와 겹치지 않도록 흰색 옷은 아무도 안 입는 것? 내가 느낀 가장 큰 하객패션의 차이점은 한국은 무게 있고 중요한 행사에 어울리는 옷을 입고, 미국은 파티에 어울리는 옷을 입는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여자 하객들은 투피스를 입지 않는다라기 보단 투피스 입은 하객을 본 적이 없다. 우선 다 원피스로 된 드레스를 입는다. 드레스가 아니라면 점프수트 정도? 투피스가 하객룩이 아니라서 그런지 여자 하객 중에서 바지 정장을 입는 것도 본 적이 없다. 그니까 위 사진에서 오른쪽 여자 3명의 룩은 미국 하객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뭐 자기가 입고 싶으면 입는 거고, 저렇게 입고 나타나도 아무도 뭐라 하지 않는다. 다만 미국 하객패션은 포멀한 복장보다는 파티 복장에 가깝기 때문에, 정장풍의 옷을 잘 안 입는 것 같다.
남자들은 자켓, 와이셔츠, 정장 바지나 면바지가 필수다. 우리나라에서는 자켓을 생략하거나, 와이셔츠 대신 티셔츠를 입는다거나, 청바지를 입는 남자 하객을 많이 봤다. 근데 미국에선 남자 하객들이 정말 칼 정장을 입는다. 청바지 입었다거나, 티셔츠를 입었다거나, 자켓 없이 나타나는 남자 하객은 한 번도 못 봤다. 그러니까 위 사진에서 가운데 남자 두 사람의 패션은 땡! 다만 넥타이는 옵션인 듯? 하는 사람도 있고 안 하는 사람도 있다.
요 사진들은 구글에 wedding guest outfit으로 검색하면 나오는 사진들이다. 확실히 한국 하객룩에 비해서 좀 더 화려하고 파뤼파뤼 느낌나는 옷이다.
한국에선 단정하고 깔끔한 옷이 하객룩이라면, 미국에서는 역시 파티 옷에 걸맞게 화려하고 튀고 개성 넘치고 노출도 있는 옷을 많이 입는다. 그니까 한국에서는 하객룩이 단정하니까, 그 옷을 입고 회사에 간다거나 친구를 만나러 가도 그닥 이상하지 않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여자 기준) 결혼식 때 입는 옷을 평소에 입고 다니기가 어렵다. 누가 봐도 파티 옷...ㅋㅋㅋ 물론 평소에 입고 다닐 수 있는 하객룩도 당연히 있다.
위 사진은 내가 입은 하객룩이다. 왼쪽은 얼마 전 직장 동료네 결혼식에 입고 간 거고, 오른쪽은 미국은 아니지만 브라질에 결혼식을 갔을 때 입었던 옷이다. 보다시피 평소에 저런 옷을 입고 수업하러 간다거나, 친구 만나러 가기엔 좀 어울리지 않는다. 그리하여 저 옷들은 말 그대로 결혼식 갈 때만 입는 옷이다. 한 번 결혼식 갔다 오면 드라이 맡겼다가, 다음 결혼식이 있을 때까지 옷장에서 쳐박혀있는다. 파티 옷이다 보니 (여자 기준) 노출이 있는 옷도 많이 입는다. 우리나라에서는 어깨를 드러내는 옷은 왠지 어른들이 "쯔쯧"할 것 같은 그런 옷도 여기선 오케이다. 위에 내가 입은 것처럼 어깨를 드러내는 옷도 자주 보인다.
당연히 안 그런 옷도 있다. 오른쪽 사진에 내 친구 로시오가 입은 노란 원피스는 평소에 친구들 만나러 갈 때 입어도 딱히 이상하지 않을 만한 옷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결혼식에 들러리가 없지만, 미국에서는 거의 100% 브라이드 메이드 (신부 측 들러리)과 그룸스 멘 (신랑 측 들러리)이 있다. 들러리들은 자기들끼리 옷을 맞춰 입는다. 다 완전히 똑같은 옷을 입는 경우도 있지만, 스타일과 색깔만 맞추고 디테일은 조금씩 다르게 맞추는 경우도 많다. 참고로 브라이드 메이드 (신부 측 들러리)의 옷 스타일이나 색깔은 신부가 정한다ㅋㅋ 브라이드 메이드들끼리 알아서 정하는 게 아니다. 브라이드 메이드와 신부는 결혼식 전 날 네일샵도 같이 가서 비슷한 네일로 통일하기도 한다.
그럼 한국에서 가져간 하객용 옷은 언제 입나? (여자 기준) 거의 입을 일이 없다...ㅋㅋㅋ 결혼식에 입기엔 좀 밋밋하고 지나치게 단정해 보이기 때문에. 그나마 입을 만한 상황은 공연 (뮤지컬, 오페라 등) 보러 갈 때 정도? 한국 하객용 옷은 아예 미국에 가지고 오지 않고 그냥 한국에 두고 온다. 다들 한국에 그냥 두고 오세요! 덧: 댓글에 깔끔하게 정리해주셨는데 한국 하객용 옷은 미국에선 약간 면접 용 혹은 장례식에 어울리는 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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