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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케일라KAYLA Sep 02. 2023

케티아핀 200mg 먹으며

별다른 호전은 못느끼고 있지만...

오늘도 크게 한번 다투었는데 이제는 싸울떄 느낌이 온다,

내가 토론이나 무슨 대화를 하는 게 아니라 상대를 비난하고 싶어 하는 말이라는 걸 인지하는채로 말을 한다.

그리고 상대에 대한 인정욕구가 굉장히 강하다는 걸 느끼는데

그 이유로는 상대로부터의 공감을 못얻기 때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가령, 병원에서 입원했으면 좋겠다고 여러번 권유를 하더라.

라고 내가 한 말에....내 배우자는,

그럼 가서 해, 난 놀랍지 않아. 너 상태 안 좋은 거 알고있었어. 그러니 가서 해. 지금이라도 가도 좋아. 그리고 의사한테 너가 정상상태가 아니라 아이를 돌볼 수 없고 입원이 필요한 것이라고 써달라고 해. 그럼 내가 회사를 쉬고 아이들을 돌볼 수 있어.


라고 말을 하더라.

나는

"아이구...그렇게 힘들었나보다. 너가 그정도 상황으로까지 힘든걸 참았구나. 미안하다. 내가 그 전에 알아차리고 좀 더 돕고 돌봤어야했는데" 이런 위로였는데 거기서 해결책=입원 을 반복해서 말하고 있고, 그걸 듣고 있자니 정말 미칠 노릇이더라.


그런데 이상한 불안감도 든다.

이렇게 약도 먹고 상담도 하고있는 중인데 나중에 정말 상태가 좋아지면 어쩌지?

더이상 불안하지 않은 상황이 오면 어쩌지? 그때는 더 큰 불안상황(뭔지는 모름)이 오는 것 아닐까?


내가 미쳐가나보다,


그 와중에 큰아이는 나에게 와서 이렇게 말하는 날이 늘었다.

"엄마, 내가 엄마 많이많이 사랑해. 절대로 잊으면 안 돼. 내가 엄마를 정말로 사랑해. 까먹지 마." 하면서 꼭 안아주는데 눈물이 났다.


내가 우울을 온 몸으로 견뎌내는 중에 듣는 아이의 이런 말 한 마디는..나의 익스트림한 생각에 잠시 브레이크를 걸어주는 듯 하지만 이내 그 힘을 잃고만다.


어떻게 이 난관을 헤쳐나갈 수 있을까?

나는 뭐라도 할 수 있을까?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내가 뭘 한다고 나아질까?


여전히 아무것도 모르겠는 밤이다.

나는 여전히 깜깜한 밤을 혼자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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