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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lly May 18. 2015

블루마운틴

Stop this train


유칼립투스 나무가 빼곡빼곡. 바람 불 때마다 은은하게 나는 신선한 향이 참 좋았다.

나무의 수액에 알코올 성분이 있어서, 그 수액이 공기 중에 산화되면서 파랗게 보인다는.. 블루마운틴

그 빛 때문인가.. 뭔가 모르게 몽한적이였던 곳.


화질이 왜이리.... 오래된 리코로 찍었더니 이모양이네


블루마운틴을 바라보며 멍하니 이 생각 저 생각을 떨쳐내고 있을 즈음

이 노래 멜로디가 귓가에 수근수근.. 원래 이곳의 bgm마냥 어색하지 않았다.

편안한 기타 소리가 너무 자연과 어울리는..


No I'm not color blind

I know the world is black and white

Try to keep an open mind but I just can't sleep on this tonight

Stop this train I want to get off and go home again

I can't take the speed it's moving in

I know I can't 

But honestly won't someone stop this train



이곳은 엄마와의 첫 여행지였다.

엄마와 단둘이 동네 마트만 가도 투닥거리며 괜한 거에 짜증내고 인상 찌푸리고

그런 내 어린 모습에 혼자 창피하다가도 반복만 했던 게.. 나이 서른둘..


몇 개월 뒤의 결혼을 앞두고, 내 맘도 뒤숭숭하고 엄마맘은 더욱더 그랬을 거다.

해외여행이라곤 모르고 산 엄마에게

그동안의 내 행동을 씻어버리려는 듯(물론 부족하겠지만) 무심하게 물었다.


'엄마, 같이 호주갈래?'


너무 좋다고 한동안 먼 곳을 바라보던 엄마, 괜히 더 미안해지게...


자연에 매번 감탄하는 엄마에게 딱이었던 호주 여행.

그곳에서 처음 도착한 이 곳.

특별할 것도 없고 그저 대자연의 신비로움이 다인데..

그냥 좋았다. 편안하고. 그곳에 있던 사람들도 그랬다. 블루마운틴의 풍경처럼.


너무 그림같아 나도 모르게 찰칵, 손을 꼭 잡고 한참 대화를 나누던 노부부


결혼하게 되면서 그때가 마지막일 거라 생각하며 여행을 준비하고, 여행을 끝냈는데.

엄마와의 여행은 이제 시작인 거 같다. (지금은 엄마와 제주여행 계획 중이고..)

무뚝뚝한 아들 같은 딸에서 저렇게 손까지 붙잡고 살갑게 다닐 수 있는 날까지

여행이든 산책이든 단둘이 계속해봐야겠다고.


Stop this train - John May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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