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구 피임약에서 임플라논 시술로 바꾼 이야기
사실 산부인과 의사 선생님은 지속적으로 임플라논을 추천하긴 했는데... 별로 내키지 않아서 미뤄두고,
경구 피임약을 복용하고 있었어요.
피임약 복용은 2015년부터 먹어왔으니 거의 3년이 다 되어가는데 문제는 피임약 장기 복용(2년 이상)이 미치는 영향과 작년 여름부터 시작된 PMS증상 때문에 생리가 다가오면 제 몸이 너무 힘들어지는 거예요.
PMS는 생리 전 증후군이라 하는데. 주요 증상은
-메스꺼움
-소화불량
-편두통
-유방통증
-예민함
등등
저는 위의 5가지를 모두 겪고 있었답니다. 생리하기 일주일 전부터 이 증상들이 시작되는데 구토도 하게 되고 머리가 아파서 타이레놀을 먹고 또 먹어도 나아지지 않고 유방통증은 생리 시작하기 전까지 터질 듯이 아프고... 위 증상들이 모두 겹쳐져서 한 일주일이 지속되니 당연히 신경질적이게 되고 예민해지곤 했어요.
이번에 자궁경부암 정기검진 받으면서 '기존에 먹던 피임약의 장기 복용 가능성 및 휴약기를 가져야 하는지, PMS증상 때문에 너무 힘들어서 우리가 바꿀 수 있는 약이 있는지'에 대해 물었고 의사 선생님은 "임플라논"을 추천하시더라고요.
임플라논을 하게 되면 피임약 복용 때 겪던 증상들이 조금 완화될 수 있고 또 한 번 시술로 3년간 피임이 가능하니 임신 계획이 없다면 본인을 위해 더 편리할 거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시술을 결정하게 되었답니다.
보통 시술은 생리기간(첫날~5일)에 이뤄진답니다. 여기서는 환자가 미리 약국에서 '임플라논 기구+마취 패치'를 받은 뒤 임플라논 시술하기 30분 전에 집에서 패치를 부착하고 의사를 만나서 시술받게 됩니다.
저는 지난 일요일에 생리가 시작되어서 월요일 아침에 병원에 전화했고 당일 오전 11:50 방문예약을 했답니다. 시술은 3분도 안 돼서 끝났고 시술하기 전에 제가 그동안 복용했던 피임약, 해당 성분들, 그에 따른 부작용에 대해서 알려주었어요.
의사 선생님 왈...
부작용은 임플라논을 시술하지 않고서는 어떤 증상이 나타날지 예상할 수가 없고(최대 단점) 고로 부작용 여부는 50/50이며 부정출혈은 시술 후 첫 두 달 동안 나타날 수 있어요. 물론 그 뒤에는 사라지긴 할 것이지만... 이런 점들 때문에 두 달 뒤 검진하러 와야 하고 이때 문제들에 대해서 다시 이야기합시다.
라고 하셨지만, 말이 간단하지 이걸 직접 몸에 심어야 하는 환자 입장에서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제일 크고 더군다나 저는 호르몬제(피임약)에 대해 부작용을 몇 번 겪어 보았기에 더 겁이 났지요. 그렇지만 해보지 않는 이상 알 수가 없고 불편하면 두 달 뒤 제거하면 된다는 마음으로 시술에 임했습니다.
**참고로 가격은 시술비용 55유로였고 약값은 사보험이 있어서 지불하지 않았습니다. 시술비용은 전액 다 건강보험공단에서 환불해준다고 합니다.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한국은 약 30만 원 전후 가격대로 나옴)
진찰 침대에 누워서 팔을 머리 쪽으로 올리고 마취 패드(위 사진 참고)를 뜯은 다음에 빨간약 묻힌 솜으로 시술 부위를 소독합니다. 그다음 밀봉된 기구를 꺼내서 주삿바늘을 피부에 넣고.. 살짝 들어 올린 다음 버튼을 눌러서 칩을 이식합니다. 그리고 밴드를 붙이면 끝.
총 3분도 안 돼서 끝났고 주삿바늘 찌르고 칩 넣는 것은 10초밖에 안 되는 것 같았어요. 마취 패치 때문에 하나도 안 아플 줄 알았는데 바늘 찌르고 살 속으로 뭐가 쑥- 들어오는 느낌은 들었어요. 약 3초간 아! 따갑네! 하는 느낌 들고 그 뒤로는 안 아팠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무엇보다 인터넷에 임플라논을 뒤져보면 너무 부정적인 결과들이 많아서 도대체 이렇게 부작용이 많은 거면 어떻게 팔아먹고 시술을 하는 건지 이해가 안 갈 정도로 부정적인 결과들이 많아서 걱정인데....
심지어 검색하다가 들어가 본 미국 임플라논 공식 사이트에서도 부작용에 대해서 시술자의 10%가 부작용을 경험(메스꺼움, 두통, 비만, 부정출혈 또는 무출혈)을 경험한다고 통계가 나와있는데...
이제 남은 건 저는 10%에 들지 않는 케이스이길 바라는 것밖에 없는 것이지요... 중간중간 부작용을 경험하게 되거나 하면 블로그 통해서 알려드릴게요. 오늘은 시술 2일 차로 별다른 증상은 없답니다.
피임약 복용하는 게 귀찮고 PMS가 심해지는 것 같아서 임플라논이라는 새로운 피임법을 시행해 봤는데 저처럼 고생하시거나 고민하시는 분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되고자 이렇게 글 남겨둡니다.
우리 모두 예쁜 사랑, 안전한 사랑 하자고요~ :) 잊지 마세요, 피임이 나를 지킨다! ㅎㅎㅎ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