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p this train
유칼립투스 나무가 빼곡빼곡. 바람 불 때마다 은은하게 나는 신선한 향이 참 좋았다.
나무의 수액에 알코올 성분이 있어서, 그 수액이 공기 중에 산화되면서 파랗게 보인다는.. 블루마운틴
그 빛 때문인가.. 뭔가 모르게 몽한적이였던 곳.
블루마운틴을 바라보며 멍하니 이 생각 저 생각을 떨쳐내고 있을 즈음
이 노래 멜로디가 귓가에 수근수근.. 원래 이곳의 bgm마냥 어색하지 않았다.
편안한 기타 소리가 너무 자연과 어울리는..
No I'm not color blind
I know the world is black and white
Try to keep an open mind but I just can't sleep on this tonight
Stop this train I want to get off and go home again
I can't take the speed it's moving in
I know I can't
But honestly won't someone stop this train
이곳은 엄마와의 첫 여행지였다.
엄마와 단둘이 동네 마트만 가도 투닥거리며 괜한 거에 짜증내고 인상 찌푸리고
그런 내 어린 모습에 혼자 창피하다가도 반복만 했던 게.. 나이 서른둘..
몇 개월 뒤의 결혼을 앞두고, 내 맘도 뒤숭숭하고 엄마맘은 더욱더 그랬을 거다.
해외여행이라곤 모르고 산 엄마에게
그동안의 내 행동을 씻어버리려는 듯(물론 부족하겠지만) 무심하게 물었다.
'엄마, 같이 호주갈래?'
자연에 매번 감탄하는 엄마에게 딱이었던 호주 여행.
그곳에서 처음 도착한 이 곳.
특별할 것도 없고 그저 대자연의 신비로움이 다인데..
그냥 좋았다. 편안하고. 그곳에 있던 사람들도 그랬다. 블루마운틴의 풍경처럼.
결혼하게 되면서 그때가 마지막일 거라 생각하며 여행을 준비하고, 여행을 끝냈는데.
엄마와의 여행은 이제 시작인 거 같다. (지금은 엄마와 제주여행 계획 중이고..)
무뚝뚝한 아들 같은 딸에서 저렇게 손까지 붙잡고 살갑게 다닐 수 있는 날까지
여행이든 산책이든 단둘이 계속해봐야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