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티컷이 그리는 새로운 금융이야기 4탄
오랜만에 찾아뵙습니다. 어제는 기쁜 날이었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기다려온 써티컷과 NH농협은행의 제휴 P2P 대출상품인 'NH 30CUT론'의 정식 승인이 공식적으로 발표된 날이거든요.
그래서 원래 ‘은행과 제휴하려는 이유 - 대출’을 쓸 차례이긴 합니다만, 자산운용사를 통해 P2P 대출 재원을 조달하는 30CUT의 P2P 사업모델에 대해서 '왜 굳이 그렇게 하려고 하느냐'는 궁금점을 가지신 분들도 많고 해서 ‘기관투자자형 P2P를 하려는 이유’ 편을 먼저 다루어 보겠습니다.
기관의 검증을 거치려는 이유는? 개인투자자의 투자손실률 zero를 위해
기관투자자 유치로 P2P 금융사업을 시작하는 것은 사업 초기부터 저희 써티컷이 구상하였던 사업 전략입니다. ‘기관투자자만을 위한 투자 플랫폼이 아닌가?’, ‘기관투자자 투자만 받는다는 것인가?’ 하는 오해를 하시는 분들이 종종 계신데요. 저희가 굳이 이렇게 힘들 길을 걸어가려는 이유는 기관투자자를 통해 저희 플랫폼의 수익성과 안정성을 스스로 검증한 이후에 개인투자자들에게 직접 투자상품을 오픈하기 위해서입니다.
오랜 시간 동안 준비했던 만큼 저희는 써티컷이라는 사업모델에 큰 자신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은행, 캐피탈, 컨설팅, 출신의 스타트업으로서는 매우 헤비한(?) 멤버들로 팀을 구성하여 사업을 준비했고, 신용평가모형도 P2P업체 중 유일하게 신용평가기관과 제휴를 통해 개발했습니다. 또한 (정말 어려웠던) 시중은행과의 제휴를 통해 투자금과 플랫폼 사업자의 사업 리스크를 절연했습니다. 이처럼 이제까지 저희가 생각하고 준비해온 사업 모델은 완벽하다고 생각합니다만, ‘굳이’ 한 차례의 검증을 더 거치고자 합니다. 바로 기관투자자의 참여입니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써티컷의 투자자들, 특히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손실률이 0(zero)이 될 수 있도록 하고자 합니다.
기관은 어떻게 플랫폼을 검증하나?
개인투자자들에게 정보는 매우 한정되어 있습니다. P2P 플랫폼의 공시 정보와 관련 기사가 투자의사결정을 위해 얻을 수 있는 거의 모든 정보라고 할 수 있죠. 그에 비해, 기관투자자는 매우 심도 있는 투자 리스크 분석을 실시합니다. 신용평가 모형에 대한 상세한 분석은 물론, 사무실 실사, 실제 오퍼레이션 프로세스, 사업 리스크와의 법적/시스템적인 절연 여부 분석, 부실채권 방실 시 대비 방안 등 본인들이 직접 투자하게 될 플랫폼과 채권에 대한 전문적인 리스크 분석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희가 기관투자자를 받으면 써티컷이라는 플랫폼 역시 이렇게 번거롭고 힘든 투자유치 프로세스를 거쳐야 합니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저희 플랫폼은 확실하게 검증이 되겠죠.
미국의 P2P보다 진화한 시장을 만들어가다
미국 렌딩클럽의 경우, '개인 → 집합투자기구(펀드) → 기관직접투자' 순서로 투자자의 pool이 확대되었습니다. 개인투자자들이 P2P 투자를 통해 수익을 거두는 것을 확인한 후 금융권이 본격적으로 참여를 시작한 것입니다. 다만, 렌딩클럽의 초기 부실률은 10%를 넘었었고 투자에 참여한 많은 개인투자자가 투자 손실을 경험하였습니다. 즉, '산업 성장에 대한 리스크 = 플랫폼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기간에 대한 리스크'를 개인투자자들이 부담한 후에 안정화된 플랫폼에 기관투자자가 참여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위 표 참조). 그래서 어떻게 보면 저희 써티컷은 개인 → 집합투자기구 → 기관이라는 기존 P2P금융산업의 투자군 형성 방향을 거꾸로 거슬러 가려고 하는 것이지요. 개인투자자의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요.
※물론, 한국에서는 P2P금융회사들이 놀라운 수준의 연체율 관리를 지금까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시는 분은 알겠지만 저희 서비스 명인 30CUT(써티컷)은 30% 인하를 뜻하고, 저희가 하고자 하는 일은 카드대출(카드론, 현금서비스, 리볼빙) 이용고객들에게 이자를 30% 아낄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P2P 플랫폼은 투자와 대출 증가 규모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대출자가 많은데 투자자가 모자라서 대출금이 집행이 되지 않을 수도 있고, 투자자는 많이 기다리는데 적절한 대출자를 모으기 힘들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 P2P 가이드라인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선대출’ 방식의 사업모델이 고안되었던 것입니다.
*선대출: P2P금융플랫폼이 자체자금으로 대출을 집행한 후, 대출채권을 포트폴리오화해서 투자자를 모집하는 방식. 금융당국에서는 P2P 금융업의 본질은 ‘중개’라고 해석하여 대부업의 ABL(Asset Backed Loan)방식과 유사한 선대출(P2P금융업체의 자기자본투자)을 P2P 가이드라인에서 금지사항으로 포함함.
더 많은 고객들의 더 큰 혜택을 위한 필연적인 선택
P2P 사업모델의 이러한 제약으로 인해 더 많은 대출자들이 혜택을 보지 못하는 현실이 저희는 조금 안타까웠습니다. 써티컷은 분명 P2P 금융 플랫폼이지만 써티컷의 목적이 P2P인 것은 아닙니다. 저희의 목표는 카드대출이자를 낮춰 고금리 대출을 쓰고 있는 분들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전형적인 개인 대 개인의 P2P 모델을 따르지 않더라도 투자금을 신속하게 조달할 수 있는 방안에 초점을 맞추었고, 기관투자자 모델이 이런 면에서 가장 적절한 솔루션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기관투자자는 집행하는 투자 단위가 매우 크기 때문에 대출 수요를 수월하게 감당할 수 있습니다.
기관투자자의 참여는 어떻게 보면 써티컷의 정체성이기도 합니다. 써티컷을 창업한 대표이사의 신념과 우리 멤버들이 지키고자 하는 가치는 대출실행액이나 회사의 가치 평가액이 아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자를 아꼈는지, 신용등급을 회복했는지’이기 때문에 어쩌면 기관투자는 필연적인 수순이었습니다.
저희는 남들이 가는 길을 그대로 가지 않고 굳이 더 힘든 길을 걷고 있습니다. 개인투자자의 손실을 막기 위해서 플랫폼을 사전 검증하고, 더 많은 카드대출 이용자에게 30% 이자 인하 혜택을 주기 위해 기관투자자를 참여시키고,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위해 은행과 제휴하는 것까지. 정말 험난하고 힘든 길이고, 그리고 앞으로도 여전히 불확실성은 수 없이 존재합니다.
그렇지만 저희가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인 '소수만이 독점해온 금융의 열매를 시장 참여자들에게 돌려주는 것'을 위해 느리지만 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랜 기다림 끝에 그 첫 결실을 얻을 순간이 머지않았습니다.
있는 자들, 즉 기관들에게만 투자수익을 주려 한다는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저희는 끊임없이 써티컷이 추구하는 가치를 고수하려고 합니다. 언젠가는 진심이 전해지고 우리가 사회의 긍정적인 영향을 만들어 갈 수 있길 바라며 이 글을 마칩니다.
그럼. 짜이찌엔