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그 순간! 그리스 대표단이 오스테를리츠 다리(Pontd’Austerlitz)를 떠나 이에나 다리(Pont d’Iéna)로 향하며 올림픽의 가장 화려한 개막식의 무대를 연다고 해요. 전 세계에서 온 10,500명의 올림픽 선수들로 구성된 각 대표단은 다양한 종류와 크기의 보트 100여 척을 타고 차례대로 강 위에 오른다니... 바또무슈를 타는 것도 흥분되는데 각국 선수단은 전 세계에 생중계되는 등장 세리머니에 얼마나 흥분이 될까요? 선수들은 한 배를 타고 등장하는 운명공동체라는 것을 보여주는 감동이 있을 것 같아요. 노트르담 드 파리 대성당, 루브르 박물관, 에펠탑 그리고 유명한 알렉상드르 3세 다리를 포함한 10여 개의 다리를 지나는 수상 퍼레이드는 파리의 가장 상징적인 기념물들을 통과하는 꿈과 같은 여정으로 서커스, 댄스, 연극, 음악, 스포츠가 결합된 종합적인 쇼를 보여준다고 해요.
각 국 선수대표단은 센강에서 배를 타고 10여 개의 다리를 지나는 수상 퍼레이드로 입장 @Paris 2024
사상 최대 인원을 수용하는 이번 쇼의 관람객은 올림픽 경기장 수용 인원 6만 명의 10배에 달하는 60만 명으로 예상된다니 가장 적은 인프라 구축 비용으로 가장 큰 관람 효과를 거둬들이는 메가이벤트에요. 7월 26일부터 8월 11일까지 스포츠를 경기장 밖으로 꺼낸 파리는 흥분과 열기를 뿜으며어떤 실루엣을 보여줄까요?
Stade Tour Eiffel 에펠탑 경기장 : 비치발리볼 @Paris 2024
밤마다 정시의 에펠탑 조명쑈로 관광객을 홀리는 곳! 이곳은 지난 월드컵 기간에는 대형 스크린으로 중계를 볼 수 있던 곳이에요. 이번 올림픽에서는 비치발리볼과 블라인드 축구 경기를 개최하기 위해 2024년 임시 야외 경기장으로 준비 중에 있어요. 지금은 관객석과 의자 설치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대회 종료 후 경기장은 철거될 예정이라고해요.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다시 관광객에게 사랑받는 도시 공간으로 돌아가겠네요.
Invalides 앵발리드 : 양궁, 사이클링 로드 @Paris 2024
호텔 데 앵발리드(Hôtel des Invalides)는 1687년 루이 14세 통치 기간에 전쟁 참전용사들을 위한 군병원이자 요양원으로사용되던 곳이에요. 마치 현충원과 전쟁기념관을 같이 배치한 노잼 관광지로 사실 자주 가는 곳은 아니에요. 넓은 도시의 오픈스페이스에서 양궁과 육상 사이클 경기가 펼쳐진다 해요. 우리나라 양궁에서는 올림픽 메달을 따는 것보다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과하는데 더 어렵다고 하는데 금 싹쓸이를 목표로 이미 대표팀이 확정되었다고 하죠. 지난 도쿄 올림픽에서도 선수촌에 실제 경기장과 똑같은 경기장을 만들어 시뮬레이션하며 훈련하는 완벽주의 양궁대표팀 뉴스를 본 적이 있는데요. 이번 파리 올림픽은 도시에 녹아든 경기장을 어떻게 시뮬레이션하면서 준비할지 무척 궁금해요.
Grand Palais 그랑팔레 : 펜싱 태권도 @Paris 2024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를 위해 건설되어 100년이 더 지나서는 올림픽 경기장으로 쓰이게 되네요. 그랑 팔레는 당시 가장 발전된 건축 기술 덕분에 웅장한 본당과 유리 지붕을 볼 수 있는 곳이에요.전시를 보러 자주 방문하던 곳인데 여기도 경기장이 되었네요. 펜싱 종주국에서 선전할 펜싱선수들이 기대되요. 이곳에서 펼쳐질 태권도 경기는 지난 올림픽에서 금메달 획득에 실패했고, 이번 올림픽에는 최소 인원으로 출전하지만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래요.
Pont Alexandre III 알렉상드르 3세 다리 : 사이클링, 마라톤, 트라이애슬론 @Paris 2024
파리의 중심 센강의 두 강둑 사이에 이 다리가 유난히 아름답게 보이는 것은 다리 네 구석의 17미터의 탑 위에 설치된 금 도금된 조각 때문이에요. 이 다리는 1900년 만국박람회를 위해 개통된 이후 그 자체로 예술 작품이자 기념물로 존재감을 뿜고 있어요.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는 다리 근처에 임시 스탠드가 설치될 예정이며 그 이후에는 이 또한 철거될 예정이에요.사이클링, 마라톤, 트라이애슬론 경기를 관람할 수 있다고 해요.
Château de Versailles 샤토 드 베르사유 : 승마, 근대 5종 @Paris 2024
단순한 사냥용 별장으로 지어진 베르사유 성은 1682년 루이 14세의 궁정이었으며 프랑스 왕족의 중심지예요. 1883년에 이 유적지는 대중에게 공개된 국립 박물관이 되었고, 1979년에는 프랑스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되었어요. 승마와 근대 5종 경기가 있을 예정으로, 이 또한 대회가 끝나면 궁전의 임시 시설은 철거될 예정이에요. 베르사유 성은 앞으로도 매년 수백만 명의 방문객을 맞이하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문화 유적지로 남게 돼요.
Arena Champ de Mars 샹드마르스 아레나 : 유도, 레슬링
지난가을 파리에 갔을 밤에 잠깐 들러서 보았던 기억이 나요. 10,000 제곱미터 규모의 임시 건물에서 올린픽 행사가 개최돼요. 이 임시 건물은 건축가 Jean-Michel Wilmotte가 디자인했고, 이 경기장의 목재 구조는 Grand Palais를 반영하는 조화로운 곡선과 미학을 갖추고 있어요. CG보다는 실제 지어진 건물에서 느껴지는 곡선의 아름다움과 스케일감이 기억에 남았어요.지속 가능한 재료와 건물 구조의 사용 덕분에 이 프로젝트는 파리 2024에서 요구하는 환경 표준을 완벽하게 준수했다고 해요. 이 멀쩡한 임시시설은 2024년 말 철거될 예정이어서 올림픽이나 패럴림픽의 흔적은 전혀 남지 않게 된다니 아쉽기도 해요. 이곳에서는 이번 올림픽에 유도와 레슬링 경기가 있을 예정이에요.지난 올림픽에서 금메달 획득에 실패했던 유도는 불안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고, 1972 뮌헨 대회부터 꾸준히 메달 소식을 전했던 레슬링은 2020 도쿄대회부터 세계 수준과 격차가 벌어지며 메달권에서 멀어졌다는 우려가 있지만 우리 선수들의 선전을 지켜보며 응원할 예정이에요.
파리 2024 아이코닉 포스터 / 위고 가토니가 어떠한 인공지능(AI) 지원 없이 완전히 수작업으로 그렸고 올림픽과 패럴림픽을 구분 짓지 않음
2024 파리에서 관객은 더 이상 좌석에 앉아 박수를 보내는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라고 해요. 직접 선수가 되어 올림픽 경기를 뛰면서 이제까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스릴과 재미를 만끽할 수 있는 올림픽을 기획한다고 하네요. 시상식도 새로워지는데 대중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와 같은 콘셉트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해요. 파리가 경기장이 되어 치러질 올림픽 TV 중계는 가만히 앉아 보기 힘들 것 같아요. 추억의 장소가 배경이 되어 오버랩된 고화질의 경기들은 24시 헬스장 트레드밀 화면으로 볼 생각입니다. 차마 가지 못하는 그곳의 흥분과 열기를 동력 삼아 유산소 운동을 하면 체중감량에는 딱일 것 같네요..
2024 프랑스 올림픽과 패럴림픽의 주제는 혁신과 지속 가능성, 그리고 공유라고 해요. SNS를 통해 보는 파리는 개막식이 100일도 안 남았는데 아직도 변신 중이에요. 이번 파리 올림픽은 있다가 없어질 임시 경기장을 도시의 배경과 어울리게 만들어 사용하고 해체하는 혁신적이고 지속가능하며 포용적인 올림픽으로 메가이벤트의 새로운 지표가되길 바라는 마음이 커요. 스포츠 인프라를 거금의 세금을 들여 부랴부랴 급하게 만들고, 그 애물단지 활용법을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최초의 메가이벤트가 될 것 같네요. 비단 파리뿐만 아니라 지방의 도시들과 멀리 프랑스령 섬나라 까지도 경기장이 되어 경기가 치러진다고 해요. 그렇다고 모두 기존 인프라를 활용하는 것은 아니에요 지역주민들의 실수요가 있을 경우 신규시설도 건설했는데 생드니 지역에 선수촌과 신설 경기장이 지어졌어요. 다음에는 올림픽 선수촌과 생드니 동네의 변화 등 올림픽 레거시에 대해 이야기를 이어갈까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